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018 호텔·항공사 만족도 랭킹]
-1919년 첫 탄생한 ‘구름 위의 식사’…비빔밥 등 세계가 인정하는 ‘K푸드’로 도약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기내식의 세계’
(사진) 대한항공의 프레스티지석 기내식 서비스. /대한항공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노밀(no meal : 기내식 미탑재 운항)’ 사태를 계기로 기내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비행기 여행의 설렘을 더욱 배가해 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내식이다.


항공사들은 보통 비행시간이 2시간 이상이면 따뜻한 기내식인 ‘핫밀’을, 2시간 이내면 샌드위치 등의 ‘콜드밀’을 제공한다. 미국 등 장거리 노선에서는 2번의 기내식을 내놓는다. 아이들을 위한 ‘키즈밀’도 있다.


기내식은 각 항공사의 서비스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항공사들이 기내식 메뉴 등에 각별히 신경 쓰는 이유다.


국내 항공사는 이코노미 고객에게 비빔밥 등을 주로 제공한다. 일등석에는 특급 호텔 메뉴를 선보인다. 저비용 항공사(LCC)는 요금을 낮추기 위해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는다. 탑승 전 사전 주문 시에만 기내식을 맛볼 수 있다.


◆기내식의 원조는 ‘콜드밀’


기내식은 1919년 8월 런던~파리 구간 정기 항공 노선에 등장한 콜드밀이 원조인 것으로 전해진다. 샌드위치와 과일 등을 종이 상자에 담아 승객에게 제공하면서부터다.


기내식이 핫밀로 진화하기 시작한 것은 1940년대 들어서다. 엔진의 열을 이용한 가열 장치를 탑재한 여객기가 등장하는 등 기내 전기 공급 기술이 발달하면서 따뜻한 기내식을 맛볼 수 있게 됐다.


1950년대에는 스테이크 등 고급 음식이 구름 위의 식탁에 등장했다. 1970년대 들어선 일등석에 특급 메뉴를 제공하는 등 좌석 등급에 따라 기내식 메뉴도 차등 제공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종교나 알레르기 여부에 따라 선택 가능한 기내식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 제공하는 음식’이라는 제한 때문에 주요 기내식 메뉴는 과거와 큰 차이가 없는 상태다. 특수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동시에 제공되는 식사인 만큼 최대한 보편적인 입맛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기내식 포장과 운송·보관 과정도 메뉴 개발의 제한 요소로 꼽힌다.


국내 항공사가 제공하는 한식 기내식은 세계가 인정하는 ‘K푸드’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비빔밥 메뉴로 1998년 ‘머큐리상’ 기내식 부문 대상을, 2006년 비빔국수로 금상을 각각 수상했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기내식의 세계’
(사진) 일반석에 제공하는 비빔밥과 프레스티지석·일등석에 내놓는 동치미국수. /대한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은 영양쌈밥 메뉴로 2006년 머큐리상 기내식 부문 금상을 받았다.


국제기내식협회(ITCA)가 주관하는 머큐리상은 기내식 및 기내 서비스 분야의 오스카상으로 불린다. 매년 전 세계 항공사의 특화 서비스를 출품 받아 ITCA가 수여하는 것으로, 각 항공사 서비스의 우수성을 가늠할 수 있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기내식 △기내 서비스 △설비 △기술 개발 △시스템 및 프로세스 개발 등 5개 부문에 걸쳐 시상한다.


◆대한항공, 기내식 자체 조달


기내식 시장은 까다로운 항공법과 위생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 면세 창고와 특수 이동 차량 등을 갖춰야 하는 등 만만치 않은 투자가 필요하다. 거래처가 항공사에 국한된 만큼 진입 장벽도 높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기내식 시장은 ‘LSG스카이쉐프’와 ‘게이트고메’가 양분하고 있다. 대부분의 글로벌 항공사가 두 회사에 기내식 사업을 위탁해 처리한다.


LSG스카이쉐프는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계열사로, 세계 1위 기내식 업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2억 유로(약 4조2100억원)를 거뒀다. 56개국에 6억9600만 개의 기내식을 공급하고 있다.


게이트고메는 중국 하이난그룹이 인수한 스위스 게이트그룹의 식음료 브랜드다. 지난해 기준 60개국에 3억5000만 개의 기내식을 공급 중이다.


국내에서 기내식 공급 능력을 갖춘 사업자는 대한항공·LSG스카이쉐프코리아·샤프도앤코·CSP 등 4곳뿐이다. LSG스카이쉐프코리아는 최근까지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했다. 샤프도앤코는 중동 항공사에 ‘할랄(무슬림이 먹는 음식) 기내식’을 납품하며 성장하고 있다. CSP는 티웨이항공 등 LCC와 거래 중이다.


대한항공은 국내 1위 기내식 사업자다. 1981년 기내식 업체 한일개발을 인수한 이후 자체 조달 시스템을 갖췄다. 기내식기판사업본부 소속 250여 명의 직원이 협력업체와 협업해 기내식을 생산한다. 인천·김포·부산 등 3곳에서 자체 기내식 생산 시설을 운영 중이다. 이들 시설의 하루 최대 생산량은 8만9900개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기내식의 세계’
그래픽=윤석표 팀장


대한항공은 자체 항공기는 물론 유나이티드항공 등 30여 개 글로벌 항공사에 기내식을 제공한다. 하루 평균 7만5000개(2017년 기준)의 기내식을 생산 중이며 이 가운데 2만5300개를 다른 항공사에 납품한다.


대한항공은 기내식 사업으로 지난해에만 243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아시아나항공은 2003년 3월 LSG스카이쉐프와 함께 세운 LSG스카이쉐프코리아에 기내식 사업부를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650억원으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이 사업 정리의 원인이었다.


choies@hankyung.com


[2018 호텔·항공사 만족도 랭킹 커버스토리 기사 인덱스]
-항공사 국제선·국내선 만족도 및 호텔 만족도 순위 표 및 조사 방법
-[2018 항공사 만족도] 국제선 1위 ‘싱가포르항공’...아시아나·대한항공은 4·6위 그쳐
-[2018 항공사 만족도] 국내선 이용할 땐 ‘아시아나항공’이 최고
-[2018 항공사 만족도]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기내식의 세계’
-[2018 항공사 만족도] ‘순항하는 LCC’...가격 넘어 서비스 경쟁 가세
-[2018 호텔 만족도] 글로벌 브랜드 제치고 토종 호텔신라 ‘1위’
-[2018 호텔 만족도] 호텔신라, 국내 대표 넘어 ‘글로벌 럭셔리 호텔’로
-[2018 호텔 만족도] “즐거운 호캉스” 다양한 여름 패키지로 고객 유혹

[본 기사는 한경 비즈니스 제 1181호(2018.07.16 ~ 2018.07.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