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 걷던 EBS 구원투수 이슬예나 PD "미디어 확산성 바라며 펭수 기획"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2019년 가장 뜨겁게 떠오른 인물은 사람이 아니라 펭귄이었다.
주인공은 EBS 펭귄 캐릭터 ‘펭수’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펭수는 BTS와 송가인 등을 제치고 ‘2019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남극에서 왔다”는 열 살 펭귄 펭수는 다 큰 어른들을 다시 EBS로 모이게 했다. 펭수에게 열광하는 팬덤이 커지자 산업계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까지 ‘펭수 모시기’에 나섰다. 소속은 EBS지만 SBS·MBC·JTBC 등 타 방송사에 출연하며 ‘방송사 대통합’을 이뤘다는 평까지 받는다. 이른 시간에 전국을 ‘펭앓이’로 물들인 펭수의 매력을 알아봤다.
◆① ‘덕질’ 유발하는 확실한 세계관
펭수는 세계관이 뚜렷하다. 키는 210cm, 나이는 열 살인 자이언트 펭귄이다.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뽀로로’가 활동 중인 한국에 찾아왔다. 남들과 다른 외모로 남극에서 왕따를 당했고 한국에 올 때 남극에서 스위스를 경유해 헤엄쳐 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습생’ 신분이다. 펭수는 단순히 새로운 캐릭터가 아니라 EBS 연습생 신분으로 대중 앞에 섰다. 미숙하지만 당당한 펭수의 행동과 성장기는 ‘어른이’들의 응원을 이끌어 낸다.
펭수의 세계관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것은 펭수뿐만이 아니다. EBS 관계자들 역시 “펭수를 펭수 그 자체로 봐 달라”며 펭수의 세계관을 깰 수 있는 언급은 일절 하지 않는다.
제작진은 펭수의 정체를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엑스레이 사진까지 찍으며 펭귄 뼈를 증명한다. 동물 전문가들을 불러 펭수가 펭귄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
현실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펭수의 오디션 영상 콘텐츠까지 공개했다. 오디션에서 한국에서의 목표를 묻는 심사원의 질문에 “BTS”라고 짧게 답하는 펭수의 포부가 느껴진다. 심사위원들이 회의 후 결과를 통보하겠다고 하자 “빨리 알려줘야 나도 KBS를 가든 MBC를 가든 할 수 있으니 여기에서 회의를 하라”며 당돌하게 답한다. 열 살짜리 펭귄이라는 캐릭터가 예상하지 못한 답변을 하는 점이 웃음 포인트다.
펭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펭수의 정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지만 팬들은 “펭수는 펭수일 뿐”이라며 보호한다.
키부터 출신까지 세세하게 설정된 펭수의 캐릭터는 펭수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심지어 펭수의 고향으로 알려진 ‘남극’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아시아 최대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이 항공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펭수의 인기가 시작된 지난 9월부터 11일 15일까지 남극행 항공권 검색량이 지난해보다 3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뚜렷한 정체성과 세계관을 기반으로 성장한 ‘펭수’는 한국 특유의 팬덤 문화를 자극했다. 펭수의 성장기는 아이돌 그룹 BTS와 닮아 있다. 기존 미디어보다 뉴 미디어로 소통했고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웃음을 안겨준다.
연습생 신분에서 100만 구독자를 거느린 크리에이터로 성공한 펭수와 ‘중소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이겨내고 세계 최고 보이밴드로 성장한 BTS의 서사 역시 비슷하다. 둘의 가장 큰 공통점은 바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펭수 콘텐츠는 그 자체로 확산될 뿐만 아니라 팬들을 통해 재생산된다. 팬들은 ‘펭수 짤’을 만들고 굿즈를 만들고 펭수 영상 중 사람들이 빠져들 만한 ‘입덕 포인트’를 발췌해 소셜 미디어에 올리며 다른 이들의 ‘입덕’을 돕는다.
펭수의 팬덤은 대부분 구매력을 가진 어른들이다.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시청 연령층은 18~24세 24.6%, 25~34세 40.2%, 35~44세 21.8%로 1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까지 폭넓게 이뤄져 있다. 펭수가 다른 캐릭터와 달리 폭발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는 이유다.
