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18개·신한금융 10개 부문 석권…김훈길·이기훈·이민아·채상욱 ‘라이징 스타’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이번 ‘2018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 중 8개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왕좌가 바뀌었다. 생애 첫 1위에 오른 애널리스트도 4명이 나왔다.
특히 오랜만에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3관왕이 탄생했다. 2관왕도 4명이나 됐다. 애널리스트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이들 다관왕들의 존재감은 더 돋보인다. 10회 이상 연속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절대 강자’도 2명 나왔다. 3명의 애널리스트는 2018년 상반기 때 빼앗긴 1위 자리를 되찾아 오는 데 성공했다.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12명 1위
2018년 하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명단에는 상반기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 소속 애널리스트들이 대거 포진했다. 하나금융투자가 12명으로 1위, 신한금융투자가 10명으로 2위다. 부문별로는 하나금융투자가 18개 부문, 신한금융투자가 10개 부문을 휩쓸었다.
두 부문 이상에서 1위를 차지한 다관왕 5명 중에서는 3관왕에 오른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가 돋보였다. 이 애널리스트는 2016년 하반기 조사에서 첫 1위(‘기술적 분석’ 부문)에 오른 뒤 2017년 하반기 조사에서 ‘투자 전략’ 부문도 석권하며 처음 2관왕이 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술적 분석 수성과 함께 투자 전략 1위 탈환, ‘글로벌 투자 전략-미국·선진국’ 부문으로 영역을 넓히는 데 성공하며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 애널리스트는 “매주 월요일 꼬박꼬박 작성한 ‘화수분 전략’과 매달 초 발간한 ‘3인3색 전략’ 등의 자료를 통해 성실함을 인정받았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상반기에는 가치주보다 성장주에 기회가 있을 전망”이라며 “매출과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수 있는 2차전지, 호텔·레저, 음식료, 지주, IT·소프트웨어 업종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하나금융투자의 박종대·오진원·김용구 애널리스트 3인방의 활약도 도드라졌다. 박 애널리스트는 ‘유통’과 ‘교육·생활소비재’ 부문에서 9회 연속 2관왕을 차지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보험·기타 금융’과 ‘지주회사’ 부문을 5회 연속 석권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데일리 시황’과 ‘파생 상품’ 부문에서 3회 연속 2관왕에 올랐다.
박 애널리스트는 “올해 유통산업은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면세점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반면 화장품 산업의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밝다”며 “과도한 부채에 따른 소비 여력 감소 등 중국 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호텔신라를 비롯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연우 등의 주가 상승 폭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올 상반기 보험 업종은 장기 위험 손해율 개선 등에 힘입어 손해보험사들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의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경쟁사 대비 자동차보험 매출 비율이 가장 적은 메리츠화재가 선전할 전망”이라며 “지주회사 중에서는 SK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기 확장 국면이 마무리되고 정책 기대감마저 실종되면서 경기에 민감한 수출·가치주보다 내수 대형 성장주의 우위가 예상된다”며 “국내 증시의 대형 성장주로 발돋움 중인 네이버의 실적 안정성과 사업구조 다각화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가전·전기전자·전선’과 ‘LCD·디스플레이’ 부문을 3회 연속 제패한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도 빼놓을 수 없다.
김 애널리스트는 “2018년 4분기 증가한 메모리 재고가 가격 하락 압력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 추세는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 주가를 4만5000원으로 잡고 가격 조정보다 기간 조정에 초점을 둔 대응 전략을 펼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뉴 페이스’ 4인방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4명의 ‘뉴 페이스’가 탄생해 눈길을 끈다. ‘엔터테인먼트·관광’ 부문 1위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와 ‘건설·시멘트’ 1위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인터넷·소프트웨어·솔루션’ 1위 이민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주인공이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신설된 ‘글로벌 ETF’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라이징 스타’가 됐다. 이기훈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 시장에 없는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발전시키는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다”며 “갓세븐과 트와이스의 콘서트 매출 증가를 비롯해 올해 총 3개의 신인 그룹을 데뷔시키면서 계단식 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JYP엔터테인먼트를 추천 종목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채 애널리스트는 “학창 시절 계속 2등만 해 1등이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 만큼 기쁘지만 두렵기도 하다”며 “상장 건설사 등의 주가나 업황을 실제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서 찾는 등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간 연결고리를 파헤쳐 투자자로부터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GS건설과 태영건설 등 주택 시장에 강점을 지닌 기업을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광역철도 등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확대로 올해 토목·주택 시장이 예년에 비해 양호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민아 애널리스트는 “2018년 용기 있게 제시한 ‘중립’ 투자 의견이 시장 상황과 잘 맞아떨어져 한편으론 뿌듯했다”며 “종목에 집중하기보다 산업의 전반적 흐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늘 성실한 자세로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9년 상반기 기대주로 엔씨소프트를 추천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의 경쟁이 심화한 상태지만 ‘리니지M’은 다른 게임에 비해 고정 유저 비율이 높아 안정적 매출을 유지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 말 출시 예정인 신작 ‘리니지2M’은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에서도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신설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돼 매우 영광”이라며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산업은 향후 성장성이 매우 큰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더욱 성실하게 분석 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좋은 리포트로 투자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 상반기에는 시장 변동성이 다소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에도 특별한 급등락 없는 박스권 등락을 예상한다”며 “국내 증시에서는 ‘타이거200 ETF’, 글로벌 증시에서는 ‘S&P500 ETF IVV’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송선재·구완성, 부문별 1위 되찾아
이번 조사에서는 또한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등 3명이 각 부문 1위를 되찾아 눈길을 끈다.
