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금융소비자 900명 설문 '2019 모바일뱅킹 앱 평가']
-은행별 디지털 전략 : NH농협은행
이대훈 행장, 단순 업무 로봇 대체 ‘선도’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의 체질을 바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야심차게 진행 중이다. 올해를 디지털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경쟁력을 강화해 디지털 금융을 이끄는 선도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2018년 취임 이후 디지털화에 주력해 온 성과도 점점 가시화하고 있다.

5개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합한 ‘NH스마트뱅킹 원업(one-up)’은 이용자가 750만 명을 넘었고 모바일 플랫폼인 ‘올원뱅크’는 출시 2년 반 만에 가입자 350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올원뱅크는 2018년 간편 송금 이용 금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오픈 API 개발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전문 은행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 클라우드 브랜치로 비용 80% 절감

농협은행은 빅데이터·클라우드·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농협은행은 2018년 5월부터 추진 중인 빅데이터 플랫폼 ‘NH 빅스퀘어’를 구축해 전 은행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문화 토대를 조성할 계획이다. 금융지주 차원에서는 계열사 데이터를 통합하는 ‘농협금융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 단계적으로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면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2020년까지 1000명 이상 양성할 계획이다.

또한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을 도입,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업무를 로봇으로 대체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말 국내 금융권 최대 규모의 ‘RPA 컨트롤룸’을 구축하고 카드·여신 등 주요 업무에 RPA를 도입한 상태다. 올해는 재무·내부 통제·외환 등 본점 업무로도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농협은행의 디지털 전략 중 금융 지식을 학습한 인공지능(AI) 업무 도우미 ‘아르미 AI’도 빼놓을 수 없다. 아르미 AI는 고객 목소리를 실시간 문자로 변환하고 분석해 고객 문의에 답변하는 일종의 금융봇(Bot)이다. 음성 인식률이 88%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르미 AI는 지난해 말 올원뱅크와 스마트 뱅킹 챗봇에도 도입된 바 있다.

기업 고객의 금융거래를 간편하게 만드는 디지털 서비스도 구축했다.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클라우드 브랜치’는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기업의 금융 업무와 자금 관리 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가상 은행 점포다. 클라우드를 활용해 기업 자금을 관리해 주기 때문에 고객이 물리적 서버를 운영하지 않아 관리하기가 편리하고 보안면에서도 안전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구축과 유지를 위한 비용도 최대 80% 정도 절감할 수 있어 출시 1년 만에 10배 이상 고객이 늘었다.

이 밖에 블록체인 기술 발전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주요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외부와 협력,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한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디지털 신사업을 이끌어 나갈 내부 직원들의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있고 디지털 금융 부문 내 애자일 조직도 시범 도입했다.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학습 조직도 운영 중이다. ‘NH스마트리더’ 역시 내부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제도다. 2014년부터 운영 중인 이 제도는 e금융 제도·서비스에 대한 영업 현장 의견 제시, 마케팅 아이디어 제안, 영업점 교육 등 현장 소통 역할을 담당하는 현장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한다.

최신 기술 트렌드 연구와 사업화를 위한 대규모 디지털 연구·개발(R&D)센터도 농협은행의 디지털 금융을 향한 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R&D센터와 핀테크혁신센터로 구성된 ‘NH디지털혁신캠퍼스’가 그것이다.

이곳은 농협은행의 디지털 신기술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고 스타트업 발굴 육성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추진하는 디지털 컨트롤타워다. 최근 농협은행은 디지털 제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핀테크·프롭테크·어그리테크 등 분야 혁신 스타트업 33곳을 선발했다. 유망 스타트업에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제공, 육성하고 향후 이들과 제휴한 금융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다.


[인터뷰 - 김남열 NH농협은행 디지털채널부 부장]

이대훈 행장, 단순 업무 로봇 대체 ‘선도’
“‘올원뱅크’·‘원업’ 투 트랙 전략…4년 내 ‘천만 앱’ 목표”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은 올해 두 가지 모바일 채널인 올원뱅크와 통합 스마트 뱅킹에 주력할 계획이다. 금융지주 계열사 서비스를 통합한 범농협 차원의 ‘올원뱅크’와 스마트 뱅킹 등 5개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합한 ‘NH스마트뱅킹 원업’을 통한 투 트랙 전략을 펼 계획이다. 모바일 뱅킹 앱을 담당하는 김남열 디지털채널부장은 “지주 대표 앱인 올원뱅크의 간편 송금 서비스에 연내 결제 기능을 탑재해 농협의 종합적인 결제 앱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며 제휴 서비스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뱅킹 앱의 인기 비결은.
“‘올원뱅크’는 번거로운 영업점 방문이 필요 없고 농협은행 계좌가 없는 고객도 타행 계좌 인증으로 올원뱅크에 쉽게 가입할 수 있다. 이용자 수 증가는 고객 편의성 극대화가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NH스마트뱅킹 원업’은 단순 조회부터 이체, 공과금 납부, 상품 가입까지 비대면으로 풀 뱅킹(full banking) 서비스를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원업은 이용자 수 60만 명 증가, 올원뱅크는 현재 350만 명에서 150만 명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200만 명씩 늘려 4년 뒤 ‘천만 앱’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