EBS를 보던 어린이들은 어느새 어른이 됐고 이들은 가장 중요한 소비계층이자 문화의 주류 계층으로 성장했다. 이들을 잡기 이해 통신·식품·패션·여행 등 업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업들이 펭수를 섭외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펭수로 효과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펭수가 나온 제품이 곧 ‘굿즈’처럼 팔릴 수 있기 때문이다.
펭수 팬들은 그동안 “통장은 준비돼 있으니 굿즈만 출시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이에 부응하듯 지난 11월 ‘펭수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출시되자마자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수많은 기업들의 구애가 이어졌지만 가장 발 빠르게 ‘펭수 모시기’에 성공한 곳은 이랜드다. 이랜드 SPA 브랜드 스파오는 12월 펭수와의 협업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스파오는 그동안 ‘해리포터’, ‘짱구는 못말려’, ‘디즈니’ 등 그동안의 캐릭터 협업 성공 사례를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 관계자는 “펭수는 다른 캐릭터와 달리 1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에 걸쳐 인기가 있어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랜드는 그동안 캐릭터 컬래벌레이션을 진행할 때 스파오 고객이 아니라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대상의 팬들에게 조언을 구해 왔다. 이번 펭수 컬래버레이션 역시 펭수 팬들이 기억하고 싶은 펭수의 모습을 담고 싶다”고 말했다.
◆②열 살 펭귄에 깃든 30대 감성
“애들(이었던 것들) 보라고 만든 영상.”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채널에 올라온 ‘‘EBS 아이돌 육상 대회(이하 이육대)’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열 살 펭귄 펭수 영상에 ‘어른이’들이 반응하는 이유는 펭수의 감성이 어른들의 유머 코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펭수가 좋아하는 음식은 국밥, 과자는 빠다코코넛, 노래는 거북이의 ‘비행기’다. 목소리도 다른 캐릭터와 달리 걸걸하다.
“수학여행에서 버스 맨 뒷자리에 앉을 수 있는 코디법을 알려 달라”는 10대의 고민에 예비군의 상징인 ‘깔깔이’를 추천한다. 이를 두고 2030세대 사이에서는 “펭수 감성이 동년배 같다”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못해먹겠다”, “KBS로 이직하겠다”는 펭수의 언행 역시 직장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기존 캐릭터와의 차별성도 인기 비결이다. 검은자보다 흰자가 더 많이 보이는 눈은 ‘귀여움’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와는 사뭇 다르다.
성격도 지금까지는 볼 수 없던 솔직한 감정을 보여준다. 펭수는 캐릭터의 밝은 모습만 과장해 보이려고 하거나 도덕적 교훈을 가르치지 않는다. 동요보다 랩과 비트박스에 소질이 있고 율동보다 현란한 춤과 엉덩이를 흔드는 트월킹을 뽐낸다.
과거 EBS 캐릭터들을 보면서 자라온 2030세대는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을 상기하면서 펭수가 가진 소위 ‘동년배’ 감성에 공감했다.
직장인 최아란(28) 씨는 “성인이 된 이후 다큐멘터리를 볼 때만 EBS를 틀었는데 우리도 한때 EBS를 보며 깔깔거리고 웃던 때가 있었다”며 “펭수 덕분에 성인들이 다시 EBS를 보며 웃을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하고 펭수 영상 밑 댓글들을 보면 동년배들이 함께 웃음을 나눌 수 있는 하나의 판이 깔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③“김명중” 외치자 찾아온 카타르시스
“여기 대빵이 누굽니까?”
외교부를 방문한 펭수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건넨 말이다. 펭수는 거침없는 입담으로 수직적인 관계를 타파한다. 이를 시청하는 어른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펭수는 기업에서 인턴에 속하는 연습생 신분이다. 하지만 방송에서 할 말이 없어지면 뜬금없이 EBS 사장 “김명중”을 외친다. MBC 최승호 사장을 향해서도 “최승호 사장님, 밥 한 끼 하자”며 제안한다 .
