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도심 속 ‘신강남’ 뉴타운 탐방]
- 7월부터 4개 구역 4745가구 분양
‘서울 뉴타운의 대장주’ 수색·증산뉴타운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서울에서도 유독 목욕탕이 많던 동네. 서북의 끄트머리에 자리한 수색이다.

지금은 문 닫은 삼표연탄 공장과 무연탄 화물열차의 종착역이 자리해 저녁 퇴근 무렵이면 인부들이 목욕탕으로 향하는 것이 퇴근길의 풍경이었다.

탄가루가 워낙 날리다 보니 사람들도 살기를 꺼려 개발은 항상 뒷전으로 밀려났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옹기종기 모여 있는 단층의 낡고 허름한 주택이 방치되면서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낙후 지역으로 손꼽혔다.

이런 수색이 이제는 서울 서북권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5년 수색·증산뉴타운으로 지정된 후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개발이 지지부진했지만 몇 년 전부터 개발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2017년 롯데건설(수색4구역)이 처음 1192가구 공급에 나섰고 2018년 SK건설(수색9구역)이 753가구를 분양했다. 지난해에는 숨을 고르며 건너뛰었지만 올해는 무려 4개 구역에서 4745가구의 물량이 쏟아진다.

◆ 현장만 다섯 곳…분주해 보이는 타워크레인들
‘서울 뉴타운의 대장주’ 수색·증산뉴타운
6월 1일 찾은 수색·증산뉴타운은 현재 여기저기 공사가 한창이다. 현장만 5곳(분양 완료 후 공사 진행 1곳, 분양 예정지 4곳)으로 구역별로 널따랗게 세워진 펜스가 곳곳에 들어서 있다.

한창 건물을 올리는 곳도, 터파기 작업으로 분주한 곳도 있다. 특히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맞은편은 언뜻 보이는 타워크레인만 열 개 가까이 가동되고 있어 공사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공사장 펜스에 가려져 있지만 하늘을 수놓은 타워크레인의 모습이 장관이다.

크게 총 11개 구역으로 나뉘어 개발되는 수색·증산뉴타운은 올해 가장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고 있다. 분양 물량이 가장 많으면서도 알짜이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분양 성적이, 내 집 마련을 노리는 이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올해 수색6구역(GS건설 1223가구), 수색7구역(GS건설 672가구), 수색13구역(SK건설·현대산업개발, 1464가구), 증산2구역(GS건설 1386가구) 등 총 4곳에서 분양이 진행된다.

이미 수색4구역과 수색9구역이 분양을 마쳤으니 올해 분양으로 총개발 계획의 절반 이상이 완료되는 셈이다.

더욱이 증산5구역은 관리처분 예정, 수색8구역은 관리처분 대기, 증산3·증산4구역은 관리처분, 수색 14구역은 정비구역 해제로 언제 분양이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색·증산뉴타운 입성 기회는 이번이 절호의 찬스다. 일정대로라면 분양 일정이 모두 7~8월 예정이다. 물량이 많으니 청약 당첨 확률도 앞선 2차례(수색4·수색9구역)보다 높다.

무엇보다 이번 분양 물량에는 수색·중산뉴타운의 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증산2구역도 포함됐다. 지도상 ‘V’형 개발의 꼭짓점이자 가장 중심, DMC역 맞은편이면서 사거리에 자리한 단지다.

증산2구역은 워낙 입지가 좋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이다. 현장에서 거래되는 조합원 물량의 ‘피(프리미엄)’가 112㎡ 기준으로 6억5000만원이 넘는다.

2018년 분양된 증산2구역 바로 옆에 있는 수색9구역 ‘DMC SK뷰’의 피가 동일 평형 기준 5억5000만원이었으니 1년여 사이 1억원 이상이 오른 셈이다. 이마저도 물건을 구하지 못한다. 물건이 아예 자취를 감췄다.

DMC하나공인중개사무소 김선연 대표는 “수색·증산뉴타운은 서울의 서북권 최고 대장주로 서울 전역의 뉴타운 중 가장 알짜”라며 “이번 분양에서 당첨만 되면 로또를 맞은 것이나 다름없고 증산2구역에 당첨되면 로또 중에 로또에 당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증산2구역 112㎡의 분양가는 7억60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며 “청약 가점이 64점 이상이라면 무조건 넣으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수색·증산뉴타운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입주를 앞둔 DMC롯데캐슬더퍼스트는 전용 84㎡의 분양가가 약 5억8000만원이었는데 최근 거래된 입주권은 이보다 5억6690만원 오른 11억4690만원(12층)에 신고됐다.

◆ 주변 일대 쏟아지는 개발 호재
‘서울 뉴타운의 대장주’ 수색·증산뉴타운
수색·증산뉴타운은 자타 공인 서울 최고의 입지로 각광받는다. 지하철 6호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 등 3개 노선이 지나는 ‘트리플 역세권’의 입지를 갖추고 있고 DMC역 주변 일대의 개발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수색 역세권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경의중앙선 지상철을 지하화하고 철도로 단절된 상암동과 수색동을 연결하는 수색 역세권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총 1조7000억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수색역과 DMC역 일대 32만㎡를 개발할 예정이다. 1단계로 DMC역을 먼저 개발하고 철도 시설 부지를 2단계로 구분해 추진한다.

완공되면 현재 철도로 인해 단절된 상암동과 사실상 같은 생활권이 되면서 주거 여건이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도 차고지 자리에는 스포츠 중계 전문 방송 회사인 SPOTV 본사와 건축 자재 제조회사인 삼표 본사가 이전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가스 회사인 삼천리도 수색역 인근 빌딩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골칫거리였던 수색변전소는 지하 30m 지중화가 확정됐다. 이곳에는 2026년까지 주상복합과 체육센터 등을 건립하는 계획이 추진 중이다.

또한 DMC역 남쪽 상암동 롯데 복합 쇼핑몰 개발 사업도 수색·증산뉴타운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조합과 보상 문제를 놓고 난항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이 개발 사업은 일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대형 호재로 기대를 모은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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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0호(2020.06.06 ~ 2020.06.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