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루라이드, 세계 3대 자동차상 중 2개 석권
-쏘울 EV도 ‘세계 도심형 차’ 등 수상 이어져
기아차, ‘월드카 어워즈’에서 국내 완성차업계 첫 2관왕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기아차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새롭게 출시한 신차들이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시상식에서 잇달아 ‘최고의 차’에 선정되는 ‘승전보’를 전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수의 해외 완성차 브랜드들과 경쟁해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아차의 위상도 높아진 모습이다.

기아차는 4월 8일 열린 ‘2020 월드카 어워즈(WCA : World Car Awards)’에서 2관왕에 올랐다고 밝혔다.

◆‘세계 3대 자동차상’ WCA 주인공 등극


기아차에 따르면 북미 전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텔루라이드’는 WCA에서 ‘2020 세계 올해의 자동차(WCOTY : World Car of the Year)’에 뽑혔고 전기차 ‘쏘울 EV’는 ‘2020 세계 도심형 자동차(World Urban Car)’에 선정됐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가 WCA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CA는 캐나다 토론토에 주최본부를 둔 자동차 시상식으로 2004년 출범했다. 한국·미국·중국·일본·인도 등 전 세계 24개국의 저명한 자동차 전문기자 86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비밀 투표로 수상작을 선정한다.

‘북미 올해의 자동차(NACTOY : The North American Car and Truck of the Year)’, ‘유럽 올해의 자동차(European Car of the Year)’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상’으로 꼽힐 만큼 수상의 객관성과 공신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특정 지역 시장을 기반으로 평가하는 두 상과 달리 전 세계를 아우른다는 점에서 더욱 수상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났다.

WCA는 매년 뉴욕 오토 쇼에서 최종 수상작을 발표해 왔다. 하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돌발 악재로 뉴욕 오토 쇼가 8월로 연기되면서 별도의 시상식을 열고 수상작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 결과 기아차가 2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WCA의 시상 부문은 ‘세계 올해의 자동차’, ‘세계 도심형 자동차’를 비롯해 ‘세계 럭셔리 자동차(World Luxury Car)’, ‘세계 퍼포먼스 자동차(World Performance Car)’,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World Car Design of the Year)’ 등 5개로 나눠진다.

심사위원단은 시승 등을 거쳐 각 부문별 올해의 자동차를 선정하는데 이 중에서도 텔루라이드가 뽑힌 ‘2020 세계 올해의 자동차’는 최고의 영예로 꼽힌다.

텔루라이드는 ‘2020 세계 올해의 자동차’ 부문에서 총 29개 차량과 경쟁을 펼쳤다. 경합 끝에 일본 마쓰다의 SUV ‘CX-30’와 세단·해치백 모델인 ‘마쓰다3’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다. 3개 차량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던 심사위원단은 결국 텔루라이드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수상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텔루라이드의 인기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텔루라이드는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북미 전용 모델이다.

뛰어난 디자인과 넓은 실내 공간, 높은 실용성, 도심과 오프로드 모두에서 강력한 주행 성능 등으로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쏘울 EV는 ‘세계 도심형 자동차’에 선정돼


기아차에 따르면 텔루라이드는 미국 시장에서 2019년 2월 출시된 이후 올해 3월까지 7만5430대가 판매됐다.

뛰어난 상품성을 인정받아 이미 올해 초 발표된 ‘2020 북미 올해의 차’에도 선정된 바 있다. 이번에 ‘2020 세계 올해의 자동차’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며 ‘세계 3대 자동차상’ 가운데 2개 상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이 밖에 최고의 자동차 전문지로 꼽히는 모터트렌드의 ‘2020년 올해의 SUV(MotorTrend’s 2020 SUV of the Year Award)’, 미국 유명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의 ‘2020 10베스트’ 등 북미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자동차 상들을 잇달아 받았다.

쏘울 EV는 BMW미니의 전기차 ‘미니 일렉트릭’과 폭스바겐 SUV ‘T-크로스’ 등 2개 차종과 경합을 벌여 ‘세계 도심형 자동차’에 선정되며 저력을 뽐냈다.
기아차, ‘월드카 어워즈’에서 국내 완성차업계 첫 2관왕
쏘울 EV는 배출가스 없는 친환경성, 과감한 디자인, 콤팩트한 차체, 높은 실용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도심에서 가장 어울리는 차에 선정됐다.

쏘울 EV는 39.2kWh 또는 64kWh의 배터리 팩을 선택할 수 있는 강력한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갖췄고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가 유럽(WLTP) 기준 최대 452km(64kWh 배터리 모델, 한국 기준 386km)다.

쏘울 EV 역시 지난해 독일 유명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자이퉁’이 실시한 소형 전기차 3종 비교 평가에서 BMW ‘i3s’, 닛산 ‘리프(Leaf e+)’를 제치고 가장 경쟁력 있는 모델에 선정된 데 이어 이번 수상으로 또 한 번 우수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기아차의 월드카 어워즈 수상은 현대자동차그룹에도 의미가 남다르다. 앞서 2019년 현대차 ‘넥쏘’와 기아차 쏘울이 세계 도심형 자동차 부문에서 최종 후보(3개 차종)에 지명된 바 있지만 최종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번에 2관왕을 달성해 당시의 아쉬움을 모두 날려버렸다.

토마스 쉬미에라 기아차 상품본부 부사장은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월드카 어워즈’에서 텔루라이드와 쏘울 EV가 수상하며 뛰어난 차량이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아차는 고객들이 사랑하는 매력적이고 실용적이며 품질이 좋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이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월드카 어워즈 나머지 3개 부문에서는 포르쉐 ‘타이칸’이 2개 부문(세계 럭셔리 자동차, 세계 퍼포먼스 자동차), ‘마쓰다3’가 1개 부문(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에서 수상했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3호(2020.04.20 ~ 2020.04.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