“EBS에서 잘리면 어떻게 할 거냐”란 질문에 주저 없이 경쟁사인 KBS로 가겠다며 사이다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당황은 제작진의 몫이다. 제작진은 “펭수가 열 살이라 그렇다”며 아직 어린 펭귄이라는 점을 방패로 삼는다. 신인 방송인에게는 ‘갑’의 위치에 있는 PD를 매니저로 마음껏 부리며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선배의 ‘꼰대 짓’에 도전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입사 25년 차 대선배 ‘뚝딱이’의 전화를 두 번이나 거절하고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뚝딱이의 잔소리에 귀를 막으며 그만하라고 말한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펭수는 생김새부터 보통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전형적인 귀여운 모습의 인형과는 거리가 멀다”며 “이제 사회에 진입해 위계질서와 맞닥뜨린 2030세대의 속을 풀어주는 직설적인 언행이 ‘어른이’ 감성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④‘순한 맛’ 교육방송이 유튜브 장악하는 법
재미는 있지만 선을 넘지 않는다. 도덕적인 교훈은 없지만 따뜻한 위로는 있다. ‘더 튀어야 사는’ 유튜브 생태계에서도 펭수는 비속어나 비하 발언, 혐오 표현은 일절 하지 않는다. 펭수가 세대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이유다.
펭수는 B급 감성을 표방하며 교육방송 EBS의 틀을 깼다. 지난 4월 처음 등장한 펭수에게도 무명 시절이 있었다. 4월 한 달 동안 모은 시청자는 3000명에 불과했다. 어른들이 펭수에 빠진 것은 ‘이육대’가 방영된 이후다.
뚝딱이·뿡뿡이·뽀로로 등 EBS를 대표하는 캐릭터가 참가한 이 대회는 B급 감성을 자극하며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25년 전부터 방송 생활을 시작한 뚝딱이가 꼰대 캐릭터로 나오고, 번개맨이 콘셉트를 유지하느라 게임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는 모습은 우리가 기억하는 캐릭터와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EBS의 변화는 대중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다. 시청자들은 “EBS가 대체 무슨 내부 회의를 통해 이런 영상을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만들어 달라”며 환호했다. 선배 캐릭터들의 활약 속에 이육대 영상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공유됐다. 이육대를 본 네티즌들은 선배들에게 맞서는 펭수의 매력에 빠졌고 펭수 과거 영상까지 역주행하며 흥행했다.
펭수의 매력이 알려지자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구독자는 채널 개설 7개월 만인 지난 11월 100만 구독자를 달성했다. 9월까지만 해도 구독자가 10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이뤄낸 성과다.
펭수는 곧 EBS의 구원투수로 등극했다. EBS는 TV 앞을 점점 떠나는 어린이 시청자들 때문에 고민을 안고 있었다. 특히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EBS는 미취학 아동이 보는 채널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제작진 조사 결과 어린이들도 만화나 어린이 예능 프로가 아닌 어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EBS는 초등학생 이상 시청자들을 위한 콘텐츠를 기획했고 어른이 재밌어야 아이들도 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펭수를 제작했다.
교육방송 EBS가 만들어 낸 ‘펭수 신화’가 미디어업계에 던진 시사점은 크다. 자극적이지 않은 콘텐츠로 뉴 미디어에서의 성공을 이뤄냈고 어린이 시청자뿐만 아니라 EBS를 떠났던 성인들까지도 EBS에 열광하게 만들었다.
SBS·MBC·JTBC에서 펭수를 섭외했고 KBS·tvN 역시 펭수에게 러브콜을 보낸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펭수가 방송사 대통합을 이뤄냈다”고 평가한다.
SBS 노동조합은 최근 “EBS는 펭수, JTBC는 디지털 콘텐츠 ‘와썹맨’과 ‘워크맨’을 성공적으로 론칭했다”며 “기존 문법에 갇혀선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미래 혁신 보고서를 내며 경영진의 인식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펭수의 인기에 힘입어 펭수의 소속사인 EBS를 위한 청와대 국민 청원이 등장했다. 바로 EBS의 수신료를 올려 달라는 내용이다.
