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 전기배]
-강시철 엘지엠 회장 인터뷰
-전기배 특허 ‘세계 최다 24개 보유’ 가장 큰 자랑거리
강시철 엘지엠 회장 “미 요트시장 공략, 전기배의 테슬라가 될 것”
(사진) 강시철 엘지엠 회장. /서범세 기자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엘지엠의 기술력에 대한 입소문은 이미 해외로까지 확산됐다. 노벨물리학상 후보로까지 거론된 바 있는 우주명상학자 미나스 카파토스 채프먼대 교수가 얼마 전 방한해 엘지엠을 방문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당시 카파토스 교수는 엘지엠이 자체 개발한 전기배를 직접 타고난 뒤 기술력을 극찬하기도 했다. 이런 엘지엠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인물은 강시철 회장이다. 강 회장은 오래전부터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에 대한 관심이 많아 연구를 시작했다.

일찌감치 전기배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사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제품 판매를 앞두고 있다. 강 회장은 “테슬라라는 회사가 전기차의 대명사가 된 것처럼 전기배 하면 엘지엠을 떠올리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Q.전기배 시장은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분야입니다.

“우리가 가진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 동력을 만들어 선체에 장착해 팔면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엘지엠을 설립하고 전기배 시장에 뛰어들었죠. 그 결과 현재 엘지엠은 한국에서 전기배 관련 정부 프로젝트를 가장 많이 한 회사가 됐습니다.

엘지엠의 기술은 전부 인증받고 테스트도 했고 보고서가 있는 기술들입니다. 특허만 해도 현재 24건에 달하죠. 전기배 관련 특허 개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요.”

Q.다양한 기술들을 개발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을까요.

“연구·개발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엘지엠의 총직원은 22명이에요. 이 가운데 7명을 제외한 나머지 15명이 연구 인력이죠. 또한 스타트업 개념을 내세우다 보니 연구 인력들 중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매년 들어가는 연구·개발 비용만 40억~50억원 정도예요. 설립 이후 매년 빠짐없이 이 같은 규모의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하면서 이미 개발된 기술을 보완하고 동시에 신기술을 개발했죠. 그 결과물이 비로소 올해 나왔습니다. 무감전 추진체와 카트리지 배터리 등 전기배와 관련한 여러 기술들이 검증을 끝마쳤습니다.

이제 내년엔 대량생산을 통해 제품들을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에요. 이를 위해 목포나 군산에 대량생산을 위한 공장 부지를 알아보고 있어요. 가장 먼저 공략할 시장은 전기배 중에서도 레저용에 속하는 전기 요트입니다. 우선 미국의 전기 요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Q.미국의 전기 요트 시장을 최우선적으로 공략하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미국은 전 세계에서 요트 문화가 가장 활성화됐어요.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자체 조사한 결과 선령이 20년 넘은 요트가 많더라고요. 이 중에서 엔진, 즉 추진체를 교체하려고 고려하는 요트는 160만 척 정도 되는 것으로 조사됐어요.

요트 소유주들이 가장 고통 받는 것은 크게 세 가지예요. 첫째가 소음이에요. 바람으로 가면 문제가 없지만 추진체를 가동하면 소음이 엄청나거든요. 요트도 처음 바다 멀리 나가기 위해 반드시 추진체를 이용해야 합니다. 둘째가 추진체 안에 주입된 기름 냄새예요. 마지막이 추진체가 돌아갈 때 떨림으로 인한 뱃멀미죠.

우리가 개발한 전기 추진체를 사용하면 이 세 가지가 없어집니다. 실제로 현지 요트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는데 추진체를 바꾼다면 모두 다 전기로 바꾼다고 할 정도로 시장의 수요가 충분한 상황으로 조사됐습니다.”

Q.국내 또는 다른 해외시장 진출 계획도 궁금합니다.

“국내에서는 요트 시장이 굉장히 작아요. 그래서 요트 시장 대신 어선 쪽을 바라보고 있어요. 현재 한국의 어민들은 면세유를 공급받아 배를 몰고 있는데 부정 수급 등과 관련해 말이 많아요. 바다 오염 문제도 있고요. 대안은 전기배라고 생각해요. 어선들의 추진체를 만약 전기로 바꾼다고 생각해 보세요. 바다나 양식장이 얼마나 깨끗해지겠습니까.

물론 대형 어선은 전기 추진체로 움직이는 게 힘들지만 3톤 미만, 그리고 44km 이내에서만 움직이는 이른바 연안 어선은 엘지엠의 기술력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해외를 보면 이미 중국 쪽에서는 유람선 추진체와 관련한 주문이 들어오는 상황이에요. 다만, 당분간은 수요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된 미국 요트 시장에 전념한 뒤 어느 정도 수익이 안정화되면 다른 해외 국가로 발을 넓힐 계획입니다.”

Q.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올해 8월 미래에셋대우와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 위한 대표 주간사 계약을 체결했는데 미국에서의 수익을 바탕으로 내년 11~12월에는 원활하게 상장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미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전기배 시장의 테슬라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