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요즘 애들' Z세대, 미래 고객을 잡아라]
-‘즉각적인 소통’으로 신뢰 얻어야,‘철저한 개인화’도 주목
['요즘 애들' Z세대] Z세대를 움직이는 브랜드 전략…‘소통·참여’가 핵심 키워드
[황인정 한국IBM 마케팅 총괄 전무] 오랜만에 만난 중학생 조카와 이야기하던 도중 정말 크게 세대 차이를 느꼈던 적이 있다. 나름 인공지능(AI)·클라우드·블록체인 등 최첨단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터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다고 자부해 왔다.
그런데 이야기 도중 정보 검색이 필요하자 스마트폰에서 자연스럽게 검색 포털 애플리케이션(앱)을 여는 나와 달리 조카는 동영상 앱을 열고 필요한 정보를 검색했다.
최근 글로벌 유통 기업과 소비재 기업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새로운 계층은 조카와 같이 디지털 기기의 세상에 태어난 ‘디지털 원주민’ Z세대다.

Z세대는 2020년 전 세계 26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모바일 환경을 사랑하는 Z세대는 각 가정 소비지출의 93%를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Z세대 자체적으로도 440억 달러의 구매력을 지닌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IBM 기업가치연구소와 전미소매업협회가 16개국 13~21세 1만5000명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동 조사해 올해 초 발표한 ‘Z세대와 브랜드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는 기존 세대와 다른 행태로 브랜드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Z세대는 ‘알기 쉽고 신뢰할 수 있으며 관계를 맺어 가고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브랜드 선호

Z세대는 브랜드와 직접 소통하고 브랜드 활동에 다양하게 기여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자처한다. 일례로 조사 대상자의 거의 절반이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품 디자인에 아이디어를 제출할 의향이 있고 제품 리뷰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독특하고 혁신적인 취향을 가지고 자신들이 가진 재력과 경험을 훨씬 뛰어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Z세대들과 성공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브랜드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브랜드와 이들이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믿을 수 있는 브랜드라는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

Z세대의 60%는 ‘브랜드가 자신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가치 있게 여긴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절반 이상은 ‘자신들의 어떤 정보가 공유될지, e메일이든 소셜 미디어든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따라서 브랜드는 젊은 세대의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개설하는 한편 이들이 브랜드 활동에 참여하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브랜드가 고객의 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는지 명확하게 밝히고 이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구매 경험’을 추구하는 이 젊은 세대를 위해 최신 디지털 기술들을 적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예상외로 오프라인 상점에서 쇼핑을 즐기는 Z세대는 구매 경험에 도움이 된다면 상점에서 만나는 첨단 기술들을 높이 평가한다.

예를 들어 제품을 착용한 상태를 보여주는 ‘마법거울’ 같은 증강현실(AR) 기술이나 구매를 도와주는 로봇 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따라서 브랜드들은 AI 쇼핑 도우미, 게임 형태의 프로모션 등을 통해 이들의 참여를 독려하거나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
◆Z세대가 재정의하는 브랜드 충성도

Z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각각의 구매 행위 시 주어지는 통합된 개인화 서비스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Z세대의 64%가 맞춤 가격 할인이나 로열티 프로그램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런 프로그램이 어떤 브랜드에서 구매하는지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했다.

이들 중 47%는 오프라인 상점에서 쇼핑을 하면서도 가격을 비교하거나 쿠폰이나 할인 행사 등을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그러므로 브랜드들은 지역 중심의 마케팅 프로모션, 그들의 구매 패턴 분석, 마일리지 프로그램 강화 등을 통해 더 나은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런 Z세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예로 IBM의 AI 왓슨을 기반으로 개발된 롯데백화점의 쇼핑 도우미 ‘로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로사는 모바일 앱을 통해 고객과의 음성 대화와 채팅을 지원한다.

AI의 ‘딥러닝 추천 엔진’을 사용해 고객의 특징을 분석하고 ‘머신러닝’ 시스템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에서 얻어진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학습하고 분석한다.

이렇게 얻어진 정보를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점에서 구매할 때 도움이 되는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이 더 쉽게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한편 고객들이 브랜드와 소통할 수 있게 하고 흥미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며 궁극적으로 혁신적이고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게 한다.

Z세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공유하고 교환한다. 특히 이들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공유할 가능성이 부정적인 피드백에 비해 평균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새로운 구매 세력에 만족스러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긍정적인 브랜드 관계를 수립하는 것은 특히 유통 비즈니스나 소비재 비즈니스에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Z세대는 우리가 브랜드 충성도를 얻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전통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개념을 재정의하고 있다. 브랜드는 이들 세대에게 어필하고 충성도를 얻기 위해 기본적으로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품질의 제품을 제공해야 하고 브랜드 활동에 참여하며 함께 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신들이 믿을 만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브랜드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돋보기] 유튜브에 밀린 네이버, Z세대 잡기 고심
['요즘 애들' Z세대] Z세대를 움직이는 브랜드 전략…‘소통·참여’가 핵심 키워드
탄생과 동시에 모바일 기기 사용에 익숙한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선 전과 다른 획기적 전략이 필요하다.

Z세대의 새로운 성향은 국내 정보기술(IT) 공룡을 긴장시켰다. Z세대의 동영상 몰입에 국내 포털 네이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유튜브의 동영상 검색 의존에 대해 “우리에겐 분명 위기이며 하우투(how to) 영상이나 지식 동영상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서 위주의 기존 서비스로는 Z세대를 사로잡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카카오도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다음(포털)·멜론(음악) 등 자사의 다른 서비스에도 적용하고 있다.네이버는 올 초 검색과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 조직을 통합했다.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플랫폼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Z세대의 소통 방식에 맞춰 기존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동영상 검색 방식을 강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디지털 원주민’인 Z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해 통신사도 나섰다. SK텔레콤은 모든 소비와 소통을 모바일로 하는 Z세대(18~29세 대상)만 가입할 수 있는 ‘T로밍 아시아패스 YT’와 ‘T로킹 한중일패스 YT’를 선보였다.

YT는 젊은 세대 공략(Young Target)의 영문 첫 글자로, 기존 데이터 기본 제공량인 2GB보다 1GB 많은 3GB를 제공한다. 여기에 2018년 추가 조직 개편을 통해 크레이티브센터를 신설해 Z세대 눈높이에 맞는 기업 브랜드와 상품 등을 기획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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