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따라잡기 17]
드롭박스·스포티파이 등 속속 기업공개 예정… IPO 특화 ETF ‘주목’
해외 직접투자, ‘제2의 FANG’을 찾아라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현재 미국의 나스닥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아마존의 주가는 1500달러를 훌쩍 넘어선다. 3월 1일 기준으로 1512.45달러를 기록했다. 그런 아마존의 1997년 상장 당시 주가는 불과 18달러였다. 이후 해마다 4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1995년 이후 미국에 상장된 주식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글로벌 증시를 이끌고 있는 ‘팡(FANG : 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차세대 주자는 누가 될까. 향후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이 높게 예상되는 ‘기업공개(IPO) 유망 종목’들을 소개한다.

◆미국 IPO 투자, ETF 통하면 같은 효과

사실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의 정보기술(IT) 스타트업 IPO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 대어급 IPO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2017년 3월 상장하며 큰 화제를 모았지만 이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스냅챗의 모기업 스냅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 정보 업체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IT 스타트업 IPO 공모액은 2014년 340억 달러에서 2015년 67억 달러, 2016년 29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2월 23일 파일 공유 서비스 드롭박스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신청서를 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밖에 ‘차세대 FANG’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SLAW(스포티파이·리프트·에어비앤비·위워크)’에도 특히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넘어 데카콘(기업 가치 100억 달러 이상) 기업들이 글로벌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IPO 시장에 참여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만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투자할 수 있다. 이를테면 IPO 주식에 투자하는 ‘르네상스(Renaissance) IPO ETF(티커 IPO)’나 ‘퍼스트 트러스트 US IPO 인덱스 펀드(티커 FPX)’에 투자하면 미국 IPO 시장에 참여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르네상스 IPO ETF의 현재 거래 가격은 28.47달러 정도로 2017년 3월과 비교해 27.4% 정도 올랐다. 퍼스트 트러스트 US IPO 인덱스 펀드는 현재 69.84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해 3월(57.5달러)에 비해 21%가량 상승했다.

남택민 하나금융투자 해외 전문 프라이빗뱅커(PB)는 “직접 투자가 아니더라도 IPO 시장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우량 종목’들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특히 미래의 시장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 직접투자, ‘제2의 FANG’을 찾아라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연말 SEC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3월 말 뉴욕증시에 ‘SPOT’라는 약자 기호로 10억 달러 상당 주식을 공개할 예정이다. 스포티파이의 기업 가치는 현재 230억 달러(24조33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월간 이용자 수는 1억5900만 명이며 유료 가입자는 7100만 명으로 집계된다.
해외 직접투자, ‘제2의 FANG’을 찾아라
미국 2위 차량 공유 업체인 리프트도 2017년 말부터 본격적인 IPO 준비를 시작했다. 시점은 2018년 하반기가 유력하다. 지난해 1위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가 사내 성추문 스캔들 등에 휩싸이며 악재에 시달리는 동안 리프트는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년간 우버와 리프트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80%와 20%였다. 현재 우버의 시장점유율은 70%까지 떨어져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우버에 투자하던 알파벳 산하 벤처캐피털(VC)이 리프트로 투자를 선회하기도 했다. 여기에 리프트가 최근 자율주행차 시장에도 시동을 걸며 보다 높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리프트의 기업 가치는 115억 달러(12조원)로 평가받고 있다. 2016년 기업 가치가 55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기업 가치가 뛰었다.
해외 직접투자, ‘제2의 FANG’을 찾아라
글로벌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올해가 아닌 2019년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비엔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월 1일 열린 연례 기획회의에서 토론을 벌인 결과 ‘연내 IPO’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브라이언 체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에어비앤비는 21세기형 기업이 되는 데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상장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상장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획한 일정대로 차근차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에어비앤비의 매출은 26억 달러, 순이익은 9300만 달러로 호실적을 거뒀다. 현재 기업 가치는 310억 달러(33조원)로 평가받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최근 숙박 외에도 여행 사업까지 확장해 갈 예정이어서 IPO를 고대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해외 직접투자, ‘제2의 FANG’을 찾아라
미국과 유럽은 물론 최근 중국·인도·남미 시장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해 가고 있는 사무실 공유 업체인 위워크는 전 세계 12만 명의 회원을 거느리며 해마다 10억 달러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위워크 안팎에서 지금이 IPO를 진행하기에 ‘최적기’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애덤 뉴먼 위워크 CEO는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할지 정해진 바는 없지만 상장을 계획 중”이라는 계획을 밝히고 있을 뿐이다. 미국 내에서는 2018년 내 상장 유력설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2012년 기업 가치가 1억 달러였던 위워크는 현재 200억 달러(21조원)의 기업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해외 직접투자, ‘제2의 FANG’을 찾아라
파일 공유 서비스 드롭박스는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을 상장 주간사로 고용하고 3월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파일·사진·비디오 등을 사용자가 저장 및 공유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클라우드 저장을 사용한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거대 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다. 사용자 5억 명,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1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해외 직접투자, ‘제2의 FANG’을 찾아라
미국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핀터레스트가 IPO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1월 30일 페이스북의 대표적인 ‘딜메이커’였던 개리 존슨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핀터레스트는 지난해 9월 월 사용자 수(MAU) 2억 명을 달성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이들 중 절반이 미국 밖에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핀터레스트의 기업 가치는 123억 달러(13조원)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 직접투자, ‘제2의 FANG’을 찾아라
DNA 분석 업체인 23앤미(23 and me)도 2018년 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높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헬스 케어 스타트업이다. 유전자 검사를 통한 치명적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기업 가치는 15억 달러(1조6000억원)로 평가받고 있다.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