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접목으로 기술력 강화, 혼합현실로 ‘원거리 회의’도 가능
‘AI가 직원 감정 분석해 자리 배정’…SK텔레콤이 공개한 ‘스마트 오피스’ 가보니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지난해부터 ‘주52시간 근무제’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한국의 오피스는 ‘최고 노동시간에 최소 생산성’이라는 고민을 안고 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SK텔레콤이 ‘스마트 오피스’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은 2월 13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센트로폴리스 빌딩에 구축한 ‘5G 스마트 오피스’를 공개했다.

이곳은 SK텔레콤의 직원 300명이 실제로 근무하고 있고 스마트 오피스 관련 기술을 시현하는 ‘테스트베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살펴본 SK텔레콤의 스마트 오피스는 뚜렷한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AI가 직원 감정 분석해 자리 배정’…SK텔레콤이 공개한 ‘스마트 오피스’ 가보니
◆keyword 1 5G

5G 시대다. 4G보다 10배 빠른 응답 속도와 70배 빠른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를 가진 5G는 다양한 플랫폼과 접목돼 우리의 생활을 바꿔 놓을 전망이다.

통신업계는 5G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통신사들의 새로운 먹거리인 5G를 스마트 오피스에 접목했다. 개인 노트북이나 PC가 없어도 도킹패드에 스마트폰만 꽂으면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과 연동돼 업무를 볼 수 있는 ‘5G VDI 도킹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 시스템은 무거운 기기를 소유하지 않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스마트 오피스’는 고정 좌석 없이도 본인이 원하는 좌석에 앉아 업무를 이어 간다는 특징이 있는데, VDI 도킹 시스템이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5G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이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물리적인 코어 네트워크를 독립된 다수의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SK텔레콤 측은 5G의 핵심 기술인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물리적 네트워크를 데이터 수요에 따라 나눠 사용할 수 있어 안정성과 운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도 한층 강화된다. 5G 기술의 도입으로 분리된 네트워크를 독립적 형태로 운영해 다른 네트워크에 간섭을 받지 않아 업무 보안성도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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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2 연결

스마트 오피스로 탈바꿈한 사무실에선 ‘연결’이 오히려 강화됐다. 이날 SK텔레콤이 선보인 핵심 기술 중 하나는 ‘IT 리얼 텔레프리즌스’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 수 있는 ‘혼합현실(MR)’을 기반으로 한다. M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융합한 서비스다.

원거리에 있는 회의 참가자들이 각자 고글을 쓰고 서버에 동시에 접속한다. 회의 참가자들이 고글 속 MR 속에서 아바타로 만나 실제 회의실에 있는 것처럼 함께 대화를 주고받는다. 텍스트 파일이나 동영상 파일에 국한됐던 공유 자료도 대용량 영상 자료나 3D 설계 도면으로 진화했다.
‘AI가 직원 감정 분석해 자리 배정’…SK텔레콤이 공개한 ‘스마트 오피스’ 가보니
전진수 SK텔레콤 미디어랩스장은 “협업으로 자동차를 만든다면 어떤 색깔을 택할지 가상으로 디자인해 보고 협업자와 함께 원격으로 가상 제품의 사이즈를 늘였다 줄일 수도 있다”며 “가상 제품은 이미지를 육안으로 보며 시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더 정교하고 실제와 비슷한 데이터를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 오피스는 사람과 공간, 사물을 모두 연결한다. SK텔레콤이 그리는 스마트 오피스의 궁극적인 진화 방향도 공간·기술·사람 간 공유로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연결을 통해 근무자는 어떤 장소나 시간에서 일을 하더라도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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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3 無

사무실이 스마트 오피스로 진화하면서 사라진 것도 있다. SK텔레콤의 스마트 오피스에 출근할 때는 출입증이나 지문 인식이 필요하지 않다. 바로 ‘5G 워킹 스루 시스템’을 통해서다. 영상 분석과 AI 딥러닝 기술을 통해 카메라가 직원의 얼굴을 인식하면 바로 출입문이 열린다.

AI는 얼굴의 피부 톤과 골격·머리카락 등 약 3000개의 특징을 찾아내 출입이 가능한 인물인지 확인한다. 인식 속도가 홍채 인식보다 빠르고 양손에 커피나 가방을 든 상태로도 출입할 수 있다. 이 기능은 향후 ‘감정 분석’까지 진화한다는 게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만약 화난 상태로 출근한 직원의 표정을 AI 카메라가 인식했다면 이 직원에게는 햇볕이 드는 좌석이나 휴식을 추천해 준다.

오피스에 없는 것은 또 있다. 임원실·고정석·케이블·칸막이다. 개인이 점유하는 것은 줄이거나 없애고 다수가 협업하고 소통하는 가상회의실·라운지·집중업무실의 비율을 높였다.

이에 따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오히려 높아졌다는 결과도 나왔다. SK텔레콤의 5G 스마트 오피스에 근무 중인 직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80%가 “워라밸 만족도가 향상됐다”고 응답했다. 또 집중도가 향상됐다는 응답도 68%를 차지했다.

신상규 SK텔레콤 ER그룹장은 “5G 스마트 오피스는 단순 공간 혁신이 아니라 5G와 정보통신기술(ICT)이 ‘애자일 방식(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민첩한 조직 형태)’과 결합돼 조직의 유연성을 극대화하고 업무 생산성과 워라밸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밝혔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2호(2019.02.18 ~ 2019.02.2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