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기적을 만드는 최강의 영업팀36] 카카오뱅크 상담챗봇팀

슬기로운 은행 생활, ‘챗봇’을 찾아주세요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인터넷 은행의 등장은 금융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꿔 놓았다. 예전에는 계좌 하나를 개설하려고 해도 은행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어야 했지만 지금은 그저 몇 번의 클릭이면 충분하다. 인터넷 은행의 대표 주자인 카카오뱅크의 상담챗봇팀은 24시간 365일 언제나 열려 있는 ‘온라인 지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930만 명이 넘는 고객들과의 소통 창구로 카카오뱅크 판매 상품의 세일즈에 숨은 공로자 역할을 하고 있다.


◆빅데이터로 ‘고객 마음’ 읽는 능력도 진화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인터넷은행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은 크게 네 가지다. 콜상담·톡상담·1:1문의 그리고 상담챗봇이다. 상담챗봇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챗봇’이 고객의 질문에 답하는 채널이다. 2018년 6월 첫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고객들의 이용률이 높아지며 현재 이 비율은 40% 가까이 증가했다. 카카오뱅크과 고객과 소통하는 ‘주요 채널’ 중 하나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것이다.


AI를 기반으로 한 ‘챗봇’이라고 하면 은행 업무와 관련된 ‘기본적인 사항’을 안내하는 등의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챗봇과 고객의 소통 내용을 살펴보면 꽤 정교한 내용까지 답변을 주고받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담챗봇팀원들이 바로 이 챗봇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의 주 업무는 고객이 카카오은행에 소통을 원하는 내용을 ‘미리 예상’해 관련 콘텐츠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 소통의 내용은 매우 광범위하다. 특정 상품과 관련한 문의나 카카오뱅크 서비스 전반에 대한 불편함은 물론 특히 신상품이 출시됐을 때 쏟아지는 고객들의 문의를 어떻게 ‘쉽고 효율적’으로 전달해 줄지 구상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상담챗봇팀을 이끌고 있는 최영미 매니저는 “팀원들 중 고객 서비스 부문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직원들이 상당수인데 이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요구 사항을 미리 ‘예측’하고 관련된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물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사항에 대한 예측이 직원들의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뱅크에 쌓인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통해 정교한 분석을 거친 뒤 고객들의 카카오뱅크 금융 상품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때로는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함으로써 더 많은 고객이 카카오뱅크에 유입되도록 하는 선순환 효과를 만들기도 한다. 최근 환율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늘어난 것에 기반해 개발한 ‘환율 계산기’나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문의가 많은 ‘상환 대출이자 계산기’ 등이 대표적이다.


최 매니저는 “상담챗봇을 통해 고객들이 문의하는 내용을 분석해 콘텐츠 기획에 반영하고 있다”며 “챗봇이 고객들에게 응대할 수 있는 범위나 답변 또한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챗봇이 고객의 문의를 보다 정확하고 세심하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카카오와 협업을 통해 주 단위로 자연어 처리(NLU) 기계 학습도 진행 중이다.


◆신상품 출시 때마다 바빠지는 ‘챗봇팀’


고객 응대 채널로서 챗봇팀의 역할이 특히 두드러지는 때가 있다. 카카오뱅크에서 신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했을 때다. 인터넷 은행의 특성상 카카오뱅크에서 출시하는 신상품이나 서비스는 고객들이 기존에 접해 보지 못했던 콘셉트의 상품들이 상당수다. 이뿐만 아니라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모든 과정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고객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바로 이러한 고객들의 ‘심리적 진입 장벽’을 없애는 데 챗봇팀이 상당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2018년 12월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 서비스 출시 때다. 카카오뱅크 상담챗봇은 카카오뱅크의 이용 고객이 아니더라도 카카오톡을 통해 누구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챗봇이 ‘신상품’에 대한 자연스러운 온라인 영업에 최적화된 채널로서 기능할 수 있는 이유다.


실제로 신상품의 출시 때마다 챗봇에 유입되는 고객들이 급증하는 패턴을 보이는데 이와 같은 패턴이 반복되며 챗봇을 활용하는 고객 또한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지난해 12월 출시된 모임통장이다. 최 매니저는 “당시 챗봇 서비스 출시 이후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때였지만 이를 감안해도 모임통장 개설과 함께 챗봇을 통해 문의하는 고객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모임통장이라는 서비스의 특징이 한사람이 카카오뱅크를 쓰면 모임에 속한 다른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에 노출되는데 이 중 챗봇을 통해 상품에 대해 문의하고 가입 절차를 안내받은 뒤 실제 카카오뱅크 고객이 된 이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챗봇을 통해 가장 많이 들어오는 문의 사항을 분석해 보면 고객들이 관심 가는 상품에 대한 안내와 개설 방법, 체크카드 발급과 등록 방법에 대한 문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고객이 관심 가는 상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실제 가입까지 이어지도록 자연스럽게 안내하는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다.


최 매니저는 “과거에는 신상품을 무작위로 고객들에게 노출하는 방식으로 홍보와 영업이 이뤄졌는데 이제는 고객들의 성향이 변해 그런 방식은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고객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것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노출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챗봇팀 또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복잡하고 어려운 설명을 늘어놓는 대신 짧은 동영상을 통해 사용법을 보여주거나 관련된 질문들을 고객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말풍선 형태로 제공하는 것 등이다.


최 매니저는 “카카오뱅크의 슬로건이 ‘같지만 다른 은행’인데 이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고객들과 첫 접점을 만드는 챗봇과 같은 채널”이라며 “은행 이용자들의 패턴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챗봇팀도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 정보를 그때그때 제공하고 실제 가입까지 할 수 있도록 세심한 부분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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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5호(2019.05.20 ~ 2019.05.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