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사모펀드, 국내 소각·매립 업체 M&A 주도-폐기물 매년 증가하는데 처리 시설은 제한적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언택트(비대면) 비즈니스가 뜨면서 온라인 쇼핑이나 배달 음식 서비스를 이용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으니 편리하긴 하지만 뒤따라오는 골칫거리가 있다. 다름 아닌 ‘쓰레기’다. 어디 그뿐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일회용 마스크를 비롯한 일회용품 사용이 늘면서 급증하는 쓰레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새로운 기회가 숨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쓰레기의 위기(global garbage crisis)’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처리하는 폐기물 산업이 ‘황금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쓰레기는 도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뒤따라오는 문제다. 경제가 발전하고 인구가 증가할수록 쓰레기 또한 많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메가시티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쓰레기는 이미 범지구적 문제가 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기후 변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주원인 중 하나로 폐기물을 지목했다. 대표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만 보더라도 항공 부문 배출량의 4배에 달한다.
◆세계은행의 ‘쓰레기 재앙’ 경고
세계은행은 2018년 세계의 쓰레기 위기와 관련한 보고서를 출판했다. ‘왓 어 웨이스트 2.0(What a Waste 2.0)’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배출하는 쓰레기(고형 폐기물)의 양은 2016년 약 20억 톤에서 2050년 34억4000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우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연간 쓰레기 배출량이 최소 33% 이상씩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보고서는 쓰레기의 위기에 대해 매우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문제는 늘어나는 쓰레기의 양이 아니라 이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처리할 환경과 자원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쓰레기는 악취를 일으키고 생활 환경을 오염시키며 공중 보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수질과 토양에 2차 환경 오염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동물과 사람이 호흡기 질환과 같은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이 모든 것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인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지금 당장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금 당장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쓰레기 대란’ 수준을 넘어 ‘쓰레기 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쓰레기 위기의 심각성은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일평균 폐기물 처리량은 26만 톤이다. 2001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3.2%씩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건설 폐기물(21만 톤, 46%)과 사업장 폐기물(17만 톤, 38%)이다. 국내 폐기물 처리량의 절대적인 비율(84%)을 차지하는 건설 폐기물과 사업장 폐기물은 향후 경제가 성장할수록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목할 것은 늘어나는 쓰레기의 양에 비해 정부의 규제 강화로 이를 처리할 만한 소각 시설과 매립 시설 등 폐기물 처리 시설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각 시설은 2013년 503개에서 2019년 400개로 감소했다. 매립 시설은 같은 기간 292개에서 270개로 줄어들었다. 잔여 매립 용량은 2013년 2억8000만㎡에서 2019년 2억6000만㎡로 감소했다.
◆M&A 시장에서 각광받는 폐기물 업체들
쓰레기 위기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도 ‘쓰레기 처리 산업(Waste Management ’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 시장의 트렌드가 ‘환경 문제’ ‘기후변화 대응’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도 쓰레기 처리 산업은 그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 폐기물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7년 3300억 달러(약 401조원)에서 2025년 5300억(약 645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평균성장률만 6%가 넘어선다. 실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립자이자 미국 최대 부자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히는 빌 게이츠는 미국의 종합 폐기물 및 환경 서비스 회사인 ‘웨이스트 매니지먼트(WM)'사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회사는 북미 지역의 폐기물을 관리하고 있다. 그의 재단이 보유한 20여개의 상장기업들 가운데 두 번째로 투자를 많이 한 기업으로, 총 1억86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가치만 해도 212억 달러(약 25조원)에 달한다.
