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19 한경비즈니스 선정 파워 금융인 30]
[파워 금융인 30]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전문 경영인보다 더 전문적인 ‘오너 CEO’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30년 가까이 증권업과 자산운용업을 경영하고 있는 김남구(56)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실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금융 전문가로 통한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오며 실전 업무를 익혀 업을 꿰뚫는 전문성과 통찰력으로 ‘전문 경영인보다 더 전문 경영인다운 오너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김 부회장은 대학 졸업 후 동원산업 평사원으로 2년간 근무한 뒤 일본 게이오대 경영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석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1991년 김 부회장은 한신증권(동원증권의 전신) 명동지점 대리로 입사해 금융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채권·정보기술(IT)·기획·뉴욕사무소 등 증권업의 여러 분야를 두루 섭렵하며 주요 실무를 익혔고 1998년 자산운용본부 상무와 전무·부사장·전략기획실장을 역임하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2003년 동원금융지주 대표를 맡았고 2004년 동원증권 사장을 겸임했다. 이듬해인 2005년 한국투자증권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17년 한국투자금융은 김 부회장의 주도 아래 인터넷 전문은행 한국카카오은행의 대주주가 되면서 은행지주사로 변모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진화했다.

또한 자산운용사·저축은행·벤처캐피털·헤지펀드·사모펀드(PEF) 전문 운용사 등 전 사업부문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어 가며 업계를 선도하는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한국투자금융은 한국투자증권과 한국카카오은행 등 주요 계열사 실적 호조에 힘입어 2018년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은 2018년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 4983억원을 거뒀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11.2%로 유일하게 10%를 넘기며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하지만 2018년 4분기에 지주 산하 헤지펀드와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일부 계열사들이 부진한 투자 실적을 보인 점은 한국투자금융에 부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파워 금융인 30]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전문 경영인보다 더 전문적인 ‘오너 CEO’
◆ ‘금수저’지만 사서 고생, 몸에 밴 절약정신

김 부회장은 1963년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이른바 ‘금수저’다. 하지만 그는 모험과 도전을 즐겼다. 고려대 재학 4학년 때인 1986년 겨울 북태평양행 명태잡이 원양어선에 오르기도 했다.

‘제대로 한 번 사회생활을 해보자’는 오기로 배 위에서 하루 18시간 넘는 중노동을 4개월간 버텼다고 한다. 김 부회장은 이때 자연스레 체득한 끈기와 도전 정신은 그가 항상 강조하는 말인 ‘왜 안 되죠(Why Not)’를 배웠다고 한다.

김 부회장은 절약 정신이 투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랫동안 구형 에쿠스를 타고 다녔다. 임원들보다 더 오래된 차였는데 작고한 모친이 타던 차였다. 김 부회장은 ‘사람’과 ‘책’에서 경영 아이디어를 구한다. 실제 그는 쉴 새 없이 사람을 만나느라 스케줄에 빈틈을 찾아보기 힘들다. 일요일에도 여의도 본사의 사무실로 나간다.

인재를 중시하는 스타일로 채용에서부터 양성까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경영인으로는 드물게 매년 대학들에서 열리는 채용 설명회 현장을 직접 찾아가 연사로 나서고 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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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4호(2019.03.04 ~ 2019.03.1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