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조지프 슘페터는 77년 전 ‘자본주의·사회주의·민주주의(1942년)’에서 처음 자본주의 발전 원동력으로 ‘기업가 정신’과 ‘창조적 파괴’를 주장했다. ‘기업가 정신’은 시대를 막론하고 강조되지만 오늘날처럼 기업가 정신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던 때는 없었다.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하고 그 어떤 것도 상상 가능한 시대다. 과거 한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맹렬한 기업가 정신으로 경제 기적을 일궈낸 경험이 있다. 한국 경제 재도약의 필수 조건인 기업가 정신의 현주소와 활성화 조건을 진단했다. // 취재=이정흔·차완용·최은석·김정우·안옥희·이명지·김영은 기자 / 사진=서범세·김기남·이승재 기자 ]
제4차 산업혁명과 함께 ‘혁신 성장’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기업가 정신이 추락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에 대한 힌트를 찾기 위해 한경비즈니스는 대한민국 국민이 ‘기업가 정신’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조사했다. 이번 설문은 오픈서베이를 통해 3월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각 연령별로 100명씩 모두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기업가 정신’하면 떠오르는 인물, 정주영·김범수 ‘압도적’
대한민국 국민이 생각하는 한국의 기업가 정신은 몇 점일까. 600명의 응답에 대한 전체 평균 점수는 ‘47.16점’이었다. 지난해 암웨이 글로벌 기업가 정신 보고서의 39점보다는 높은 점수지만 여전히 50점에 못 미치는 점수다. 실제 우리 국민 또한 한국의 기업가 정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 않았다.
국내 1세대 기업인들 가운데 창조적 파괴, 혁신, 과감한 도전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한 기업인으로는 정주영 현대그룹 전 명예회장(23.3%)이 꼽혔다. 세부적으로는 50대(27.0%)와 30대(28.0%)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다. 2위는 유한양행의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15.3%)가 꼽혔다. 특히 여성 응답자들의 응답률이 높았는데 그중에서도 50대, 전업주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3위는 오뚜기 창업자인 함태호 전 명예회장(15.2%)이었다. 상대적으로 10대(22%)에게 많은 선택을 받았고 여성 응답자(19%)들의 선택률 또한 높았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와 구인회 LG그룹 창업자는 각각 4위(15.0%)와 5위(11.5%)에 올랐다.
◆과반수 “기업가 정신 하락했다”
1950~1980년대와 경제성장기와 비교해 한국의 기업가 정신이 쇠퇴했느냐는 질문에 과반의 응답자들이 그렇다(41.7%) 혹은 매우 그렇다(14.7%)고 응답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27.2%에 그쳤고 그렇지 않다 (14.8%), 매우 그렇지 않다(1.7%)고 응답했다. 50대 이상은 그렇다(53.0%)의 보기를 많이 선택한 반면 30대(31.0%)와 10대(35.0%)는 비슷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적인 만큼 기업의 창업자가 경영인들의 ‘가업 승계’에 대한 인식 또한 부정적이었다. ‘가업 승계’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에 대해 52.3%의 응답자가 ‘불법·편법적인 상속’을 꼽았다. 30대(61.0%)와 50대(61.0%)의 응답률이 높았다. 전업주부(59.6%)와 직장인(59.1%)의 과반도 이를 꼽았다. ‘2~3세들의 경영권 다툼’도 29.7%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60대 이상(35.0%)과 10대(45.0%)가 많이 선택했다. 이와 비교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대변하는 ‘장인정신’의 응답률은 6.7%, 백년 가게는 5.3%에 그쳤다.
◆기업가 정신 교육 ‘고등학교 때부터’
현재 한국 경제에 가장 필요한 기업가 정신의 덕목을 묻는 질문에는 ‘사회적 책임’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18.3%가 선택했다. 전반적으로 국민은 지금 이 시대의 기업가들에 대해 ‘혁신(6.7%)’, ‘미래 지향(8.5%)’ 등과 비교해 사회적 책임은 물론 반부패(17.7%), 상생(13.8%), 공정 경쟁(13.3%) 등을 더욱 크게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22.0%)와 10대(23.0%)에서 ‘반부패’를 선택한 응답자들이 많았고 50대(19.0%)와 60대 이상(20.0%)의 응답자들은 ‘상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앞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대표적인 기업가’에 대한 질문에서 함태호·유일한 등의 기업인들이 높은 선택을 받은 것과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학교 또는 사회에서 기업가 정신에 대한 교육을 받은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6.2%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61.0%)의 응답률이 매우 높았고 30대(60.0%)와 50대(60.0%)도 높았다. ‘조금 있다’를 선택한 응답자는 36.2%였다. 상대적으로 남성(39.3%) 응답자가 많았고 20대의 48.0%가 선택해 연령별 차이를 보였다. ‘많다’는 응답은 5.7%, ‘매우 많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기업가 정신 교육을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질문에는 ‘고등학교 때부터’라는 응답이 30.3%로 가장 높았다. 대부분 고등학교를 선택한 응답자가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20대(36.0%)와 10대(45.0%)의 응답률이 높았다. ‘중학교 때부터’는 27.5%의 응답자가 선택했는데 상대적으로 60대 이상(33.0%)과 30대(34.0%) 응답자에게서 많은 선택을 받았다. ‘초등학교’를 선택한 응답자도 24.7%였다. 특히 50대 응답자의 37.0%가 선택했다. 이 밖에 ‘대학교 때부터’를 선택한 응답자는 12.7%, 창업할 때는 4.3%였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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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7호(2019.03.25 ~ 2019.03.3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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