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그는 삼성그룹의 주요 금융 계열사 임원을 두루 역임한 바 있어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불리기도 한다.
삼성생명 내부에서 그는 ‘공과 사’가 분명한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평소 임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지만 업무에 있어서만큼 다르다는 얘기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으로 정평이 자자하다. 빠른 결단력과 추진력 역시 그의 강점으로 꼽힌다.
◆저가형 상품 시장 공략 나서
현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삼성그룹이 설립한 최초의 소재 산업 기업인 제일합섬(현 도레이케미칼)에 입사한 뒤 2001년 삼성생명 기업구조조정본부 상무에 오르며 첫 임원을 달게 됐다.
이후 삼성카드 경영지원실장, 삼성화재 전략영업본부장(부사장) 등 금융계열사뿐만 아니라 삼성SDI에서도 구매팀 팀장(전무)으로 활약하며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이런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2018년 3월 삼성생명의 수장에까지 오르게 됐다.
그는 취임 이후 내부 직원들에게 가장 먼저 영업력 강화를 주문하며 실적을 보다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삼성생명의 상품 전략을 바꾸기로 결정하고 즉각 실행에 옮겼다. 사실 그가 취임하기 전까지 삼성생명의 보험 상품은 다소 보수적인 성향이 짙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다른 생명보험사와 비교할 때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고가 위주의 상품을 주로 판매해 왔기 때문이다.
현 사장은 보험업계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점차 악화되는 가운데 기존의 상품 전략으로는 실적을 개선하는데 뚜렷한 한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생명보험 시장이 점차 포화 상태에 접어들고 경기 침체로 가입자 수요가 줄어드는 악조건 속에서 고객을 유입시키려면 특단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결과 현 사장은 치아보험과 저해지 종신보험 등을 잇달아 내놓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저가형 상품 시장 공략에 나섰다.
‘미니 암보험’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그간 미니 암보험은 중소형사의 영역으로 인식돼 왔다. 삼성생명이 대형사로는 처음으로 해당 시장 진출을 결정한 것이었다.
또한 지난해 7월 생보업계 최초로 유병자 실손보험을 내놓았다. 해당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손해보험사 대비 낮은 보험료를 무기로 내세우며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 결과 삼성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7364억원으로 전년 대비 37.5%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처분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익이 1조원 이상 반영된 영향이 크지만 전체적인 생명보험업계의 실적 악화 속에서도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즉시연금 미지급금을 놓고 빚어진 금융감독원과의 갈등이다.
지난해 금감원은 삼성생명에 대해 이를 일괄 전액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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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파워 금융인 30] 총괄 표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4호(2019.03.04 ~ 2019.03.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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