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알파 등 상장 리츠, 수익률과 배당 모두 챙겨…롯데·NH 하반기 상장 대기

[한경비즈니스= 이홍표 기자] 부동산 시장이 정부 규제 등에 따라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리츠(REITs : 부동산투자회사)에 눈을 돌리고 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영해 임대료 등의 수익을 되돌려 주는 주식회사다. 부동산 투자 접근이 어려운 소액 투자자도 투자에 참여해 이익을 배당받을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부동산투자회사법 제28조에 따라 리츠는 해당 연도에 벌어들인 순자산액 중 배당이 가능한 금액의 90% 이상은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한다.

상가정보연구소가 7월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설립돼 있는 리츠(오피스·리테일·주택·호텔 등 포함)는 총 231개로 지난해 12월(219개)보다 12개 증가했다. 6개월 새 약 5% 증가한 것이다. 지난 4년간 리츠 수는 2015년 125개, 2016년 169개, 2017년 193개, 2018년 219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저성장·저금리 속 달아오르는 리츠 펀드



은행 금리 훨씬 웃도는 배당 매력

또 6월 기준 리츠의 자산 규모는 44조원으로, 6개월 새 2조원 늘어났다. 지난 4년간 리츠의 자산 규모는 2015년 18조원, 2016년 25조원, 2017년 34조5000억원, 2018년 42조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부동산 투자 수익을 나눠 주는 구조라는 점에서 부동산 펀드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다른 점도 많다. 부동산 펀드는 하나의 펀드에 하나의 자산(부동산)만 보유할 수 있다. 리츠는 여러 개의 자산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상장 리츠가 늘어나고 있다. 상장 리츠는 주식과 같이 증시에서 쉽게 거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목할 것은 상장 리츠의 수익률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리츠의 평균 수익률은 주가 상승분까지 더하면 연 8.5%다. 이는 은행예금 금리 1.87%나 회사채 3년물(신용 등급 AA-) 금리 2.6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특히 미·중 무역 분쟁 여파로 변동성이 심해진 주식과 비교해도 배당 매력은 물론 가격 상승효과까지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저금리 상황에서는 리츠 운용사가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져 순이익이 더 커진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은행은 7월 18일 3년 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경제 여건상 국내 저금리 상황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신한알파리츠·이리츠코크랩·모두투어리츠·케이탑리츠·에이리츠 등 5개다. 이 중 주목할 만한 리츠는 신한알파리츠와 이리츠코크랩이다. 나머지 3개와 달리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리츠코크랩은 국내 상장 리츠 가운데 첫 중대형 리츠다. 시가총액 3800억원 규모(6월 24일 기준)다. 유통 기업 이랜드리테일이 운영 중인 대형 쇼핑몰 가운데 매출 상위권 다섯 곳을 기초 자산으로 담고 있는 게 특징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NC백화점이나 아울렛에 간접 투자하는 셈이다. 이들 점포에서 발생하는 연 임대료 수익은 지난해 말 기준 41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185억원 정도가 두 차례에 걸쳐 배당됐다. 상장 당시 예상 연간 배당금 169억원을 웃돌았다. 주당 배당금은 지난해 상반기 118원에서 하반기 175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 상반기에도 같은 수준의 주당 배당 계획이 공시됐다.

신한알파리츠는 도심 대형 오피스를 담고 있다.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크래프톤타워(구 판교알파돔타워4)’와 서울 ‘용산 더프라임오피스’다. 당초 크래프톤타워만 기초 자산으로 담고 상장됐지만 5개월여 만에 유상증자를 통해 용산 오피스를 자산으로 편입했다. 이들 빌딩은 주요 기업이 임차 고객이어서 공실 위험이 낮은 편이다. 용산 더프라임엔 신한생명과 KT 등이 입주했다. 판교 크래프톤타워엔 네이버와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자회사 스노우, 인기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크래프톤 등의 기업이 입주했다. 신분당선 판교역과 바로 연결된 데다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밀집한 테크노밸리도 인근이다. 이 같은 입지 조건 때문에 공실이 없다. 입주를 원하는 기업이 있어도 자리가 없어 들어가지 못한다.

