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포스트 코로나 유망 비즈니스 22선] 17. 풀필먼트
[포스트 코로나 유망 비즈니스 22] 이커머스 기업들의 최후·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풀필먼트’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이 급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3월 온라인 쇼핑 동향’을 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8% 늘었다. 비대면 소비를 의미하는 ‘언택트 소비’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업체와 오프라인 기반의 업체들이 모두 물류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배송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최대 승부처이자 온라인 배송 경쟁의 핵심은 ‘풀필먼트’로 요약된다.

풀필먼트센터에서는 상품 보관부터 제품 선별, 포장, 배송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판매 기업이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하면 고객의 주문에 맞춰 제품을 피킹·포장하고 배송까지 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거친다. 대형마트처럼 대부분의 상품을 직매입해 물류센터에 보관하지 않는다면 기업이 빠른 배송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풀필먼트 서비스다. 풀밀먼트 서비스는 집하·허브 서브 터미널 간선 운반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주문이 들어오자마자 발송이 가능하다. 풀필먼트는 정보기술(IT)과 만나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소규모로 즉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란 점에서 창고의 혁신인 셈이다.

네이버쇼핑과 쿠팡 ‘풀필먼트’로 한판 승부
최근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은 동시다발적으로 풀필먼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은 선도적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도입해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미국 내 약 170개의 풀필먼트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아마존은 미국 전역 2일 내 배송을 넘어 1일 배송, 당일 배송에 대한 투자를 확대 중이다. 중국 알리바바는 중국 5대 택배사 중 하나인 윈다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고 일본 야후재팬(Z홀딩스)은 물류 기업 야마토와 손잡고 6월 말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국내 1·2위 이머커스 기업인 네이버쇼핑과 쿠팡이 풀필먼트 한판 승부에 나섰다. 쿠팡은 아마존형 풀필먼트에서 영감을 얻어 자체 배송 시스템을 마련하고 ‘로켓배송’ 서비스로 배송 전쟁의 막을 올린 바 있다. 네이버는 3월 위킵·두손컴퍼니·신상마켓 등 물류 기반 기업에 투자했고 CJ대한통운과 파트너십을 맺고 24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정용제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풀필먼트가 콘텐츠·가격 등의 요인보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차별화 경쟁력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가 늘고 있다”며 “네이버가 풀필먼트 관련 기업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 것은 결국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배송 서비스 중심의 경쟁으로 지속됨에 따라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배송 경쟁은 더욱 가열되는 양상이다. 온라인 기반의 이커머스 업체뿐만 아니라 대형 오프라인 유통 업체와 플랫폼 업체도 풀필먼트센터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카카오도 풀필먼트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택배 업체인 CJ대한통운도 본격적으로 풀필먼트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CJ대한통운은 4월 20일부터 LG생활건강과 풀필먼트 계약을 하고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판매되는 LG생활건강의 상품을 고객에게 24시간 내 배송해 주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는 전자 상거래 상품에 대한 이커머스 전문 풀필먼트 서비스로 ‘CJ대한통운 e풀필먼트’라고 부른다. 배달 역할만 하던 물류 회사에서 온라인 거래 유통의 전 과정을 책임지는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업계에선 다양한 합종연횡으로 향후 온라인 쇼핑 시장의 경쟁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곤지암 메가허브는 설계 단계부터 풀필먼트 서비스를 고려해 건설됐다. 2~4층이 국제 규격 축구장 16개와 맞먹는 총면적 11만5500㎡ 규모의 대형 풀필먼트센터다. 또한 지상 1층, 지하 1층의 택배 허브터미널은 강력한 분류 능력을 갖춘 최신 자동 화물 분류기를 통해 하루 170만 상자의 택배를 분류·발송할 수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의 풀필먼트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조8800억원으로 2022년 2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 코로나 유망 비즈니스 22] 이커머스 기업들의 최후·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풀필먼트’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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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7호(2020.05.16 ~ 2020.05.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