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생인 이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원증권 전략기획실장,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총괄 CIO(투자담당 임원) 등을 거쳤다. 특히 동원증권 상무 시절 전략기획실장으로 한국투자증권 M&A를 이끌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카카오뱅크 설립을 진두지휘했다. 그중에서도 이 대표는 회사 설립에서 가장 중요한 자금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고 회사 자금 유동성에 대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역시 이 대표가 KB국민은행 등에서 유동성 관련 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반면 인터넷은행을 구축하는 데 꼭 필요한 정보기술(IT)은 카카오 부사장을 지낸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담당했다. 이 둘은 2015년 하반기에 카카오뱅크 설립 컨소시엄을 꾸릴 때부터 호흡을 맞추며 공동대표로 경영을 이끌고 있다.
시작은 환상적이었다. 인터넷 전문은행 서비스인 카카오뱅크는 출범 12시간 만에 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18만 명을 넘어섰다. 케이뱅크가 영업 첫날 4만 명이 가입한 것과 비교하면 4배가 넘는 수준이다.
4000만 명 이상 가입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인지도와 공인인증서 등을 갖추지 않고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편리성이 인기 비결이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를 연 2.85%로 결정하는 등 비교적 낮은 대출금리를 매긴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자산이 초기부터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대출 총액과 예금 총액을 비교한 예대율도 94%까지 치솟아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이때 이 대표가 능력을 다시 발휘하며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했다. 일단 이 대표는 2017년 8월 중순부터 유동성 관리를 위해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신용 등급별 한도를 줄이는 한편 2017년 9월 초 카카오뱅크에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2018년 4월 25일 추가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해 7개월여 만에 모두 1조원에 이르는 자본금을 확충했다. ◆ 은행권 최고의 ‘자산·고객 성장률’
카카오뱅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7년 6월 출범 당시 2670억원이었던 총자산은 1년 만에 45배나 늘었다. 단순 평균해 보면 분기마다 1조9700억원씩 증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탄탄한 자기자본(1조1404억원)을 기반으로 여신과 수신을 대폭 늘릴 수 있던 게 주효했다.
작년 말 여신 규모는 9조1000억원, 수신 잔액은 10조8000억원 수준이다. 고객 수는 지난해 말 769만 명으로 월평균 20만~30만 명씩 신규 고객이 유입되고 있다. 자산·고객 성장률로는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규모에선 경쟁사인 케이뱅크는 물론 지방은행 중 제주은행(5조9809억원)을 더블스코어로 넘어섰다. 하지만 이익 측면에서는 지난해 말 210억원의 당기순손실로 마감됐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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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4호(2019.03.04 ~ 2019.03.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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