신한알파리츠는 공모주 청약 당시 1140억원 모집에 4928억원이 몰렸다. 4.3 대 1의 경쟁률은 상장 리츠 최고 기록이다. 기대 수익률은 5년 평균 연 6.1%, 10년 평균 연 7.0% 수준이다. 신한리츠운용 관계자는 “기업이 설비투자를 하듯 리츠 또한 주주들에게 성장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앞으로 선진국 리츠처럼 증자 등을 통해 20~30채의 빌딩을 담는 리츠로 키워 나가는 게 장기적인 전략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7월 19일엔 국내 부동산 관련 첫 상장지수펀드(ETF)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장한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 ETF’다.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 ETF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중 리츠와 특별자산·부동산집합투자기구 등 특별자산군을 우선 편입하고 나머지를 일반 주권군으로 구성하는 국내 첫 부동산 관련 ETF다. 장기적으로 특별자산군 종목이 증가하면 특별자산군 종목으로만 지수를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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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리츠 묶은 ETF도 출시

퇴직연금(DC·IRP) 계좌로 개별 리츠·부동산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제한이 있지만 ETF는 개인·퇴직연금 계좌로 투자가 가능하다.

굵직한 신규 상장 리츠 상품도 예고돼 있다. 올해 수요 예측 부진으로 홈플러스리츠 상장이 좌절됐지만 롯데AMC와 NH리츠운용이 10월 대형 리츠 상장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롯데AMC·한국투자증권은 자산 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롯데리츠’ 관련 기업설명회(NDR)를 최근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롯데 측은 홈플러스 실패를 타산지석 삼아 여러 흥행 요소를 배치했다.

우선 롯데쇼핑이 임차인이자 주요 투자자로 있는 ‘앵커리츠’로 설립한다. 롯데가 보유 부동산을 리츠에 넘기고 발을 빼는 게 아니라 끝까지 리츠의 주요 주주로 남아 임대 운용에 신경을 쓰겠다는 뜻이다. 롯데리츠의 전체 자산 규모는 1조5000억원이다. 이 중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현물 출자한 지분 4200억원을 지속적으로 보유할 방침이다. 이 밖에 약 5000억원의 자본은 공모를 통해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에게서 조달한다. 총자본 규모는 9000억원 선으로 추후 증자 또는 주가 상승을 통해 시가총액이 1조원이 되면 글로벌 리츠 지수에 편입될 수 있는 점도 롯데 측이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마트보다 백화점 위주로 자산을 편입해 임대 수입의 안정성도 높일 계획이다. 백화점은 강남점뿐만 아니라 구리점·창원점·광주점 등을 담을 예정이며 마트는 김해점·의왕점, 아울렛은 대구율하점·청주점 등을 담는다.

NH리츠운용도 업계 최초로 재간접 리츠의 10월 상장을 위해 서두르고 있다. 재간접 리츠는 실물 부동산에 투자된 펀드나 리츠의 수익증권에 분산 투자하는 리츠로 ‘재간접 펀드’와 유사하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에 7월 14일 리츠 영업 인가를 신청했다. 재간접 리츠에 담을 자산은 서울스퀘어(구 대우빌딩), 삼성물산 서초사옥, N타워, 잠실 삼성SDS타워 등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 4개의 일부 지분을 담는다. 이들 빌딩은 NH투자증권이 매입해 상당 부분 기관투자가와 개인 투자자들에게 재매각한 물건들이다. 상장 규모는 우선 1180억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당수익률은 5% 선으로 예상된다. NH리츠운용 관계자는 “상장 이후 추가로 기존 펀드나 리츠의 지분을 담거나 실물 부동산도 가능하면 편입해 시가총액 규모를 키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hawlling@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4호(2019.07.22 ~ 2019.07.2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