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대표 포함 140명 ‘입체 분석’…40대 CEO 23명, 박사 출신 29.4%-‘1960년대생·서울대·약학대학 졸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바이오·제약업계의 위상이 바뀌었다. 올 1분기 전체 수출이 급감한 가운데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은 오히려 59.4%나 증가했다.
진단 키트와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쏠리면서 바이오·제약 기업의 주가 역시 상승세다. 제약·바이오 종목을 담은 KRX헬스케어지수는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K바이오 기업을 이끄는 주역은 어떤 인물일까. K바이오가 전례 없던 기회를 맞은 지금, 한경비즈니스가 ‘바이오·제약 100대 기업’을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를 분석했다.
140명(공동 대표 포함)을 분석한 결과 ‘1960년대생’, ‘서울대’, ‘약대 출신’의 ‘남성’이 주축이 돼 K바이오 기업을 이끌고 있었다.
◆최장수 CEO는 김동연 일양약품 사장 NICE평가정보에 출생 연도가 등록된 CEO 130명을 분석한 결과 1960년대생이 52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 이재근 세라젬 대표, 김영주 종근당 사장, 정성재 클래시스 대표, 김정진 한림제약 부회장 등 종합 순위 10위권 내에 자리한 기업의 CEO도 1960년대생이 우세했다.
1960년대생 중에서도 1961년생이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이 대표적 인물이다.
기 부회장은 서정진 회장과 함께 셀트리온을 세운 ‘창업 공신’이다. 대우차 기획실에서 일하다 기획재무 고문이던 서정진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기 부회장은 2014년 4710억원이던 셀트리온의 매출을 지난해 1조1009억원(연결 기준)으로 크게 끌어올리며 셀트리온의 성장을 견인해 왔다.
안재현·이삼수 보령제약 대표 역시 1961년생 동갑내기다. 보령제약은 2019년 전문 경영인 투톱 체제로 전환하면서 사내이사였던 안재현 대표가 경영부문 대표를, 생산본부장이었던 이삼수 대표가 연구·생산부문 대표를 맡게 됐다.
1960년대생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 1950년대생 CEO는 42명이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윤재춘 대웅제약 사장,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강석희 HK이노엔 대표, 김영진·백진기 한독 대표, 오흥주 동국제약 사장, 천종윤 씨젠 대표 등이 1950년대생 CEO다.
40대 CEO(1971~1980년대생)는 23명이다. 40대 CEO 역시 굵직한 기업을 이끌고 있다.
허은철 녹십자 사장,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 한국콜마 오너 2세인 윤상현 HK이노엔(전 CJ헬스케어) 대표·윤여원 콜마B&H 대표가 바이오·제약업계의 ‘젊은피’다.
최고령 CEO는 1935년생인 김재윤 한림제약 회장이다. 김재윤 회장은 1974년에 한림제약을 창업해 골질환계·순환기계·안질환계 치료제 등 특화 기업으로 키웠다. 올해부터 김 회장의 아들인 김정진 부회장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류덕희(1938년생) 경동제약 회장 역시 국내 제약 산업 1세대인 80대 CEO에 속한다.
최연소 CEO는 류덕희 회장의 아들인 류기성 경동제약 대표다. 1982년생인 류 대표는 지난해 최대 주주에 오르며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00대 기업 전문 경영인 중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최장수 CEO는 김동연 일양약품 사장이다. 1950년생인 김동연 사장은 5연임에 성공하며 12년간 일양약품을 이끌어 왔다.
올해 새롭게 키를 잡게 된 CEO도 있다. 백진기 한독 대표는 올해부터 김영진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경영에 나섰다. 백 대표는 1984년 한독에 입사해 36년간 인사·조직·교육·노무 관리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서울대’ 27명 최다…전공은 39개로 다양
바이오·제약 100대 CEO들의 대학은 NICE평가정보에 학력 정보가 있는 94명을 대상으로, 전공은 83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바이오·제약 100대 CEO를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은 서울대(27명)였다. 이어 성균관대·연세대가 8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국내 비수도권 대학 중에서는 경북대와 영남대 출신 CEO가 각각 2명으로 가장 높았다.
단과대학 중에서는 약학대학 출신 CEO가 가장 많았다.
약학과 제약학을 전공한 CEO를 합치면 16명이다. 오흥주 동국제약 사장,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 등이 약학대학을 졸업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CEO 역시 14명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약대 출신 CEO가 대부분일 것이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전공은 39개로 다양했다. 이정희 사장은 영남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백진기 대표는 강원대 법학과를 나왔다. 박사 출신 CEO의 비율도 높았다. 94명 중 29.4%에 달하는 28명이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중 경영학 박사를 취득한 2명을 제외하면 모두 이공계열 박사다. 18명이 국내에서, 10명이 해외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미약품 2명의 각자대표는 모두 박사 출신이다. 충남대 약학박사를 졸업한 우종수 대표는 경영관리부문을, 서울대 동물자원과학 박사를 졸업한 권세창 대표는 신약개발 부문을 각각 맡고 있다.
아이센스를 이끌고 있는 남학현·차근식 대표 역시 둘 다 미국에서 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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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1호(2020.06.13 ~ 2020.06.1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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