폐기물 산업과 관련한 업체들은 특히 글로벌 M&A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캡스톤파트너스에서 발간한 ‘2019 폐기물&재활용 M&A’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진행된 관련 분야 M&A만 105건에 이를 정도다. 다국적 정보 기업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폐기물 처리 분야의 M&A 건수는 74건으로 전년동기대비(73건)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로 M&A 거래가 급감하는 분위기에도, 폐기물 산업 분야는 여전히 시장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눈에 띄는 흐름은, 대형 폐기물 업체를 중심으로 보다 작은 규모의 폐기물 관련 회사들이 인수합병 되면서 점차 ‘대형 회사들이 더욱 대형화’ 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WM사는 지난 2019년 4월 49억 달러에 재활용 및 폐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ADSW(어드밴드스 디스포절 서비스)를 인수했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폐기물 업체인 GFL 인바이러먼틀(GFL Environmental)사는 지난 2018년 10월 28억 달러에 미 남동부의 고형 폐기물 및 재활용 수거업체인 웨이스트 인더스트리즈(Waste Industries USA, Inc)사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도 미국 미시건주에 근거지를 둔 폐기물 업체인 ‘어메리칸 웨이스트(American Waste)'사를 3억8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대표적인 폐기물 업체들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은 JP모건을 매각주간사로 코엔텍 지분 59%와 새한환경 지분 100% 매각 작업을 추진 중으로, 지난 5월25일 본 입찰을 마감했다. 본 입찰에는 스틱인베스트먼트, E&F프라이빗에쿼티-IS동서 컨소시엄과 TSK코퍼레이션이 참여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코엔텍은 울산 지역에서 매립·소각사업을 영위하는 업체이며, 새한환경은 충남 천안에 기반을 둔 폐기물 업체다. 각각 시장 점유율 3위와 1위로 맥쿼리PE는 지난 2017년 이들 업체를 인수했다. 어펄마캐피탈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해 지난달 EMC홀딩스 지분 100% 매각을 위한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하고, 6월4일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어펄마캐피탈은 지난 2016년 지분 35%를 확보하고 있던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나머지 지분 65%를 코오롱그룹으로부터 약 880억원에 인수했다. 코오롱워터앤에너지는 당시 국내 수처리 1위 업체였다. 이후 사명을 EMC홀딩스로 바꾸고, 사업장폐기물 중간처리업체인 충청환경에너지와 경주의 폐기물업체인 와이에스텍을 비롯한 6개 환경업체를 인수했다. EMC홀딩스를 수처리뿐 아니라 소각·매립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종합 환경 업체로 변모시킨 것이다. EMC는 현재 전국에 2000여개의 하수·폐수처리시설과 4개의 소각장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EMC의 가치가 1조원 수준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에스지(ESG) 그룹의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ESG는 의료 및 산업폐기물을 소각·매립 처리하는 업체다. 앵커웨커티는 지난 2016년 이에스청원 투자를 시작으로 잇따라 관련 업체들을 인수하며 사업 규모를 키우고, 사명을 ESG로 바꿨다. 앵커에쿼티는 현재 특수목적법인(SPC) 에코그린홀딩스를 통해 ESG 지분 100%를 지배하고 있다. 현재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과 외국계 대형 인프라펀드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은 감소
글로벌 투자자들이 폐기물 산업에 주목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성장성이 높은 산업 분야들 가운데서는 드물게 안정성까지 확보하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산업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산업들이 타격을 입는 와중에도 폐기물 관련 업체들은 탄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폐기물의 배출량은 경기 변동과 상관없이 꾸준히 늘어난다는 점에서 경기 변동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 업종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택배·배달 주문 등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 데다 마스크와 의료용 폐기물이 급증하며 폐기물 산업은 대표적인 코로나19 수혜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도시 재생 뉴딜 사업도 폐기물 산업의 성장성에 긍정적이다. 건설 폐기물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그린 뉴딜 정책으로 폐기물 관리와 처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쓰레기를 적절하게 처리하려는 수요가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폐기물 처리가 가능한 업체는 제한돼 있다. 수요가 넘치는 반면 공급이 부족한 구조다. 기본적으로 폐기물 처리 산업에 진출하는 데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폐기물 처리 설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정부의 규제를 맞춰야 하는 데다 지역 이기주의(님비 현상)도 고려해야 한다. 대규모 설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다. 새로운 경쟁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공급자 우위 시장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폐기물 처리 단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다. 지난 5년간 매립 단가와 소각 단가는 각각 연평균 15%, 9%씩 상승했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폐기물 처리 업체들의 구조적인 단가 상승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단가 상승은 업체들의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폐기물 시장은 크게 네 가지 시장으로 분류된다. 폐기물의 수집·운반, 재활용, 소각 그리고 매립이다. 한국에서는 생활 폐기물을 지방자지단체 주도로 소각·매립 시설을 설치해 이를 처리 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이다. 사업장과 건설 폐기물은 전문 처리 업체가 관리한다. 홍재근 대신증권 미래산업팀장은 “한국에선 폐기물 시장이 주로 중소 업체들로 구성돼 있다”며 “향후 선진국들과 같이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상위 4개 업체(WM,리퍼블릭 서비스, 웨이스트 커넥션, ADSW)가 전체 시장의 58%를 점하고 있다. 이와 비교해, 국내의 경우 생활폐기물 시장이 지방자치단체의 주도로 대부분 지역 내 전문기업을 통해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폐기물 업체의 대형화는 사업장 및 건설 폐기물 시장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쓰레기 ‘버린 사람’도 책임 강화
그러나 폐기물 산업이 주목 받는 결정적인 이유는 ‘친환경 산업의 성장성’이다.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ESG(Environment, Social, Government)는 이미 투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재무적인 요소만큼이나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홍 팀장은 “기후 변화 대응 측면에서도 쓰레기를 관리하는 것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함과 동시에 경제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제적인 환경 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폐기물 처리의 수요를 늘리는 효과 뿐 아니라, 보다 안전한 폐기물의 처리를 위한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가능성도 높다. 대표적인 사례로 유럽의 경우 EU차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감축·퇴출하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2019년 5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에 대한 규제안을 발표했는데, 2021년까지 빨대, 면봉, 식기 등 일회용품 10가지를 만들 때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 대체재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국내에서도 폐기물 처리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지난 5월27일부터 개정된 폐기물관리법이 시행됐다. 배출된 폐기물의 처리사업자뿐 아니라 폐기물을 배출한 당사자에 대한 책임이 강하게 부여된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폐기물관리법에 의하면 배출자는 폐기물 수탁자가 처리 능력이 있는지만 확인했다. 하지만 개정된 법에 따르면 폐기물 처리 과정이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제대로 이뤄지는 지를 확인’하는 것까지를 책임으로 하고 있다.
