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 7월 중 국토부 공모 시작
- 지역 간 형평성·부동산 시장 안정 등 선정 가능성 높아
경인로 등 서울시 ‘7대 도시재생 뉴딜 사업’, 이번엔 선정될까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영등포·경인로 일대’, ‘정동 일대’, ‘마장동 일대’, ‘용산전자상가 일대’, ‘청량리 종합시장 일대’, ‘안암동 캠퍼스타운 일대’, ‘4·19사거리 일대’ 등은 서울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이다.

도시가 정비된 지 수십 년이 흘러 기반 시설이나 인프라가 열악하다. 이 때문에 서울시와 해당 자치구는 이들 지역을 ‘7대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로 정하고 수년째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주무 기관인 국토교통부로부터 번번이 사업의 계획이 반려되고 있다. 최근인 올해 상반기에만 해도 서울시는 이들 지역에 대한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국토부에 신청했지만 심사에서 탈락했다.

이는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국토부가 서울시 부동산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이들 지역이 도시재생 뉴딜 사업으로 선정되면 집값이 더욱 폭등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와 해당 구는 올 들어 부동산 시장 열기가 식고 있다는 점을 들어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서울시는 물론 건설사도 바라는 도시재생
경인로 등 서울시 ‘7대 도시재생 뉴딜 사업’, 이번엔 선정될까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토부는 하반기 도시재생 뉴딜 사업 선정을 위한 공모를 준비 중이다. 아직 정확한 일정이 공개된 상황은 아니지만 올해 초 발표된 일정대로라면 7월 중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는 이번 하반기 도시재생 뉴딜 사업 공모를 통해 70여 건의 사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초 계획한 도시재생 뉴딜 사업 선정 건수가 100곳 내외로 잡혀 있었지만 상반기 선정에서 22곳밖에 선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예산이나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 따라 예상보다 적은 사업지가 선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는 이번 하반기 공모가 7대 도시재생 뉴딜 사업 선정의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사업 선정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지 않도록 지역 간 형평성을 고려한다는 점과 서울시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서울시 사업들이 다수 선정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도시재생 뉴딜 사업 선정에서 서울시는 그동안 찬밥 신세였다. 지난해 총 99건의 사업이 선정된 가운데 서울시는 7건만 포함됐고 올해 상반기 선정된 22건 사업 중 서울시 사업은 1건에 불과했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7대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는 건설업계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7건 모두 경제 기반형 또는 중심 시가지형 사업들로 사업 규모가 크고 사업성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사업이 추진되기만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현재 건설업계는 마땅히 사업할 건수가 없다. 정부 규제로 주택 사업이 어렵고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은 매년 삭감되고 해외 수주도 저가 경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럴 때 서울시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추진된다면 건설사들에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 역시 “서울시 7대 도시재생 뉴딜 사업은 사업팀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사업 추진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하반기에 사업이 선정된다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각 지역이 품고 있는 특색을 살린다

7대 도시재생 뉴딜 사업 중 서울시와 건설업계의 관심이 가장 높은 사업은 ‘영등포·경인로 일대’다. 이 지역은 52만1000㎡의 부지에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데다 경제 기반형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어 선정된다면 5년 동안 시비 375억원과 국비 25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과거 역 주변에 형성된 성매매 집결지와 기계·금속 제조업체가 몰려 있던 이 일대는 산업 구조의 변화와 함께 쇠퇴했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을 통해 경인로 대로변 일대에 39층짜리 호텔과 22~29층짜리 업무 시설 등을 지어 기업을 유치하고 문래예술창작촌 주변을 정비해 문화예술과 상권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에 자리 잡고 있던 철공소와 영세 제조업체들은 스마트 공장을 지어 이주를 유도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영등포·경인로 일대를 개발해 향후 서남권 성장을 견인하는 경제 거점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정동·마장동·용산전자상가·청량리종합시장·안암동캠퍼스타운과 4·19사거리 일대는 중심 시가지형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시청역부터 서대문역 인근 돈의문에 이르는 60만㎡의 정동 일대는 문화재가 상당수 있는 만큼 이 가치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도시재생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근현대 역사 문화 자산을 보유한 근대 외교 타운의 중심지 정동은 외교문화공원과 역사보행 탐방을 위한 대한제국의 길 조성을 통해 가치를 회복한다.

서울시 전체 축산물 유통의 70%를 담당하는 마장동 ‘마장축산물시장’은 고질적인 문제인 악취와 청결도를 해결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고 청계천 등 주변 지역으로 걷기 쉽도록 접근성을 개선한다.

용산전자상가는 2000년대 이후 쇠퇴하고 있는 상권을 전자 산업 기반의 복합 문화 교류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기존의 무한창의협력공간·디지털대장간 등 창업 지원 인프라를 활용한다.

인근 숙명여대, 지방 대학과 협력해 디지털캠퍼스를 구축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청량리 종합시장 일대는 한방·농수산물·청과물 등의 자원을 활용한 특화 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4·19사거리 일대는 지역 역사· 문화예술·도시형 여가 중심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2개 핵심 사업인 역사·문화예술 특화거리 조성 사업과 주민 활동 복합 거점 조성 사업을 비롯한 총 9개 마중물 사업, 대상지와 연계한 11개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안암동 캠퍼스타운은 대학과 지역을 연계해 청년의 현실적 문제 해결과 지역의 상생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성북구는 시설 조성보다 지역과 대학을 연계해 창업 육성, 주거 안정화, 문화 특성화, 상권 활성화, 지역 협력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한다. 도시의 중요한 자산인 대학의 역할을 지역 발전의 거점 시설, 실행 주체로 강화해 청년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과 상생 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4월 7대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 다음으로 추진할 홍릉 일대 등 8곳을 새로운 도시재생 지역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번에 후보지로 선정된 곳은 경제 기반형인 홍릉 일대와 근린 재생 중심 시가지형인 광화문 일대, 북촌 가회동 일대, 효창공원 일대, 면목동 일대, 구의역 일대, 홍제 역세권 일대, 풍납토성 역세권 일대 등이다.

유일하게 경제 기반형 후보지로 선정된 홍릉 지역에는 청년 일자리 창출, 공동체 회복과 지역 융합을 위한 지역 밀착형 도시재생 실현을 위해 다양한 중소 규모 핵심 앵커 시설이 새롭게 들어설 예정이다.

중심 시가지형으로 선정된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옛길·육조거리터 등의 역사 자원과 문화시설을 활용한 역사 문화 특화 계획을 수립하고 북촌·서촌·종로·정동 등 주변 지역과의 연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들 후보지들은 사업 결과와 부동산 시장 영향 등을 고려해 오는 8월 최종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선정된다.
경인로 등 서울시 ‘7대 도시재생 뉴딜 사업’, 이번엔 선정될까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4호(2019.07.22 ~ 2019.07.2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