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에서 공급된 에너지원으로 수소차, 건물용 연료전지, 발전용 연료전지, 수송용 연료전지 등 수소 경제가 움직인다. 연료전지가 곧 수소 경제의 심장인 셈이다.
정부도 수소 경제에서 연료전지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올 들어 발표한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 역시 연료전지와 수소전기차를 양대 축으로 정하고 있다. 정부 지원과 정책이 집중되면서 연료전지 산업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관련 예산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수소연료전지 관련 예산은 약 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배 가까이 증액됐다.
연료전지 시장의 성장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삼정KPMG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연료전지 시장은 103억3200만 달러(약 1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연료전지 시장 역시 올해 12억54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퓨얼셀,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 두각 정부가 ‘수소 산유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산업계에서도 새로운 에너지원을 향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화력과 원자력발전 관련 설비 생산과 발전소 시공이 주력 사업이었던 두산 역시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친환경 미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한국이 주도하는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두산은 지난 10월 1일 (주)두산 연료전지 사업부문이었던 두산퓨얼셀을 분사했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연료전지 기자재와 서비스 사업을 통해 올해 4690억원 수준의 매출액을 2023년 1조원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두산은 2014년 친환경 발전 방식인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주택용 연료전지 업체인 퓨얼셀파워를 합병한 뒤 미국의 발전용 연료전지 원천 기술 보유 업체 클리어에지파워를 인수해 퓨얼셀 사업부를 출범했다.
두산은 연료전지 사업 출범 2년째에 누적 수주 1조원을 돌파하고 2016년 이후 연평균 8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두산은 연구·개발(R&D)과 투자를 지속하면서 원가절감, 핵심 부품인 ‘셀 스택’ 성능 강화, 연료 다변화, 사업 모델 다양화 등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두산퓨얼셀의 주요 제품은 인산형 연료전지(PAFC) 타입의 연료전지 ‘퓨얼셀 M400’이다. 액화천연가스(LNG)·바이오가스·액화석유가스(LPG)·메탄 등을 이용해 생산한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이다.
최대 440kW를 생산해 내는 퓨얼셀 M400 1대면 약 9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현재 두산퓨얼셀의 PAFC 생산 설비의 경우 제1공장은 미국의 코넷티컷 주 사우스윈저에, 제2공장은 전라북도 익산에 자리하고 있다. 두 공장은 연간 60MW 규모로 자동화된 셀스택 제작과 조립 공정을 갖추고 있다.
퓨얼셀 M400은 전 세계에서 약 198.36MW(459기) 규모가 현재 가동 중이며 약 161.78MW(366기)가 설치 중이다. 미국 ‘원월드트레이드센터(1WTC)’에도 퓨얼셀 M400 6기가 설치돼 있다.
1WTC는 108층의 초고층 건물로 ‘세계무역센터’가 2001년 9월 11일 미국 세계무역센터 테러 사건 발생 후 그 자리에 재건립된 건물이다. 1WTC는 테러 이후 가장 안전한 발전 시스템을 설치할 것을 계획했는데 여기에 두산퓨얼셀의 퓨얼셀 M400 6기가 도입됐다. 세계에서 가장 철저한 보안이 필요한 빌딩에 설치돼 안정성과 성능을 입증한 셈이다.
국내에서는 롯데월드타워, 남동발전 분당 연료전지발전소, 부산 그린에너지 연료전지발전소, 동탄 연료전지발전소 등에서 두산퓨얼셀의 연료전지를 사용하고 있다.
두산은 2016년 완공된 분당 남동발전 3단계 설비에 세계 최초로 복층형 연료전지 발전소를 구축하면서 기존 방식에 비해 터를 4분의 1로 줄였다. 지난해 8월에는 충남 대산산업단지에 설립되는 50MW 규모의 세계 최초·최대 부생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에 납품 계약을 했다.
올해 10월 7일에는 현대차와 손잡았다. 두산퓨얼셀과 현대차는 수소 경제의 핵심축인 연료전지를 활용해 마이크로 그리드용 수소연료전지 분산 발전 실증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분산 발전은 대규모 중앙 집중형 전원과 달리 전력 소비 지역 부근에 소규모로 분산 배치할 수 있는 발전설비를 뜻한다. 분산형 전원으로 독립적인 전력 생산과 공급이 가능한 전력 공급망을 개발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건물·주택용 이끄는 ‘에스퓨얼셀’
수소연료전지차, 발전용 연료전지와 함께 연료전지 분야에서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른 분야는 바로 주택용 연료전지다. 일본 역시 주택용 연료전지를 바탕으로 수소 사회를 이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에스퓨얼셀이 주택·건물용 연료전지 1위 기업이다. 에스퓨얼셀은 국내 최초 연료전지 기업이자 유일한 연료전지 시스템 상장사다.
에스퓨얼셀의 전신인 CETI는 2001년 설립돼 국내 최초로 1kW급 가정용 연료전지 스택과 시스템을 개발했다. 2005년 GS칼텍스에 인수된 후 2014년 GS칼텍스 중앙기술연구소의 연료전지 개발 인력이 분사해 모회사인 에스에너지와 함께 에스퓨얼셀을 설립했다.
에스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업체다. R&D와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영업과 생산은 아웃소싱하고 있다.
에스퓨얼셀은 국내 최초 1kW급 가정용 연료전지 스택 과 시스템을 개발했고 국내 최초 5kW급 건물용 연료처리 장치를 개발했다. 또 국내 유일 LPG용 연료 처리 장치 개발과 KS 인증 등 주택·건물용 연료전지 시스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국내 주택·건물용 연료전지 시스템 시장 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주택·건물용 연료전지 60% 이상이 에스퓨얼셀의 제품이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1000대 이상의 국내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용산 드래곤시티 호텔(146kW, 2016), 하나은행 신축 본점(85kW, 2016), 한국교직원공제회(35kW, 2017) 등에 에스퓨얼셀 연료전지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는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했다.
제주드림타워와 G스퀘어에 이어 최근 현대건설과 113kW 규모의 건물용 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에스퓨얼셀 매출을 313억4000만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돋보기] 소음·이산화탄소·설치면적 적은 ‘수소연료전지’
수소는 어떻게 에너지원으로 활용될까.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물에 전기를 가하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된다. 거꾸로 수소와 산소를 결합하면 물이 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전기와 열이 발생한다.
연료전지는 이런 수전해 역반응을 이용한 전기 발생 장치다. 일반적으로 1차전지와 2차전지는 단순히 전기를 저장만 하지만 연료전지는 연료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연료전지는 전통적인 전력 생산방식과 달리 운전 장치 사용 전력과 열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35~60%의 발전 효율을 가진다. 열병합 발전까지 고려하면 전체 시스템 효율은 80% 이상이다.
연료전지는 연소반응이 아닌 화학반응을 이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기존 화력발전의 38분의 1, 3분의 1 수준이다. 또한 소음도 매우 작다.
현재 연료전지는 천연가스와 석탄 등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추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게 되면 이산화탄소·질소산화물 등의 배출이 전혀 없는 무공해 에너지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수소 연료전지는 발전장치가 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풍력·화력처럼 거대한 발전소 없이 필요한 곳에 소규모로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설치 면적이 작아도 되기 때문에 송전 건설비용과 손실되는 전력의 양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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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6호(2019.10.14 ~ 2019.10.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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