송 애널리스트는 ‘자동차·타이어’ 부문 1위를 탈환했다. 2017년 하반기 조사부터 2회 연속 이 부문 1위 자리를 내준 그는 도끼를 갈아 침을 만드는 ‘마부작침’의 자세로 노력해 마침내 왕좌를 빼앗아 오며 부활을 알렸다.
이와 함께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가 ‘투자 전략’ 부문에서, 구완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제약·바이오’ 부문에서 2017년 하반기 조사 1위 이후 1년 만에 타이틀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80여 개 국내외 기업을 모두 커버하는 것은 물론 각종 데이터를 매일 분석해 리포트를 쓰고 지방에 있는 작은 기업까지 꾸준히 탐방하는 성실함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일하느라 제대로 챙기지 못한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업황이 좋지 못하지만 국내 완성차업계는 신규 차종과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점유율을 올리면서 반등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현대차는 올 상반기 신차 판매 흐름이 좋고 현대모비스는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제약회사 연구원 출신인 만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려고 노력한다”며 “특히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의 회계 처리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슈 등이 부각될 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등을 따로 공부하며 신속하게 대처해 왔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에는 단순 기대감보다 이익 실현을 목전에 둔 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제약 업종 중에는 대웅제약을, 바이오 업종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올해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미국 출시를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게 추천 이유다.
◆윤창용·김홍식·원재웅 터줏대감 ‘찜’
이번 조사에서는 각 분야의 절대 강자로 꼽히는 베테랑들도 건재를 과시했다. ‘LCD·디스플레이’ 부문에서 22회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가 대표적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거시경제·금리’ 부문을 14회 연속 석권 중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해외 IT 기업 리서치 확대와 적극적인 국내외 기업 탐방, 전시회 참관 등을 통해 글로벌 디스플레이·가전 산업의 흐름을 시장에 빠르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거시경제는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 만큼 함께 호흡해 온 팀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투자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통찰력을 갖출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G2(주요 2개국, 미국·중국)의 패러다임 변화와 정치·정책 지형 변화를 살폈을 때 2019년에는 산업재와 소비재가 상대적으로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2018년 하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중 나이가 가장 많은 김홍식(1968년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통신·초고속 인터넷’ 부문 9회 연속 1위를 유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2014년 하반기 조사에서 1년 6개월 만에 왕좌를 탈환한 이후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증권’ 부문 장기 집권을 예약한 상태다. 2014년 하반기부터 9회 연속 1위다.
김 애널리스트는 “최장수·최고령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일을 그만둔 이후에도 기록이 결코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도 매일 스스로 채찍질하며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 들어 통신 산업 규제 리스크가 소멸했고 5G 상용화에 따른 통신사의 이동전화 매출 성장 기대감도 높아진 만큼 관련 투자 환경과 주가 전망이 매우 밝은 상황”이라며 “올해 6년 만에 연결 기준 영업이익 증가 전환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SK텔레콤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원 애널리스트는 “개인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더욱 열심히 일하라는 채찍으로 생각하고 자본시장의 발전과 애널리스트의 책무를 다해 시장에 도움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 변동성 확대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비율이 높은 회사보다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올해도 돋보일 전망”이라며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매듭지어지기 전까지는 메리츠종금증권이 타 증권사보다 뛰어난 주가 수익률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38개 부문 중 유일한 팀 선정 섹터인 스몰캡 부문 1위는 이번에도 하나금융투자가 차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12월 30일 기존 기업분석실과 자산분석실에 리서치센터 직속 글로벌리서치팀을 신설하며 리서치센터의 위상을 강화했다. 또한 스몰캡 부문 강화 등을 위해 코스닥벤처팀을 새로 만들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코스닥벤처팀장은 20·30대 젊은 팀원들과 조화를 이루며 이 부문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목표다.
이 팀장은 “스몰캡 부문은 중소형 기업 종목이 대부분인 만큼 모멘텀 포착과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코스닥벤처팀을 본격 출범시키는 등 투자자들에게 보다 세심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중소형주 관련 커버리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커버스토리=2018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기사 인덱스]
-조사 결과 : 왕좌 되찾은 ‘하나금융투자’…베스트 애널리스트도 12명 ‘최다’
-대상 :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법인영업 절묘한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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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부문별 순위표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7호(2019.01.14 ~ 2019.01.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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