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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법인 매출 2억8000만 달러 사상 최대 전망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올해 농심 중국법인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진출 20년 만의 일이다.

1999년 독자 법인을 통해 중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농심은 첫해 7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20년 전보다 40배 증가한 약 2억80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 중국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7% 늘어난 1억3000만 달러다. 중국법인 누적 매출은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20억 달러를 돌파했다. 농심 해외 법인 중 최초다.

농심의 중국 첫 진출은 1996년 상하이에 생산 공장을 가동하면서부터다. 농심은 당시 대만의 한 회사와 합작 형태로 진출했지만 장기적이고 주도적인 중국 사업을 위해 1998년 지분을 인수하고 1999년부터 독자 노선의 길을 걸었다. 동시에 칭다오 공장(1998년), 선양 공장(2000년) 등을 연이어 가동하며 중국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농심의 성공 비결은 제품과 마케팅 위주의 ‘투 트랙 전략’이다. 제품은 한국의 매운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광고나 마케팅 등은 철저하게 현지 문화와 트렌드를 우선시했다.

중국 사업의 대표 주자는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중국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타오바오 등 온·오프라인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심은 상하이와 칭다오 등 동부 해안 대도시에서 충칭·시안 등 서부 내륙 도시로 영업망을 확대 중이다.

조인현 농심 중국법인장은 “중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이 중국인들이 신라면을 찾는 가장 큰 이유”라며 “신라면의 빨간색 포장과 ‘매울 신(辛)’자 디자인을 두고 중국인들도 종종 자국 제품이라고 여길 만큼 신라면은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辛라면을 중국에 알린 ‘辛의 한 수’ 바둑대회
농심, 중국 진출 20년 만에 매출 40배 성장
올해 20회를 맞은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도 농심이 중국 시장에 안착하는 데 디딤돌이 됐다.

농심은 중국인들의 바둑 사랑에 주목해 1999년 7월 한국기원과 함께 국가 대항전인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을 창설했다. 1회 대회는 한국의 조훈현·이창호, 중국의 마샤오춘·창하오,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등 세계 정상급 기사들이 참가해 바둑팬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에서 두 차례 치러지는 대회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대국을 관전하기 위해 대국장이나 TV 앞에 모여들었고 이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신라면 소비로 이어졌다. 특히 중국이 처음 우승했던 제9회 대회는 중국 전역 700여 개 언론사를 통해 집중 보도됨으로써 수백억원에 해당하는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매년 중국에서 치러지는 결승 대회는 중국 CCTV·상하이TV·인민일보 등 다수의 중국 미디어에서 보도할 정도로 관심이 크다.

조 법인장은 “언론 보도와 입소문 등의 광고 효과는 특약점과 대형마트 입점 등 유통망 확대를 가져왔고 이는 곧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며 “신라면배가 사업의 난관을 헤쳐 나가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신라면배 바둑대회는 수많은 명승부를 연출하며 세계 최고 기전으로 발돋움했다. 농심은 2015년 17회 대회부터 우승 상금을 국내외 최고 수준인 5억원으로 인상하며 대회 위상을 높였다.

올해 대회는 중국 베이징에서 10월 15일 막을 올렸다. 이세돌·박정환 기사 등 국가대표 기사들이 출전해 중국·일본 기사들과 베이징·부산·상하이를 거치며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인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5호(2018.10.22 ~ 2018.10.2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