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일섭 녹십자 회장 “창립 50주년…글로벌 건강산업 리더로 도약”
(사진) 허일섭 녹십자 회장(왼쪽 여덟째) 등 임직원이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녹십자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녹십자가 내달 5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도전과 열정의 반세기 역사를 회고하고 더 큰 미래를 향한 도약을 다짐했다.

녹십자는 허일섭 회장을 비롯해 녹십자엠에스, 녹십자랩셀 등 가족사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용인 본사 목암빌딩 강당에서 창립기념식을 가졌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번 창립기념식은 충북 오창공장과 전남 화순공장 등 전국 공장 및 사업장, 중국과 캐나다 현지 법인인 GC차이나 및 GCBT 등을 화상 회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진행됐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은 “지난 50년간 아무도 가지 않을 길을 개척하며 시련과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글로벌 공략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정도 경영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해 글로벌 건강산업의 리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십자는 지난 1967년 수도미생물약품판매주식회사로 시작해 50년간 혈액제제와 백신 등 필수의약품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녹십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자급자족하던 필수의약품을 우리 손으로 만들겠다’는 고집으로 국산화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녹십자 백신과 혈액제제는 세계 50여개국에 공급되는 대한민국 대표 의약품이 됐다.

녹십자는 1971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여섯째 혈액제제 공장을 완공한 뒤 알부민 등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필수의약품을 생산하며 관련 분야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녹십자는 소변이 원료인 혈전용해제 ‘유로키나제’를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 수출 품목이 변변치 않던 1979년 제약사 최초로 수출 1천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대한민국 의약품 수출길을 열기도 했다.

녹십자는 이어 B형간염백신과 계절독감백신, 신종플루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1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세계 셋째로 개발에 성공한 B형간염백신 ‘헤파박스-B’는 13%에 달하던 B형간염 보균율을 선진국 수준인 2~3% 수준으로 크게 낮췄다.

녹십자는 지난 2009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신종플루 팬데믹(대륙간 대유행) 사태 당시 세계에서 여덟째로 신종플루백신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녹십자는 당시 세계적 백신 공급 부족 사태에 따라 수출로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량 국내 공급 원칙을 고수하며 국가 보건안보에 기여했다.

녹십자는 또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계절독감백신을 국내 최초로 원액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자체 기술력으로 생산·공급하며 독감백신의 자급자족 시대를 열었다.

녹십자는 우리나라와 독감 유행시기가 정반대인 남반구 지역을 공략, 계절독감백신 해외 누적 매출 2억 달러를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녹십자는 국내 환자 수가 70여 명에 불과한 헌터증후군 치료제와 혈우병 환자를 위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등 희귀질환 의약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녹십자는 최근 5년새 연구개발 비용을 약 2배가량 늘렸다. 1967년 창립 첫 해 1276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1조1979억원으로 늘었다. 1972년부터 지난해까지 45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아시아 최대 세포치료 연구시설을 갖춘 ‘셀센터’와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이 완공되면 총 270만 리터 규모의 세계 5위권 혈장처리 능력을 갖추게 된다”며 “향후 200년을 위해 세포치료제 개발과 북미 사업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