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올해 자기자본 10조원 눈앞
-해외 사업 수익 비율 40% 목표
-11개 해외 법인, ‘로컬 비즈니스’로 성과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거듭나는 미래에셋대우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9조원을 돌파했다. 투자은행(IB)과 해외 법인 부문의 호조로 영업이익 7280억원, 세전 순이익 8937억원을 달성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도 거뒀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자기자본 10조원 달성을 비롯해 해외 사업 수익 비율을 기존 약 30%에서 4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거듭나는 미래에셋대우
◆해외 법인 순이익 1000억원 돌파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은 지난해 전년 대비 102.4% 증가한 1709억원의 세전 순이익을 거두며 증권사 최초로 세전 순이익 기준 연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기업 전체 연결 세전 순이익 대비 19%에 달하는 비율을 차지한다. 증권업계를 비롯한 금융업계 전반에서도 최상위권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해외 법인뿐만 아니라 기업금융(IB)·자산운용(트레이딩)·자산관리(WM) 등의 영역에서도 ‘사업 구조의 글로벌화’를 추구하며 다양한 관련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익 대비 글로벌 사업의 수익 기여도는 30%를 훌쩍 넘긴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미·중 무역 분쟁, 한·일 갈등 이슈 등 불안한 대내외 경제 환경, 각종 금융 사고와 규제 속에 이룬 결과인 만큼 더욱 돋보인 성과”라며 “불확실성이 컸던 국내 시장에 대한 민감도를 낮추는 대신 회사의 이익 안정성을 높이고 수출 불모지로 꼽히는 금융 투자업계에서 자본 수출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한 해였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해외 현지 법인 11개, 사무소 3개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증권사다. 미래에셋대우는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노하우를 통해 진출 지역과 국가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한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거듭나는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IB 역량 강화와 본사와의 협업을 통해 투자 성과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해 유럽 최대 바이오테크 업체인 바이오엔텍과 아시아 최대 물류 플랫폼 업체인 ESR의 해외 기업공개(IPO)에 공동 주간사 회사로 선정됐다.

특히 바이오엔텍의 IPO는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미국 나스닥 상장에 공동 주간사 회사로 참여하며 이목을 끌었다. 두 해외 IPO는 미래에셋대우 에쿼티세일즈본부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협력해 마케팅과 실무를 진행함으로써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대체 투자 부문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5월 두바이 국영 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의 B777-30ER 항공기 2대를 일본계 리스사에 매각하며 15%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미래에셋대우 베트남법인과 인도네시아법인은 로컬 비즈니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자본금 기준 현지 2위권인 미래에셋대우 베트남법인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주식 중개 업무 수행을 위한 신용 공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베트남법인의 지난해 3분기 마진 거래 규모는 3400억원 이상으로 이는 베트남 증권사 중 1위권 수준이다.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파생상품 시장에 진출해 현지 고객들에게 선물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 증권업 인프라가 부족한 부분을 집중 공략해 성과를 내고 있다. 2009년 신개념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시했고 2010년에는 인도네시아 최초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출시했다. 2018년에는 현지 처음으로 펀드몰(온라인 펀드 판매)을 개시하기도 했다. 또 같은 해 IPO 시장에 진출해 IB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종합 증권사로서의 면모를 갖춘 상태다.

미래에셋대우 인도네시아법인은 2018년 현지 주식 시장점유율 2위로 도약한 이후 현재까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정보기술(IT) 기술력을 바탕으로 로컬 고객과 온라인 모바일에 집중한 데 따른 결과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뉴욕법인과 런던법인 또한 현지화 전략과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각각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비즈니스, IB 비즈니스를 수행하며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빌딩 팔아 2년 만에 1600억원 차익 실현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자기자본을 활용한 다양한 해외 투자 분야에서도 굵직한 거래를 성사시키며 글로벌 사업의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5000억원 규모의 홍콩 오피스 메자닌 론,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멀티패밀리 주니어 메자닌 론을 비롯해 독일 쾰른 정부 기관 오피스 빌딩을 약 1500억원에 매입했다. 또 인도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회사 ‘빅바스켓(약 660억원)’, 인도네시아 e커머스 회사 ‘부칼라팍(약 600억원)’에 투자하는 등 글로벌 우량 자산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미래에셋은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세계 최대 드론 회사 ‘DJI’ , 동남아시아 승차 공유 시장 1위 업체 ‘그랩’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글로벌 기업과 미국 라스베이거스 코스모 폴리탄 호텔, 영국 캐논브리지 하우스 빌딩 투자, 아마존 물류센터 등 해외 대체 투자에도 참여하는 중이다. 경쟁력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우량 자산을 선도적으로 찾아 특화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글로벌 투자 은행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투자 딜 성사가 계속되면서 엑시트(자금 회수)를 통한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T8빌딩을 4억 유로(약 5200억원)에 매각하면서 2017년 2억8000만 유로(약 3600억원)에 인수한 지 2년 만에 1600억원의 차익을 실현한 게 대표적이다. 투자 기간 동안 7% 중반대의 배당이 이뤄져 매각 완료 시 연 25%가 넘는 내부 수익률을 달성하게 된다는 게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설명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거듭나는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2019년 11월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아시아 지역의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 상품에 대한 세일즈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원 아시아 에쿼티 세일즈(One-Asia Equity Sales)’ 조직을 신설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투자 서비스를 전 세계 고객들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체 투자 부문에도 ‘고삐’

미래에셋금융그룹은 국내 대체 투자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판교 알파돔시티에 1조8000억원 규모의 IT 플랫폼 기반의 복합 시설 투자를 진행하는 등 ‘핵심 투자자산(core asset)’이라면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주저 없이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미래에셋은 인프라 분야에서도 괄목한 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성산대교 남단에서 금천나들목을 잇는 서울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을 2020년까지 8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완공할 계획이다. 운용 기간은 향후 35년으로 업계 추산 연 4~5% 사이의 수익이 예상된다.

미래에셋은 공익적 개발 목적의 투자도 이어 가고 있다. 국내외 자본 1조원 이상을 투입해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를 ‘세계적 수준의 아시아 최고 리조트’로 건설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은 기존 경도해양관광단지 시설물과 사업 일체를 인수하면서 6성급 리조트 호텔, 테마파크, 워터파크·콘도, 페어웨이 빌라, 마리나, 해상 케이블카 건설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다도해가 많은 중서부권 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게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설명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최근 전략적 파트너인 네이버가 설립할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해 주목 받기도 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의 핵심 역량을 융합해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핀테크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미래에셋대우에 글로벌은 고객은 물론 회사와 국가를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글로벌 비즈니스를 강조한 바 있다.

최 수석부회장은 “2020년은 그동안 뿌려 놓은 씨앗들이 결실을 봐 증권업계가 경험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자기자본 10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10년간 아시아 톱티어 증권사로 발돋움했듯이 새로운 10년에는 글로벌 톱티어 IB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choies@hankyung.com

[글로벌 IB 미래에셋대우 기사 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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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디지털 혁신에도 속도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8호(2020.03.16 ~ 2020.03.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