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A to Z]
-‘크립토 겨울’ 넘기 위한 무분별한 거래량 확대 지양해야…결국 건전한 거래소가 살아남을 것
성장하는 암호화폐 시장, 진화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차명훈 코인원 대표]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는 오랜만의 활기가 돌고 있는 듯 보인다. ‘크립토 겨울'로 표현되던 몇 달간의 암호화폐 하락장을 지나, 올 초부터 시작된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탄력을 받아 이어지고 있는 요즘이다. 여기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IT 기업들뿐만 아니라, JP모건 등 전통 금융권의 블록체인 사업 진행 소식들, 각종 제도권의 규제 도입 움직임 등 여러가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지금의 블록체인 업계는 여전히 태동기를 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점차 사업적으로든 기술적으로든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고, 또 글로벌 및 국내의 다양한 거래소들이 서비스를 고도화시키고 사업을 다각화하며 발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어떤 거래소들은 여전히 좋지 않은 이슈로 뉴스에 오르내리고, 수수료 수익만을 위해 거래량을 올리기 위한 무분별한 상장 또한 계속되고 있다.


다시 한 번 지난 겨울을 떠올려보자. 암호화폐 투자로 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가 신화처럼 퍼지며 돈이 몰렸고, 큰 자금이 유입되던 시장이 투기적인 양상을 띄게 되자 국가에서는 이를 제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에 각종 거래소 해킹과 사기 사건들이 발생했고, 그렇게 크립토 겨울이 찾아왔었다.


그런 상황에서 작년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가 집중한 것은 거래량이었다. 거래소에서는 거래량을 올리기 위해 다수의 알트코인들을 상장했다. 다수의 거래소에서 수수료 제로 또는 수수료 페이백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더 나아가 ‘트레이드마이닝(Trade Mining)’을 이용해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는 거래소들도 생겨났다. ‘트레이드마이닝’이란 거래자가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거래량에 따라 거래소 코인을 채굴 형태로 보상받는 방식을 말한다. 수수료 무료, 배당 수익 등 다양한 형태의 거래소 토큰이 존재한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자전거래가 발생하고, 토큰에 대한 니즈가 감소해 물량이 많아지면서 토큰 자체의 가치가 하락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암호화폐 거래소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잠시 전통 증권 시장의 발전과정을 살펴보자. 전통 증권 시장에서 벤처캐피탈과 헤지펀드는 기업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투자를 진행한다. 투자은행들은 기업이 주식을 상장할 수 있도록 중간 절차를 도와주고 리서치 페이퍼를 발간하기도 한다. 상장된 주식들은 거래소 또는 장외시장을 통해 거래되기도 한다.

암호화폐 시장도 증권시장과 비슷한 양상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벤처캐피탈과 크립토 펀드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팀에 투자를 일으킨다. 또한 해당 프로젝트의 암호화폐는 거래소를 통해 상장이 되기도 하고, 거래소는 그 프로젝트에 대한 리서치 페이퍼를 발간하기도 한다. 이처럼 암호화폐 시장은 전통 금융시장과 굉장히 유사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렇듯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거래소 역시 진화와 분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기존 금융 시장과 같이 암호화폐 거래소 또한 다양한 금융 상품과 트레이딩 시스템을 선보이며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 추세를 살펴보면 F2C(Fiat to Crypto) 법정화폐-암호화폐 간 거래소에서, C2C(Crypto to Crypto) 암호화폐-암호화폐 거래소가 자연스럽게 생겨났고, 이제는 파생상품 거래소와 장외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더불어 블록체인의 특장점을 살린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


크립토 겨울이 지나고 본격적인 업계의 성장이 계속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 성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즉 이제부터는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는 거래소가 아닌, 각자의 방식으로 업계의 건전한 성장을 지향하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살아남아 진화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장하는 암호화폐 시장, 진화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차명훈 대표는 화이트해커 출신의 최고경영자(CEO)로, 포항공과대 컴퓨터공학과 재학 시절 데프콘 CTF와 코드게이트 국제해킹방어대회 등 세계 최고 권위의 해킹 대회에서 상위에 입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차 대표는 이처럼 보안에 특화된 경력을 바탕으로 보안에 강점을 둔 세계 최고의 기술 기반 암호화폐 거래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2014년 코인원의 전신인 디바인랩을 설립했다. 이후 국내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로 성장한 코인원은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연결을 세상에 스며들게 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원과 해외 송금 플랫폼인 크로스를 운영하고 있다. .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1호(2019.07.01 ~ 2019.07.0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