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금리 인상설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 심화…단기 수요 겨냥한 ‘파킹통장’ 인기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올 하반기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1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5%로 유지했으나 다음 달 기준금리 조정이 한 차례 남아 있어 연내 인상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여기에 부동산 규제 강화와 미국발 주가 폭락 영향까지 더해 불확실성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당장 적금 만기가 다가오거나 퇴직금을 수령하는 등 목돈이 생기더라도 선뜻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심하는 이가 많다.

금융 불안이 지속될수록 방망이를 짧게 잡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짧은 기간만 예치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이른바 ‘파킹통장’을 선보이고 있다. 잠시 주차하듯 맡겨 놓는다는 뜻에서 일컫는 파킹통장은 정기예금처럼 중도 해지 이자율이 적용되지 않고 언제든지 출금이 가능하면서도 일반 수시입출금통장보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알짜 재테크 상품으로 꼽히며 예치 금액이나 예치 기간 등에 따라 최고 이율을 적용해 자금 운용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오래 맡길수록 ‘쑥쑥’…SC제일은행 ‘마이런통장’으로 이자 '더'
스텝업 방식으로 연 최고 2.1%

파킹통장 중에서는 SC제일은행이 최근 출시한 ‘마이런통장’이 대표적이다.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되는 ‘마이런통장 1호’는 입출금 통장과 정기예금의 장점을 결합한 신개념 하이브리드형 통장이다.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예치 기간에 따라 ‘스텝업(step-up)’ 방식으로 연 최고 2.1%(세전)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연 이자율은 예치 기간별로 30일 이하는 0.1%, 31~60일은 1.05%, 61~90일은 1.3%, 91~120일은 1.55%, 121~150일은 1.8%, 151~180일은 2.1% 등으로 적용된다.

마이런통장 1호는 출시 초반부터 재테크 전문 사이트 등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 9월 17일 출시 후 영업일 기준으로 24일째인 10월 25일 예금 잔액 1조원을 돌파했다. SC제일은행은 기준금리 상승에 대비, 선제적으로 마이런통장의 금리 혜택을 대폭 늘린 점을 인기 요인으로 설명한다.

마이런통장은 연 이자율이 주로 1%대에 머무르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인터넷 은행의 고금리 입출금 상품, 시중은행의 특판 6개월 정기예금 등과 견줘 이자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가입 금액 제한이 없고 급여이체나 신용카드 사용액 등 특별한 조건 없이 예치 기간만 지키면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마이런통장으로 더 높은 금리를 받으려면 인출 건수가 적을수록 좋다. 예금을 찾을 때에는 먼저 입금된 금액이 먼저 인출되는 선입선출 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마이런통장 1호를 개설해 처음 1000만원을 입금하고 155일간 예치했다가 출금하면 전체 예치 기간 155일에 대한 해당 금리인 연 2.1%를 적용 받을 수 있다. 예치 기간을 길게 두지 못하더라도 한 달만 넣어두면 연 0.1~0.2% 수준의 정기예금의 중도 해지 이율보다 훨씬 높은 1.05%를 적용 받을 수 있어 자금 사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활용하기 좋다.

앞서 SC제일은행은 지난해 10월 마이줌통장을 출시하며 파킹통장에 공을 들여 왔다. 당시 마이줌통장은 인터넷은행을 포함해 시중은행 중에서 최고 수준인 연 1.5% 금리를 내세우며 출시 후 4개월 만에 수신액 2조원을 달성하는 자체 신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이번 마이런통장은 그 후속 상품으로 예치 기간을 길게 둘수록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안정적으로 단기 자금을 운용하는 파킹통장으로서 활용도가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런통장 1호는 신규 개설일로부터 181일째 되는 날 전날까지의 전체 잔액에 대해 이자가 계산돼 입금되며 이후에는 마이심플통장으로 자동 전환된다. 마이심플통장은 300만원 초과 금액을 하루만 넣어 둬도 연 1.1%의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통장이다.

마이런통장 1호는 12월 31일까지 판매되며 은행 내부 사정에 따라 조기 종료될 수 있다. 개인 및 개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1인 1계좌만 가입할 수 있다.

poof34@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7호(2018.11.05 ~ 2018.11.1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