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수종의 경제돋보기]‘퍼펙트 스톰’ 들어선 한국의 3대 악재
[곽수종 조지메이슨대 경제학 교수] 한국 경제를 두고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에 곧 진입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렇다’.

퍼펙트 스톰은 크게 유럽 쪽에서 하나, 아시아에서 하나 그리고 미국 대륙에서 각각 하나씩 만들어지고 있는 글로벌 스톰의 모양들이다.

이들 각 지역별 태풍 발생이 지구상 중력이나 제트기류의 방향성과 연계성에 무관하게 그냥 이뤄지는 것이 결코 아닌 듯하다. 그러니 ‘퍼펙트 스톰’이라는 것이다.


먼저 유럽발 태풍을 설명하면 크게 4가지다. 먼저 2019년 3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두고 영국 경제는 어렵다.

특히 불확실성, 즉 가보지 않은 길을 곧 떠나는 영국 경제는 매우 두려움과 걱정이 많다. 재규어 공장은 12월까지 단 3주일밖에 작업 시간이 없다.

그리고 유럽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5%에서 올해는 2%를 예상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조차 3조1000억 달러에 이르는 양적 완화와 저금리 정책을 당장 멈출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그만큼 유럽 경제의 전반적 상황이 녹녹하지 않다는 의미가 된다.

또한 EU 3위 경제 국가인 이탈리아에 대한 EU의 시각이 따갑다. 지난주 이탈리아가 제출한 재정계획에 유럽위원회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다시 제출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만약 일정한 합의점을 제대로 찾지 못한다면 이탈리아 금융은 상당한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 경제의 파수꾼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에도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지난해 독일의 2018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였다. 하지만 2018년 9월 현재 전망치는 이보다 무려 0.9%포인트 떨어진 1.8%로 예상된다.

기계·철강·금속 산업이 미국의 무역 관세에 따른 성장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고 벤츠와 BMW 등 자동차 산업의 수익성 역시 하락세다.


둘째, 중국과 아시아 경제로 눈을 돌려보자. 중국은 지금 마치 ‘찻잔 속의 태풍’처럼 조용한 가운데 엄청난 태풍을 준비하는 모습과 경계감을 내비치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시장에서의 위기를 절감하는 듯하다.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간의 재정 공백이 약 3600억 위안 이상 된다는 소문이 시장에 돌고 있다.


중국 내부의 정치적 암투도 불안 요소다. 간간이 들리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잠재적 정적과의 정치적 불안은 향후 중국 경제의 안정성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3월 현재 약 1조3000억 달러의 미 재무부 채권을 9월 현재 1조1000억 달러로 규모를 줄이고 있다. 미 국무부 채권을 매각한다는 의미는 미국과 금융 경제를 통해 ‘일전(一戰)’을 불사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된다.


셋째, 미국발 ‘나비의 날갯짓’보다 큰 ‘독수리의 날갯짓’이다. 이 내용은 이미 많은 정보들이 시장을 통해 나오고 있다.
짧게 설명하면 트럼프 정부가 11월 6일 중간선거 이후 하원에서 어느 정도 의석을 잃을지 모르지만 대통령 선거까지는 아직 2년이 남았다는 점이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의 기조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 그 기조는 ‘미국 우선주의’와 ‘다시(Again)’다. 미국을 다시 21세기 패권국으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날갯짓이 어쨌든 중산층 백인들에게는 먹혀들고 있다는 점이다.


결론이다. 그럼 한국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 첫째, 한국은행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2008년 G20에서 긴급히 논의한 후 모두가 돈을 찍어내고 금리를 내리기로 약속한 지 미국은 7년 후 재조정을 시작했다. 한국은 아직도 배짱이 두둑하다.

둘째, 실물경제와 청와대 경제 참모들의 시각 차이는 ‘천당과 지옥’ 차이 만큼이나 커 보인다.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이 없어졌는지 아직도 떡하니 버티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더 이상 ‘쇼 경제(show economy)’로는 안 된다. 시장과 싸우려고 하지 말고 적어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퍼펙트 스톰’이 방향을 틀 리는 만무하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6호(2018.10.29 ~ 2018.11.0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