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구독경제·IT 시너지 업고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 낸다
넷마블 품에 안긴 렌털시장 강자 코웨이, 어떻게 바뀔까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렌털 시장의 최강자 웅진코웨이가 새로운 둥지인 넷마블에서 재도약을 앞두고 있다. 2019년 말부터 시작된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웅진코웨이의 ‘웅진’ 색채 지우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웅진에서 넷마블로 최대 주주가 바뀜에 따라 2월 7일 임시 주주 총회를 열고 ‘코웨이’로 사명을 변경한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이해선 웅진코웨이 사장, 서장원 넷마블 코웨이TF장 등 3인은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방 의장은 지난해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1조7400억원에 웅진코웨이 인수를 결정했다. 방 의장은 “웅진코웨이 인수를 통해 스마트 홈 구독 경제 비즈니스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의 기술력과 웅진코웨이의 구독 경제 사업 모델을 접목하겠다는 방 의장의 구상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는 이종 산업인 넷마블과 웅진코웨이의 예상치 못한 결합이 특히 웅진코웨이에 어떤 시너지를 줄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웅진코웨이는 넷마블과의 시너지 확보로 스마트 홈 구독 경제 비즈니스 강화와 해외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올해도 혁신적인 신제품 출시와 글로벌 성장 궤도 형성이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혁신적 제품과 기술력, 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넷마블 품에 안긴 렌털시장 강자 코웨이, 어떻게 바뀔까

◆ 현재 50여 개국에 진출한 웅진코웨이


특히 글로벌 시장 공략이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웅진코웨이는 전 세계 50여 개국에 공기청정기와 정수기를 수출하고 있다. 그 결과 해외 시장에서 의미 있는 결실을 보고 있다.

2007년 말레이시아에 최초로 렌털 서비스와 한국형 코디 서비스를 도입해 현지 정수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수기 최초로 할랄(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 인증을 획득하고 현지 생활 문화에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하는 등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2019년 3분기 기준 약 124만 고객 계정을 달성했다.

정수기에 이어 공기청정기, 비데 렌털 서비스를 시작한 말레이시아 법인은 추후 매트리스 렌털 사업을 도입하고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혁신 기술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2017년 아마존 인공지능(AI) 음성 인식 플랫폼인 ‘알렉사’를 공기청정기 최초로 연계해 소비자들의 사용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2018년부터는 아마존 DRS 서비스를 공기청정기에 최초로 도입했다. DRS 서비스는 공기청정기 필터 수명이 일정량 이하로 줄어들면 센서로 파악해 소진 시점에 맞춰 알아서 필터를 주문,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넷마블 품에 안긴 렌털시장 강자 코웨이, 어떻게 바뀔까
웅진코웨이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 전시회(CES)’에 참가해 ‘자가 관리형 공기청정기’ 등 총 31종의 혁신 제품을 선보였다. 웅진코웨이는 5년 연속 CES에 참가하고 있다. 자가 관리형 공기청정기는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관리하기 쉬운 공기청정기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사용자가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필터의 세척이 필요한 시점과 교체 시기를 알람으로 알려주는 스마트한 제품이다.

웅진코웨이는 CES에서 주력 제품인 한뼘 시루 직수정수기도 공개했다. 웅진코웨이 기술력이 집약된 프리미엄 필터인 RO 멤브레인 필터를 탑재해 오염 물질 제거에 탁월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인 아마존과 구글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기반으로 아마존과 구글의 AI 플랫폼과 자사 공기청정기를 연동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이제 웅진코웨이의 목표는 단순한 국내 렌털업계 1위에 머무르지 않는다. 370여 명의 연구진과 첨단 연구 시설을 기반으로 기존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는 혁신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기술력을 발판 삼아 혁신 기술을 적용한 웰빙 가전과 차별화된 고객 케어 서비스를 선보이며 웰빙 가전 회사로 변신 중이다.
넷마블 품에 안긴 렌털시장 강자 코웨이, 어떻게 바뀔까
웅진코웨이는 2015년 업계 최초로 환경 가전에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의류 청정기 더블케어’를 만들었다. 의류 케어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내 공기 질 케어 기능까지 탑재한 제품으로 빅데이터로 체계적인 컨설팅을 제공한다.

혁신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2019년 5월 고객에게 맞춤형 정수기 필터와 제품을 추천해 주는 ‘워터맵 서비스’를 시작했다. 거주지의 수질 환경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고객의 집 수질 환경에 따른 맞춤 필터 등을 안내해 주는 맞춤형 서비스다.

앞으로 웅진코웨이는 렌털 시장의 선도적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지닌 카테고리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넷마블의 IT와 웅진코웨이의 렌털 제품을 결합해 스마트 홈 디바이스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돋보기] 이해선 웅진코웨이 총괄사장

-위기 때 구원투수로 등판…주인 바뀌는 동안에도 경영 지휘봉 잡아
넷마블 품에 안긴 렌털시장 강자 코웨이, 어떻게 바뀔까
이해선 웅진코웨이 총괄사장은 웅진코웨이의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동안에도 경영 지휘봉을 놓지 않았다. 그만큼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 총괄사장은 ‘얼음정수기 니켈 검출 파동’으로 위기를 맞았던 2016년 구원투수로 웅진코웨이 대표이사에 취임해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고 지난 3년간 웅진코웨이의 고성장을 이끌었다.

이 총괄사장은 제일제당·빙그레·태평양 등 여러 기업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활약한 후 2008년부터 CJ오쇼핑 대표이사와 CJ제일제당 총괄부사장 겸 식품사업부문장 등을 맡았다. 이 총괄사장은 그동안 많은 히트작을 만들어 내 ‘히트 상품 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제일제당에서는 세제 ‘비트’를 성공시켰고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에서는 설화수와 헤라 브랜드를 이끌었다. 화장품 기업인 태평양 재직 시절에는 제품의 성능을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 머리를 염색하고 화장품을 테스트해 본 일화가 유명하다.

이 총괄사장은 CJ그룹에서는 2009년 CJ홈쇼핑의 기업 이미지(CI)를 개편했다. 홈쇼핑의 한정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기존 ‘홈쇼핑’의 ‘홈’을 온라인(Online)·옵티멈(Optimum)의 ‘오’로 교체했다.

이 총괄사장은 웅진코웨이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끌어 냈을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정수기 ‘시루 직수정수기’ 등 혁신 제품 출시를 주도했다.

이 총괄사장은 웅진코웨이의 체질 개선뿐만 아니라 고객 신뢰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2017년 경영 방침을 ‘코웨이 트러스트’로 정했다. 명함에는 웅진코웨이의 렌털 제품을 관리하는 현장 직원을 뜻하는 ‘코디’를 대표해 고객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에서 ‘대표코디’라고 새기고 현장 경영을 펼쳤다.

또 대표이사 직속의 상시 협의체인 ‘무한책임위원회’를 발족해 제품 서비스, 안전과 고객 신뢰 등을 포괄하는 회사의 주요 이슈 사항들을 사전에 검토하고 향상시켰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2016년 2조3763억원이던 코웨이 매출은 2018년 2조7073억원, 2019년 3분기 누적 기준 2조2244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계속해 갱신 중이다.

ahnoh05@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2호(2020.02.03 ~ 2020.02.0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