▶농협은행 모바일 뱅킹 앱 이용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앱 이용률이 높다는 것은 전국 곳곳의 고객이 영업점에서 스마트 뱅킹으로 유연한 채널 변경이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협은행은 2010년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출시 직후부터 타행 대비 10배 이상의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용률 격차를 벌려 왔다. 또한 매년 고도화 프로젝트를 통해 모바일 뱅킹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 금융 트렌드를 선도했다.”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 서비스는 무엇이 있나.
“농협은 60대 이상 인터넷 뱅킹과 스마트 뱅킹 가입자 수 비율이 각각 10.3%, 8.9%다. 고령층 고객을 위해 60대 초과 고객이 스마트 뱅킹에 로그인하면 홈 화면에서 큰 글씨로 서비스를 표기하는 ‘큰글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르신 전용 상담 창구를 통해 느린 말로 각종 금융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2030 젊은 세대를 공략할 서비스는 있나.
“‘인공지능(AI) 상담톡’과 ‘모바일 일회용 비밀번호(OPT)’는 밀레니얼 세대에 인기가 많은 서비스다. 어려서부터 디지털을 경험한 밀레니얼 세대들은 서비스가 불편하면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센터로 전화해 대기할 필요가 없는 ‘AI 상담톡’으로 실시간 소통한다. 또한 ‘모바일 OTP’를 스마트폰에 발급해 실물을 소지하지 않아도 고액 거래가 가능해져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한 통합 모바일 뱅킹 앱 ‘NH스마트뱅킹 원업(one up)’의 강점은 무엇인가.
“앱을 통합하는 것은 신규로 만드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지난 한 해 동안 알게 됐다. 2018년 초부터 관련 부서 태스크포스팀을 이끌어 약 8.5개월 만인 12월 8일 서비스를 오픈했다. NH스마트뱅킹은 강점은 안전한 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올해 2월 기준 한달간 거래 금액이 29조4000억원에 달할 만큼 방대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여기에 다양한 앱을 통합하려면 안정성이 중요했다. 또 고객 편의를 위해 뱅킹·금융상품몰·퇴직연금·인증·알림 등 앱을 하나로 통합한 원 앱(one app)을 구현한 것도 강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빅데이터·AI·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금융 서비스를 접목해 고객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모바일 뱅킹 앱은 어떻게 진화할까.
“디지털 가속화와 고객 성향 변화 등에 따라 모바일 뱅킹은 결국 완전한 비대면 업무가 가능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도 전체 거래량 중 창구를 통한 처리 비율이 3.8%에 불과하며 나머지 거래는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 자동화기기를 통해 처리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고객이 일상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계속 발굴해 모바일 뱅킹에 탑재하고 고객이 찾는 뱅킹 앱이 되도록 발전시켜야 한다.”

▶신규 서비스는 언제 출시하나.
“NH스마트뱅킹에는 영업점 업무 비대면화와 고객 경험 확대를 위한 신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세부적으로는 휴대전화 번호에 기반한 연락처 송금과 일정 금액을 나눠 낼 수 있는 더치페이 서비스, 계좌 비밀번호 초기화와 분실 신고 해제의 비대면 처리를 가능하게 해 편의성을 높일 것이다. 올원뱅크에는 제로페이를 비롯한 간편 결제 서비스, 올원 전용 특화 금융 상품과 금융지주 통합 상품,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AI 기반의 음성 뱅킹, 챗봇 서비스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핀테크 기업과 제휴한 금융 서비스도 확대할 예정이다.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AI 스피커 뱅킹(가칭) 서비스 신규 출시와 함께 바이오 인증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고기능 자동화기기(STM)을 무인 점포 내 도입하는 등 다양한 플랫폼과 연계한 뱅킹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ahnoh05@hankyung.com


[커버스토리=2019 은행 모바일 뱅킹 앱 평가 인덱스]
-①금융소비자 900명 설문, 2019 은행 모바일 뱅킹 앱 평가
-모바일 뱅킹 평가 1위 기업은행 ‘i-ONE뱅크’
-②은행별 디지털 전략
-국민은행 : “2025년까지 디지털에 2조원 투자”…애자일 조직이 변화 이끈다
-신한은행 : ‘돈키호테’ 자처한 진옥동 행장…“채용부터 조직까지 다 바꾼다”
-KEB하나은행 : ‘1200명 디지털 전문 인력 키운다’…‘GLN’ 본격 가동
-우리은행 : 차세대 전산 시스템 본격 가동…개방형 혁신 '오픈 파이낸스'로 승부
-NH농협은행 : 범농협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중…단순 업무 로봇 대체 '선도'
-IBK기업은행 : '동반자 금융', 디지털로 재창조…“인터넷 은행 넘어선 경험 제공”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8호(2019.04.01 ~ 2019.04.0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