폐기물과 관련한 과징금 처벌 등이 강화된 것도 눈에 띈다. 폐기물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 영업 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은 기존 1억원 이하에서 현재는 매출액의 100분의5까지 확대됐다. 또 폐기물을 부정적으로 처리해 얻은 이익의 3배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과 폐기물의 제거 및 원상회복에 드는 비용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폐기물 처리 검사 기관을 지정해 정기적으로 적합성을 확인받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개정된 법안에 따르면 폐기물 처리업자는 환경부장관이 지정한 검사기관을 통해 정기적으로 폐기물 처리업을 계속 수행할 수 있는지 적합성을 확인 받아야 한다.
김규리 연구원은 “배출자의 책임이 강화되면서 수탁 처리업체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도 우수한 처리시설과 기술력을 갖춘 대형업체들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돋보기-코로나19 의료 폐기물, 어떻게 처리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지구에 또 다른 차원의 ‘위기’를 낳고 있다. 바로 의료 폐기물의 처리 문제다. 의료 폐기물은 의료 행위와 관련해 발생하는 모든 폐기물을 일컫는다. 주사기, 환자가 입은 옷, 환자에게 제공되는 음식물 쓰레기 등이 모두 포함된다.
지난 4월 19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종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23일부터 3월 9일까지 발생한 의료 폐기물은 총 395톤에 달한다. 특히 격리 의료 폐기물은 매일 20톤 정도가 발생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289.6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치료제·혈액 등이 포함된 위해 의료 폐기물 양도 208톤 늘었다. 환경부는 의료 폐기물 처리 용량에 ‘여유가 있다’가 밝혔다. 지난해부터 의료 기관에서 발생하는 일회용 기저귀를 의료 폐기물에서 제외한 영향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을 기준으로 한 의료 폐기물의 총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98톤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월 28일, 2월 23일, 3월 2일 세 차례에 걸쳐 ‘코로나19 관련 폐기물 안전 관리 대책’을 수립해 발표한 바 있다. 의료 기관에서 발생하는 감염성 폐기물은 배출 장소에서 바로 격리 의료 폐기물 전용 용기에 투입한 뒤 이를 다시 밀폐하는 ‘2중 밀폐’ 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의료진이나 폐기물 수거 업체 등이 사용한 보호복과 마스크 등의 개인 보호 장비는 의료 폐기물 전용 봉투에 넣은 뒤 종이박스 등 골판지 전용 용기에 처리할 수도 있다.
확진자에게서 발생하는 모든 폐기물은 격리 의료 폐기물이다. 소독·밀봉 배출, 상시 소독, 전량 일일 소각 등을 기본 원칙으로 적용하고 있다. 격리 의료 폐기물은 ‘당일 반출’과 ‘병원 내 보관 최소화’를 원칙으로 한다. 병원 내 보관할 때는 지정된 보관 창고에 다른 폐기물과 구분해 섭씨 영상 4도 이하에서 냉장 보관한다. 보관 창고는 매일 소독해야 한다. 자가 격리자에게는 지방환경청이 시·군·구 보건소를 통해 봉투형 전용 용기와 소독 약품 등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폐기물을 소독한 후 의료 폐기물 전용 봉투에 담아 밀봉하고 다시 종량제 봉투에 넣어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이 폐기물은 보건소로 안전하게 옮긴 뒤 보건소에서 계약한 폐기물 수집 운반 처리 업체를 통해 합성수지 전용 용기에 담아 수거해 당일 소각 처리한다.
기본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는 ‘당일 소각’ 원칙을 적용하고 있지만 문제는 의료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지정 폐기물 소각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13곳으로 하루 처리할 수 있는 폐기물 처리량은 600톤 정도다. 소각 시설이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어 의료 폐기물 운반과 관련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 3개(용인·포천·연천), 경북 3개(경주·경산·고령), 충남 2개(천안·논산), 광주·부산·충북(진천)·전남(장흥)·경남(진주) 지역에 각 1개로 분포됐다. 서울과 강원에서 나온 의료 폐기물은 매일 다른 지역으로 보내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국내에 의료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 등의 증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의료 쓰레기 대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의료 폐기물을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vivajh@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0호(2020.06.06 ~ 2020.06.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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