청원 작성자는 “어린이를 위한 문화 방송 사업뿐만 아니라 최근 유명해진 ‘펭수’ 등 전 연령을 위한 캐릭터 사업 등 EBS에서는 교육적이고 유익한 활동을 내보내고 있다”며 “EBS가 받는 수신료가 늘어날 수 있도록 청원드린다”고 글을 올렸다. EBS가 잘 둔 연습생 덕분에 여론의 지지를 얻게 된 셈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펭수의 성공은 방송사나 미디어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그동안 방송업계는 유명한 스타를 섭외하고 많은 제작비를 들여야만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펭수는 콘텐츠의 성공이 결국 대중이 공감하고 재밌어 할 만한 소재와 기획력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인터뷰 이슬예나 EBS PD“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펭수, 직장인에게 대리만족 선사해” 펭수는 EBS 경영 악화 속에서 등장한 구원투수다. KBS에 비해 수신료 배분이 낮았던 EBS는 오랜 시간 수신료를 인상하지 못한 채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었다. 반면 방송 매출에 비해 제작비에 투자하는 비율은 다른 지상파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어린이 시청자들은 유튜브 등 뉴 미디어로 눈을 돌렸고 교육방송 특성상 새로운 수익모델이 부족했던 EBS는 3년째 적자를 이어 가고 있었다.
악화 일로를 걷던 EBS에 ‘펭수’를 등장시킨 주인공은 ‘자이언트 펭TV’를 이끌고 있는 이슬예나 PD다. 7년 차 PD인 이 PD는 어른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펭수’를 기획했고 성인 시청자들을 단숨에 주목시킨 ‘EBS 아이돌 육상 대회(이하 이육대)’를 만들어 내며 미디어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이육대’를 기획한 이유는 무엇인가.
“펭수는 이육대 이전에도 이미 충성도를 보유한 코어 팬덤이 구축돼 있었다. 이육대 전에 실시한 1차 팬 사인회에서 번호표를 받지 못해 우는 초등학생부터 아침에 침 맞고 오신 직장인까지 다양한 팬들이 있었다. 하지만 콘텐츠는 대중적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었다. 어떤 시도를 할까 고민하던 중 펭수가 연습생 신분인 만큼 아이돌 육상대회를 본떠 이육대를 기획했다. 이미 EBS에 많은 선배 캐릭터들이 있어 어린이들과 2030 혹은 그 이상 세대까지 향수를 가지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펭수는 처음부터 유튜브를 겨냥한 콘텐츠였나.
“TV와 뉴 미디어를 동시에 공략하고 확산성을 가지고 움직이길 바라며 기획한 콘텐츠였다. 기획 당시부터 재미를 더하기 위해 ‘연습생’이라는 신분과 B급 병맛 코드로 기획했다. 세트도 필요 없고 적은 제작비를 활용해 뉴 미디어 시장에 딱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위해 B급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성인들이 EBS 콘텐츠를 챙겨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EBS에 2030 팬덤이 생긴 것은 처음이다. EBS뿐만 아니라 방송사가 마치 한 캐릭터나 출연자의 소속사처럼 여겨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EBS를 보는 어린이 시청자들도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펭수가 새로운 활기를 가져다준 것 같다.”
-펭수가 성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펭수는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하다. 펭수는 무조건 착한 캐릭터가 아니라 현실 세계와 맞닿아 있고 감정 표현에 솔직하고 자기 욕구에도 충실한 돌발적인 캐릭터다. 언론이나 사회에서는 마치 밀레니얼 세대가 회사에서 할 말 다하는 것처럼 표현하지만 실제 사회생활에서는 자기 소신을 솔직하게 밝히거나 윗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는 적다. 이런 점이 사회생활에 지친 어른들에게 대리 만족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또 펭수가 건네는 따뜻한 말들이 어른들에게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어릴 때 보던 EBS를 다시 보면서 잠시나마 잊었던 동심을 되찾는 어른들도 있는 것 같다.”
-펭수의 세계관은 어떻게 구축했나.
“구축했다기보다 펭수가 처음부터 그런 아이(펭귄)여서 생긴 세계관이다.”
-최근 펭수와 뿡뿡이의 사내 열애설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사실인가.
“좋은 선후배 사이일 뿐이다.”
-뽀로로나 핑크퐁처럼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나.
“최종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영역을 확장하면 좋겠지만 지금 당장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 갑자기 인기를 얻게 돼 무리해 다리를 찢을 생각은 없다. 인기를 확산시키기보다 펭수의 인기를 탄탄하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갑자기 올라온 인기를 너무 막 확산시킨다는 느낌보다 탄탄하고 건강하게 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국내에서 팬들과의 소통에 집중하고 콘텐츠를 착실하게 만들어 내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은 자막을 다는 작업부터 시작한 후 차차 고려해 보겠다.”
kye0218@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4호(2019.12.09 ~ 2019.12.1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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