[비즈니스포커스:인천광역시]
-유정복 인천시장 인터뷰
-뚝심있게 밀어붙여 ‘재정 건전화’ 달성…‘인천의 가치 창조’ 힘쓸 것
유정복 인천시장 “부자 도시 전환이 새 목표”
(사진) 유정복 인천시장. /김기남 기자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인천시의 미래와 지역 발전을 위해 재정 건전화를 기필코 이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달려왔습니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인천시의 재정 위기가 한창이던 2014년 7월 취임했다. 당시 그는 부채 도시라는 인천시의 오명을 씻고 새 역사를 쓰겠다고 공언했고 마침내 그 약속을 지켜냈다.
인천시가 재무 정상화 단계에 오르기까지 결코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고 그는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인천시의 강도 높은 긴축재정과 세출 구조조정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었다. 하지만 유 시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뚝심 있게 재정 건전화 계획을 펼쳤고 그의 전략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 냈다. 재정 건전화라는 목표를 이룬 그는 이제 인천시를 대표적인 부자 도시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 인천시가 드디어 재정 정상화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2014년 취임 당시 인천시가 부채 도시라는 오명을 씻고 새 역사를 쓰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했습니다. 취임 때만 해도 인천시의 부채는 13조원으로 하루 이자만 12억원에 달했습니다. 채무 비율이 39.9%로 재정 위기 직전까지 간 바 있습니다. ‘재정 건전화 3개년 계획’을 마련하고 지금까지 차질 없이 진행해 온 결과 지난 악몽에서 벗어나 재정이 튼튼한 부자 도시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현재 재정 건전화라는 목표를 일단 달성했지만 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인천시는 재정 건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양한 노력을 펼쳐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국비 확보 증대와 적극적인 탈루·은닉 세원 발굴 등 재정 혁신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렇게 나타난 재정 건전화의 성과는 복지·민생·문화·경제 등 시민 행복 제고를 위해 여러 곳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실제로 이번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에 7800억원의 예산을 관련 분야에 배정하기도 했습니다.”

▶ 이제 임기 4년차입니다. 재정 정상화 이외에도 그간 인천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변화들이 있었지만 대표적으로 수도권매립지 갈등의 실마리 마련을 예로 꼽을 수 있습니다. 2015년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등을 이양 받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도권매립지 정책 개선 4자 협의체 최종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대체 매립지가 없는 상황에서 당초 계획대로 지난해 수도권매립지가 사용 종료됐다면 인천시를 포함해 수도권 2500만 명은 쓰레기 대란을 피할 수 없었을 겁니다. 이에 따라 중앙부처·서울시·경기도와 8차례 기관장 회의를 열었고 일부 매립장을 사용하기로 최종 합의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수도권매립지 정책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감내해 온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수도권매립지 면허권,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할권을 이관받기로 해 수도권매립지 정책을 인천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사실상 마련했습니다. 앞으로도 매립지 주변 지역 개발, 서북부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주도적으로 추진해 인천의 미래 발전 원동력으로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 취임 후 인천은 인천다워야 한다며 줄곧 인천의 가치 재창조를 외쳐오셨습니다.

“인천시는 다양한 지역 출신의 시민이 모여 사는 사회구조로 그동안 지역의 응집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또한 수도권의 위성도시로 취급받고 국립 시설 인프라도 갖추지 못하는 등 그간 여러 부분에서 차별을 받아 온 게 사실입니다. 이를 극복하고 인천만의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천 가치 재창조를 외치며 이를 위한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예를 들면 인천의 가문이나 기업 등의 뿌리를 찾고 인천 내 168개 천혜의 섬을 매력 있는 섬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인천의 정신적 상징인 문학산 정상을 50년 만에 개방해 시민의 품으로 돌려준 것도 가치 재창조 사업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가치 재창조 사업을 통해 얻으려고 했던 가장 큰 효과는 시민들이 우리 모두가 ‘인천인’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최근에 시민들을 만나보면 인천에 사는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는 얘기를 많이 해 이런 가치 재창조 사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 인천시 인구가 지난해 300만 명을 돌파해 대한민국 3대 도시로 등극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인천 교통 주권’을 선언하셨는데요.

