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기업가 정신이 희망이다] 4부 '제2 창업' 나선 기업들- 롯데그룹
기업 문화 혁신에 팔 걷어…유연근무제 도입·남성육아휴직 의무화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2015년 9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결정에 재계가 주목했다. 과감한 기업 문화 혁신을 통해 ‘사랑받는 롯데’로 거듭나겠다며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와 내부 경영진이 참여한 ‘기업문화개선위원회’를 출범시킨 것이다.


이후 신 회장의 주도로 내부 임직원들의 ‘행복’을 위한 노동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각종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기업가 정신’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원의 행복’으로 성과 향상 기대

기업문화개선위원회에 소속된 내·외부 위원들은 그간 분기별로 충주 롯데주류 공장, 부여 롯데리조트 등 롯데그룹 계열사 직원들이 근무하는 다양한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행보를 펼쳐 왔다.


직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조직의 문화를 바꿔야 할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매번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직원들을 모아 놓고 도입이 필요한 제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고충을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들었다.

이렇게 모아진 현장의 목소리는 단순한 ‘청취’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 실행에 옮겼다. 실제로 기업문화개선위원회를 통해 롯데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노동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2017년 롯데가 전 계열사에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것도 기업문화개선위원회가 이끌어 낸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임직원들은 자신의 생활 습관에 맞춰 노동시간을 정할 수 있게 됐다.

국내 대기업 최초로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한 것도 마찬가지다. 롯데는 남성 직원들도 배우자가 출산했을 때 1개월 이상 휴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휴직 첫 달에는 통상임금의 100%를 회사에서 보장해 준다.

지난해 역시 기업문화개선위원회 위원들은 여러 현장을 돌며 임직원들의 의견들을 모았다. 그 결과 올해 롯데의 조직 문화는 다시 한 번 진일보했다.

올해 롯데는 신입 사원 학자금 대출이자를 지원하고 출산 축하금과 유치원 지원금을 이전보다 더 늘리기로 했다.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한 만큼 이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도 내부적으로 마련했다. 직장어린이집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직장어린이집 의무 설치 기준은 상시 노동자 500인 이상인 기업이다.


올해부터 롯데는 자체적으로 300인 이상인 곳에 어린이집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현재 25개 그룹사에서 직장어린이집을 운영 중인데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직원들의 양육에 대한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직원들의 업무 의욕을 높여 기업의 지속 성장에 기여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다양한 조직 문화 혁신을 통해 업무 몰입도뿐만 아니라 회사에 대한 애사심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물론 기업문화개선위원회의 역할은 단순이 내부의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데 그치는 것은 아니다. ‘사랑받는 롯데’로 거듭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출범한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올해 롯데는 국가적 재난으로 떠오른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미세먼지 프리(Free)’ 캠페인을 통해서다.

롯데는 향후 시설 개선을 통해 사업장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저감해 나갈 방침이다. 또 야외에서 활동하는 노동자를 위한 대책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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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7호(2019.03.25 ~ 2019.03.3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