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문화 선호도 45.4%로 1위 차지…향후 이용자 늘어날 듯 (사진)국립수목장림인 경기도 양평 '하늘숲추모원'. /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화장이 장묘 문화의 대세로 자리매김하면서 봉안시설을 찾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봉안시설이 점차 대형화 추세를 보이면서 일각에서 비난의 여론이 일고 있다.
덩치가 커진 봉안시설 역시 묘지와 마찬가지로 자연 훼손과 함께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저해한다는 비판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친환경적 장묘가 점차 주목받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친환경 장묘는 자연장이다. 현재 정부에서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 중인 자연장 방식은 △잔디형 자연장(잔디장) △화초형 자연장(화초장) △수목형 자연장(수목장) 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다양한 장점 지닌 자연장
잔디장은 화장한 유골의 골분(뼛가루)을 잔디 밑이나 주변에 묻는 것을 뜻하며 화초장은 골분을 화초 밑이나 주변에 묻는 방식이다. 수목장은 골분을 나무 밑이나 주변에 묻는 방식으로, 이러한 수목으로 이뤄진 산림을 수목장림이라고 한다.
골분을 묻는 방법은 세 개의 자연장 모두 동일하다. 지면으로부터 30cm 이상의 깊이에 화장 골분을 묻으면 된다. 용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흙과 섞어 묻어야 한다. 용기에 담아 묻을 때는 사용하는 용기가 생화학적으로 분해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자연장은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자연 친화적이기 때문에 묘지가 주던 혐오감을 전혀 주지 않는다. 또한 면적을 적게 차지하기 때문에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자연환경을 보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한 대부분의 자연 장지가 공원 같은 편안한 느낌으로 조성됐다.
현재 전국의 자연 장지는 지난해 기준으로 2021곳이다. 공설 52곳, 사설(법인·종교단체) 54곳, 개인·가족 1025곳, 종중·문중 881곳이다.
개인·가족, 종중·문중 자연 장지는 직계가족 또는 종중·문중 구성원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자연 장지다. 특히 개인·가족 자연 장지가 많은 것은 정부가 2013년부터 주거·상업·공업 지역에서 자연 장지 조성을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앞마당에 나무 한 그루를 심고 그 아래 유골을 묻어 모실 수 있다. 다만 반드시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하며 문제가 되는 부분이 없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공설 자연 장지는 가격이 대략 50만원 이하로 저렴하다. 사설 자연 장지는 종교 단체가 운영하는 곳은 가격이 100만원대이지만 일반 법인이 운영하는 곳은 200만원부터 많게는 1000만원 이상까지 선택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수목장을 예로 들면 어떤 나무 밑에 골분을 묻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선호도 높지만 이용률은 낮아
이처럼 자연장은 다른 장묘 방식에 비해 비용이 저렴한 것은 물론 관리 역시 편리하다는 점에서 갈수록 주목받고 있다.
2015년 통계청이 발표한 ‘장례 문화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화장 후 자연장’을 선택한 응답자가 45.4%로 가장 많았다. ‘화장 후 봉안당(39.8%)’이 뒤를 이었고 ‘매장’은 12.6%로 나타났다.
물론 자연 장지를 선택할 때도 주의할 것은 있다.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법인이나 개인이 불법으로 자연 장지를 운영하는 사례도 종종 있어 반드시 허가 받은 곳인지 확인하고 이용해야 한다.
화장한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바다장’도 친환경 자연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2012년 해안선에서 5km 이상 떨어진 해역에서 바다장을 치를 수 있도록 했다.
배를 타고 나가 화장한 유골을 바다에 뿌리면 된다. 유골을 뿌린 자리를 알 수 있도록 부표 번호가 있어 이후에 뿌린 자리에서 추모식을 진행할 수도 있다.
선호도는 높지만 아직까지 자연장의 이용률은 높은 편이 아니다. 한국리서치가 2014년 조사한 결과가 자연장의 이용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통계다.
당시 이용률은 14.3%에 그쳤다. 다만 자연장의 장점이 계속 부각되고 있는 만큼 향후 자연장을 택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갈 가능성이 높다.
정부 역시 이 같은 판단에 따라 관련 시설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자연장 부지를 보다 많이 확보하기 위해 국유림을 임대해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nyou@hankyung.com
◆돋보기-해외의 이색 친환경 장묘법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자리한 ‘엘리시움스페이스’라는 업체는 조만간 유골을 우주로 보내는 장례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전직 미 항공우주국(NASA) 직원과 장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엘리시움스페이스는 우주장이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작은 인공위성을 만들었다.
지구 궤도를 돌게 될 특별한 우주장 방식은 이렇다. 고인의 유골을 캡슐에 넣은 뒤 인공위성에 실어 쏘는 방식이다. 발사된 위성은 지구 궤도를 최대 2년간 돌다 별똥별로 떨어지게 된다. 유가족들은 위성이 지구를 도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위성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미 100명의 예약자가 우주장을 위해 대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초 스웨덴에서 개발된 빙장도 주목받는 친환경 장묘법이다. 빙장은 시신을 급속 냉동한 다음 작은 입자로 분해해 매장하는 친환경 장묘법이다. 이렇게 매장된 시신은 1년 이내에 완전히 토양화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장묘법이 소개되자 유네스코는 빙장을 친환경 장묘법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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