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명언처럼 새기며 무작정 굶던 다이어트가 바뀌고 있다. 비쩍 마른 몸보다 체지방 분석을 통해 근육을 늘리는 ‘건강 다이어트’로 진화한 것이다. ◆몸무게보다 중요한 건 ‘눈바디’
“나 몇 kg으로 보여? 눈바디 부탁해!”
다이어터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나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의 몸을 찍은 뒤 ‘눈바디’를 부탁하는 게시 글을 종종 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눈바디’는 ‘인바디’와 ‘눈(eye)’의 합성어다.
인바디는 체성분 분석으로 유명한 한국의 헬스 케어 기업으로, 체성분 분석의 고유명사처럼 쓰여 왔다. 다이어터들은 ‘눈바디’를 통해 본인의 몸이 몇 kg으로 보이는지, 근육이나 라인이 형성되고 있는지 타인에게 평가받는다. 몸무게 숫자를 목표로 정하기보다 ‘눈바디’를 통해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는 걸 더 중요하게 여긴다.
눈바디의 등장 배경은 ‘살빼기’에 대한 인식 전환 때문이다. 수치에 집착하고 목표 몸무게를 이루기 위해 극단적으로 살을 빼는 방식은 더 이상 옳지 않다. 체지방률을 낮추는 전문적인 방법보다 자신이 만족할 만한 ‘외양’을 가꾼다. 동기부여와 자기만족을 동시에 추구한다.
신인류도 등장했다. 이른바 ‘홈 트레이닝족’의 등장이다. 헬스장이나 체육관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홀로 운동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제이제이살롱드핏(8월 8일 기준 유튜브 구독자 25만9417명), 스미홈트(12만1629명), 주원홈트(인스타그램 팔로워 34만 명) 등 홈 트레이닝 채널의 인기도 높다.
홈 트레이닝의 장점은 가벼운 덤벨이나 바벨만 있으면 쉽게 근력 운동을 따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헬스장 등록이 부담스럽거나 운동하러 갈 시간조차 없는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운동을 하고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 중 65.8%가 ‘홈 트레이닝만으로도 충분히 운동이 된다’고 응답했다. 다만 전문가의 지도 없이 혼자 운동한다는 점에서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저지방 음료 마시며 러닝크루로 달린다
다이어트가 건강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기업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발을 맞추고 있다.
유통 기업들은 ‘저지방 식품’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맛은 그대로지만 당 함유량과 칼로리를 낮춘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칼로리 부담을 낮춘 ‘칠성사이다 로어슈거’를 선보였다. 탄산음료를 즐겨 마시지만 당과 칼로리가 부담스럽고 기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의 맛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이다.
기존 칠성사이다 250mL 캔 대비 당 함량은 27g에서 16g, 칼로리도 110kcal에서 65kcal로 약 40% 줄였다. 특히 이 제품은 고열량 저영양 식품(1회 섭취 참고량 200mL 기준 당류 17g 초과, 단백질 2g 미만)에 해당되지 않아 학교 채널에서도 판매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인기 캐릭터인 ‘피카추’와 ‘꼬부기’를 앞세운 ‘포켓몬 스파클링’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약탄산음료에 실제 과즙이 들어 있어 과일 본연의 상큼하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한 캔에 열량 60kcal, 당류 15g 이하가 함유돼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동아오츠카는 지난 5월 신제품 ‘포카리스웨트 이온워터’를 출시했다. 포카리스웨트 이온워터는 물처럼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데일리 음료로 수분과 전해질 보충을 위한 이온음료의 기능을 유지하며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저칼로리’ 음료다.
전문적 식단 관리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식이요법 전문 연구 기업 닥터키친은 식단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당뇨 환자들을 위해 저염·저당·저칼로리의 맞춤 식단을 배송한다. 국내 대학병원과의 임상 시험으로 검증된 식단으로 일반인이 가정에서 고려하기 어려운 영양학적 균형이 갖춰진 것이 장점이다.
박재연 닥터키친 대표는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관리하기 위해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고 식이 조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양학적 밸런스를 갖춘 닥터키친의 전문 식단을 통해 건강한 식이요법을 시작하는 것이 질병 예방·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이 운영하는 마라톤 프로그램이나 러닝크루는 러닝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동아오츠카의 포카리스웨트 체험형 스포츠 마케팅의 일환인 ‘라이브스웨트’는 소비자들에게 생활 속 스포츠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최근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함께 어울려 운동하는 ‘크루’ 문화를 반영했다. 동아오츠카는 활동 기간 동안 마라톤 교육 프로그램, 국내 마라톤 대회 참여 기회, 포카리스웨트 러닝 아이템(티셔츠·운동화 등), 동아오츠카 음료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
스포츠 브랜드가 개최하는 마라톤 대회는 참가 신청이 치열하다. 마라톤 대회의 참가비는 약 5만원으로 다소 부담스럽게 느낄 수도 있지만 스포츠 브랜드 제품 등을 사은품으로 제공해 오히려 ‘이득’이라는 평도 나온다.
아디다스는 ‘마이런 서울’과 ‘마이런 부산’이라는 마라톤 대회를 매년 1회씩 개최한다. 젊은 여성들의 참가율이 높아짐에 따라 여성만 참여할 수 있는 ‘우먼스’ 코스도 신설했다.
기업들이 마라톤이나 러닝크루 조직에 나서는 것은 긍정적 이미지 구축과 함께 마케팅에도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아디다스·나이키 등 인기 마라톤 대회는 참가 신청 기간에 검색어 1위에 오른다. 참가자들의 SNS 포스팅을 통해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스포츠 브랜드나 이온 음료는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6호(2018.08.20 ~ 2018.08.26) 기사입니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