“인천시는 대한민국 최고의 공항과 항만을 가지고 있는 도시의 위상에 걸맞게 향후 모든 길을 인천으로 통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천 중심의 교통 주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작년과 올해 인천 지역에 교통 관련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충했습니다.

지난해 2월에는 영종도 자기부상열차와 수인선 인천 전 구간이 개통됐고 7월에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됐습니다. 또한 올해 3월 인천~김포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등 인천 중심의 교통망이 착실히 구축되고 있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 “부자 도시 전환이 새 목표”
(사진) 유정복 인천시장. /김기남 기자

교통 주권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이랄 수 있는 인천발 KTX 사업은 올해 국비 47억원을 확보해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고 2021년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서울과 수도권의 오가는 길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 예비 타당성 조사가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정부·국회 및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고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인천 중심의 교통 주권 시대’의 기틀을 닦았다는 것에 자부심도 느끼지만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시민의 행복을 더욱 키워 나가야겠다는 책임감이 더욱 무겁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 새 정부 들어 일자리 문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인천시는 올해 2월 ‘일자리경제국’을 신설하는 등 일자리 창출을 올해 역점 시책의 하나로 선정해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기업 유치와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통해 일자리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미래 사회에 대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첨단자동차·로봇·바이오·뷰티·항공·물류·관광·녹색기후금융을 8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고 전략 산업과 연계된 기업체 유치를 적극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까지 70여 개의 외국인 투자 기업을 유치하고 2만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선 전국 최초로 고용노동부와 협업을 통해 ‘청년 사회 진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청사진’ 사업이라고 불리는 이 사업은 청년들이 자격증 취득 등 구직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월 20만원을 최대 3개월 동안 지원하고 취업에 성공하면 20만원의 취업 성공 수당을 별도로 지원합니다. 인천시가 처음 추진한 이 사업은 국가 정책 사업 모델로도 확정돼 전국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입니다.

틈새형 일자리도 새롭게 발굴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 하교 안전 대책을 노인 및 여성 일자리 사업과 연계할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도 일자리를 화두로 삼아 많은 일자리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인천시 또한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사회적 연대 강화를 기반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복지와 일자리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시민들과의 소통도 필수적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습니까.

“인천시는 시민과의 소통 채널을 다변화하고 시민사회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한 정책 발굴로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 모델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즉 시민 중심의 시정 운영을 펼치고 있는 셈입니다. 인천시는 전국 최초로 보수와 진보를 함께 아우르는 17개 시민사회단체와 시의원 등이 포함된 ‘시민사회 소통 네트워크’를 구성해 인천의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한 공동 의제를 선정·추진하고 있습니다.

인천을 사랑하는 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해 자유롭게 의견과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토론할 수 있는 범시민 소통의 장인 ‘애인(愛仁)토론회’를 통해서도 시민들의 제안과 아이디어를 시정에 적극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시민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현장 소통의 날’ 과 ‘직소민원실’을 운영해 시민의 고충을 직접 청취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시민들과 상시 소통하는 진정한 수요자 중심의 ‘공감·소통 도시 인천’을 구현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 내년 6월 민선 자치 7기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재선에 도전할 계획이신지요.

“임기가 1년이 채 못 남았지만 재선 도전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시정 운영에 전념하는 것이 시장의 책무입니다. 현재 시정 운영의 중심이랄 수 있는 ‘재정 건전화 목표 달성’, ‘인천 주권 시대 실현’, ‘일자리 확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특히 앞으로도 인천시의 재정 운영이 더욱 안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재정 건전화의 성과가 시민 행복 사업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인천시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인천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약력: 1957년생. 연세대 정치학과 졸업. 연세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1979년 23회 행정고시 합격. 1998년 경기도 김포시 시장. 2004년 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2010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2013년 안전행정부 장관. 2014년 제6대 인천광역시 시장(현).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