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니아대우 인수 2년 만에 흑자 전환 ‘성공’
- 위니아딤채와 핵심기술·유통망 공유 등 시너지
LG·삼성 이어 ‘신 가전명가’ 노리는 대유위니아그룹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대유위니아그룹이 ‘가전 명가’로 거듭나고 있다.

2015년 위니아딤채(구 위니아만도), 2018년 위니아대우(구 동부대우전자)를 잇달아 인수하며 본격적인 가전 사업을 시작한 대유위니아그룹은 조직 효율화와 계열사 간 협업 강화 등 경영 혁신을 추진하며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특히 양 사의 핵심 기술과 유통망 등을 공유해 매출과 수익성을 증대시키는 경영 전략이 성공을 거두며 지난해 나란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은 명실상부한 국내 3위의 가전 업체로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 위니아대우 인수 시너지 본격화
LG·삼성 이어 ‘신 가전명가’ 노리는 대유위니아그룹
대유위니아그룹에 따르면 위니아대우는 지난해 실적이 매출액 1조2740억원에 당기순이익 9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018년 89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는 흑자로 전환했다.

위니아딤채는 7451억원의 연결 기준 매출과 22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대표 상품인 딤채의 판매 증가와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 에어 가전과 생활 가전의 품목 다변화가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양 사의 흑자 전환은 위니아대우 인수 시너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위니아대우를 품은 대유위니아그룹의 2년 동안의 경영 전략은 양 사의 핵심 기술과 유통망 등을 공유해 매출과 수익성을 증대시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위니아대우와 위니아딤채의 사업 시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체질 개선에 매진해 왔다. 실제로 대유위니아그룹은 2018년 양 사가 각각 보유한 연구·개발(R&D) 조직을 통합했고 위니아대우의 성남물류센터와 부평연구소 등 중복 자산을 매각하며 금융비용을 절감했다.

또 대유위니아그룹은 양 사의 독립 경영 방침을 지키면서도 자재 구매 등 지출이 함께 나가는 부분은 단일팀으로 운영해 인건비 절감을 노렸다. 위니아대우와 위니아딤채의 화학적 결합을 유도하면서 경비가 소요되는 부분은 일원화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또한 ‘같이 또 따로’ 방식의 두 회사 간 통합 경영도 적극 전개했다. ‘위니아’라는 통합 브랜드 체계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지만 위니아딤채는 김치냉장고와 에어컨 이외에 가정용 냉장고·전기밥솥·주방가전 등에 역량을 쏟고 있고 위니아대우는 기존에 강점을 보여 왔던 냉장고·세탁기·TV·전자레인지 등에 주력하고 있다.
LG·삼성 이어 ‘신 가전명가’ 노리는 대유위니아그룹
일부 겹치는 품목이 있기는 하지만 통합 브랜드를 사용함으로써 시너지를 얻고 있다.

반면 양 사가 보유한 장점을 적극 살리기 위한 전략도 적극 전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위니아대우가 보유하고 있는 해외 생산 거점과 유통망 활용이다. 현재 위니아대우는 멕시코·중국·말레이시아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고 매출 가운데 72%가 해외에서 발생할 정도로 해외 시장의 영향력이 크다.

이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대유위니아그룹은 위니아대우와 위니아딤채에서 생산하고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위니아라는 통합 브랜드로 현지 생산·유통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반면 위니아대우에 비해 해외 영향력이 작은 위니아딤채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의 김치냉장고 판매가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대유위니아그룹 관계자는 “새로운 대우로 시작한 지 2년 만에 시장이 인정할 만한 성적표를 받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올해는 더 반격의 고삐를 당겨 기대한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도록 목표를 잡고 다시금 세계 속의 위니아대우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 인수 기업마다 대박, 박영우의 ‘매직’
LG·삼성 이어 ‘신 가전명가’ 노리는 대유위니아그룹
이처럼 대유위니아그룹이 2년 만에 890억원에 이르는 적자 기업을 흑자로 바꾸면서 그룹 오너인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의 인수·합병(M&A)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박 회장이 보여준 대유위니아그룹의 M&A는 대부분 큰 성공을 거뒀다.

대유위니아그룹은 크게 2003년 이전과 이후로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 이유는 대유위니아그룹의 모태인 동인염색가공을 박 회장이 설립한 대유에스텍(현 대유에이텍)이 인수하면서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세간에는 대유위니아그룹이 처음부터 자동차 부품 소재 사업을 해 온 기업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시초 사업은 직물 가공과 판매였다. 1960년 동일방직의 자회사로 동인염색가공이 설립됐고 1975년 자동차 부품 소재 기업인 대유신소재라는 계열사를 세우며 본격적인 자동차 부품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1984년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의 자동차 부품을 처음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했고 공급 물량이 점차 증가하자 연구소와 공장까지 지어 자동차 부품 회사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자동차 시트를 제작하는 기업으로 전문화된 영역을 구축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물론 일본의 미쓰비시에도 부품을 공급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1997년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수차례 주인이 바뀌는 어려움을 겪은 끝에 2003년 박 회장의 품에 안기게 됐다. 이 과정에서 사명도 중앙디지텍(2002년)으로 바뀌었다. 현재는 중앙디지텍→대유디엠씨(2003년)→대유에이텍(2010년)으로 사명이 변경됐다.

박 회장은 대유에이텍 인수 이후 본격적인 자동차 부품 소재 전문 기업으로 그룹을 키우기 시작했다. 2005년 말 성용하이테크로부터 알루미늄휠·스티어링휠 등을 생산하는 대유엠텍을 추가로 인수했다. 이 회사는 대유엠텍→대유신소재(2008년)→대유플러스(2016년)로 사명이 바뀌었다.

박 회장은 이들 기업들을 인수한 이후 자동차 부품 사업에만 집중하면서 대유위니아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키워내는 한편 놀라운 실적 상승을 이끌어 냈다. 대유에이텍은 2003년 매출이 36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연결 실적 매출 1조2894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대유에이텍은 기아차 광주·화성공장과 쌍용차 등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대유플러스 역시 박 회장이 인수할 당시 2005년 매출은 787억원이었지만 현대차·기아차·한국GM 등에 물량을 공급하며 지난해 매출 5300억원을 달성했다.

현재 정보통신 전문 기업으로 출발한 대유플러스는 최근 에너지 신사업과 가전 생산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밖에 자동차 조향 장치를 생산하는 대유에이피는 1575억원의 매출과 1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7호(2020.03.09 ~ 2020.03.1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