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018 호텔·항공사 만족도 랭킹]
-국내선 분담률 60% 육박…이색 마케팅으로 고객 잡기
[2018 항공사 만족도] ‘순항하는 LCC’, 가격 넘어 서비스 경쟁 가세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국내에서 운항을 시작한 초창기 시절만 해도 “크게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항공사가 살아남기 위한 핵심 조건은 안전과 서비스인데, 많은 이용객들이 생소한 이름으로 등장한 LCC에 대해 좋지 않은 편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설립 초기 안전하지 않고 서비스가 불친절하다는 이미지가 깊이 각인됐고 ‘싸구려 항공사’라는 낙인이 찍혔다. LCC업계는 어려움에 빠졌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FSC)의 위상만 더욱 공고하게 다져지는 듯 보였다.


◆‘반전 드라마’ 쓴 LCC업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반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2010년 이후부터 국내 LCC들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대형 항공사들의 자리마저 틈틈이 넘볼 수 있을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승객들의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였다.

올해 한경비즈니스가 실시한 국제선·국내선 항공사 만족도 평가 결과만 놓고 보면 아직까지는 6개 LCC(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가 대형 항공사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두 개의 평가에서 모두 LCC들의 순위는 대형 항공사 아래에 자리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 같은 결과가 계속될지는 사실 미지수다. 점점 많은 승객들이 LCC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이용객들이 그만큼 LCC를 믿고 신뢰하며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수치상으로만 봐도 LCC의 성장세는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다. 실적이 이를 말해준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LCC 6곳의 합산 매출은 1조1760억원, 합산 영업이익은 1860억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약 34%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두 배(131%) 넘게 급증했다.

국제선 여객 수송 분담률 역시 LCC의 성장세를 엿볼 수 있는 수치다. 국토교통부가 발간하는 항공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6개 LCC의 여객 분담률은 국내선 56.8%, 국제선 28.1%다. 국내선 이용객 절반 이상이, 국제선 이용객의 10명 중 3명이 LCC를 이용하는 셈이다.

이 같은 업계 호황에 힘입어 LCC의 맏형 격인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은 아시아나항공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특히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거함이 잇단 구설에 휘말리며 주춤하고 있는 사이에도 LCC들은 혁신의 고삐를 더욱 당기며 업계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LCC업계가 내놓는 마케팅과 서비스는 계속 진화하는 모습이다. 휴가철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특가 판매나 탑승객들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진행하는 마술쇼나 칵테일쇼 등은 더 이상 내세울 만한 자랑거리가 되지 않는다. 모든 LCC가 갖추고 있는 기본 서비스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대형 항공사의 전유물이었던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물 시청’도 마찬가지다. 진에어와 이스타항공 등은 기내 와이파이(WIFI)나 태블릿 PC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현재 기내 영상물 시청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다른 LCC들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이를 따라갈 예정이다.


◆어린이·외국인 타깃 특화 서비스도

올해 LCC업계는 휴가철을 맞아 승객들을 끌어오기 위해 보다 다양한 전략을 구사 중이다. 이전에 없었던 마케팅 기법이나 서비스 등을 새롭게 선보이며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의 행보가 눈에 띈다. 미래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자는 취지에서 어린이들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 중이다. 지난해 휴가철 처음 시작한 ‘하늘길 그림 그리기’ 대회는 올해도 이어진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기내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공식 미술 대회를 여는 대회로, 좋은 반응을 얻어 올여름에도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는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핑크퐁’ 캐릭터를 만든 스마트스터디와 협약을 체결하며 어린이 대상 마케팅을 한층 강화했다. 지난 6월 어린이 탑승 비율이 높은 인천발 괌과 사이판 노선 항공기 동체에 핑크퐁 캐릭터를 입힌데 이어 휴가철인 8월 31일까지 핑크퐁이 그려진 탑승권을 발권해 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또 기내에서는 객실 승무원이 일부 기내 서비스를 할 때 핑크퐁 캐릭터를 넣어 특별 제작된 앞치마를 착용하고 있다. 조만간 어린이용 핑크퐁 기내식도 선보일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외국인 손님 모시기에 집중하고 있다. 외국인들을 위한 다양한 언어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채널을 오픈한 것이다. 7월부터 대만어·러시아어·베트남어의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기존에는 일본어와 중국어(웨이보) 등 두 가지의 언어로 운영해 왔지만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고객들을 위해 국가별 SNS 채널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새로 오픈한 대만어·러시아어·베트남어 페이스북 페이지에 축하 댓글을 작성하면 추첨을 통해 국제선 왕복 항공권 2장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추첨을 통해 무료 항공권을 주는 이른바 ‘민트 데이’ 이벤트를 시작했고 이스타항공은 부산발 러시아 취항을 개시하며 해외 노선 강화에 나섰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부산에서 출발하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은 외항사만 운항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이스타항공의 취항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돋보기-국내 LCC의 역사

국내 LCC의 역사는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설립된 국내 1호 LCC 한성항공 (현 티웨이항공)이 2005년 청주~제주 노선을 운항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계속해 자금난에 허덕이며 운항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제대로 된 LCC로 인정받는 데는 실패한다. 결국 2010년 신보종합투자에 인수돼 티웨이항공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2010년부터 재취항한 뒤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런 배경에 따라 업계에서는 2006년 취항을 시작한 애경그룹 계열의 제주항공을 최초의 LCC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제주항공은 모회사의 지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시도하며 지금의 LCC업계의 기틀을 다진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2008년은 LCC업계에 대형 항공사들이 첫발을 디딘 해여서 의미가 있다. 한진그룹의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이 모두 해당 연도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이스타항공은 2009년 첫 비행기를 띄웠고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한성한공은 2010년부터 재취항에 돌입했다. 2016년 LCC업계의 막내 격인 아시아나항공의 둘째 LCC 에어서울이 운항하면서 지금의 6개 LCC 체제가 비로소 갖춰졌다.

계속해 업계의 규모가 커지면서 최근 LCC가 되기 위한 면허 신청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플라이항공·프레미아항공·프라임항공·에어필립 등이 LCC 신규 면허 신청을 이미 마쳤거나 준비 중이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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