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최태원 SK 회장, 근본적 혁신 통한 행복 추구 경영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최태원 SK 회장은 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고 있다. SK그룹 회장으로서 SK그룹의 체질을 지속적으로 바꿔 놓았다면 최근에는 기업 경영 자체의 판을 바꾸고 있다. 그동안 기업가들이 믿어 왔던 돈 버는 방식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기업은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도 창출해야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사회적 가치’ 경영 철학이다. 초연결 시대를 맞아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지 못하는 기업은 더 이상 지속 성장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에 기반한 ‘더블 보텀 라인(double bottom line)’ 경영이다. 특히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가 기업에 새로운 혁신 동력이 될 수 있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경영에 임하고 있다.

최 회장은 냉철하고도 과감한 의사 결정과 투자로 SK그룹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나아가 그룹을 혁신적으로 성장시킨 경영자로도 평가된다. 최 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직후인 1998년 9월 SK 회장에 취임하면서부터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강조해 왔다. 당시 최 회장이 강조한 체질 변화 최우선 의제가 ‘글로벌’이었고 이후 해외 시장 개척과 수출 드라이브 등을 통해 내수 중심이던 SK 사업 구조를 글로벌로 바꿔 나갔다. 이러한 노력의 화룡점정은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였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성장 동력은 기존 에너지·화학과 통신의 양대 축에서 삼각편대 구도로 재편됐고 SK하이닉스는 2018년 매출액 40조원, 영업이익 21조원의 사상 최대 경영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100대 CEO]최태원 SK 회장, 근본적 혁신 통한 행복 추구 경영
또한 SK(주)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 제약, 반도체 소재, 물류 등 분야에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SK(주)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은 독자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성과를 창출했다. 신약 후보 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상업화 단계까지 성공한 것은 국내 최초다.

SK 신약 개발의 성과는 30년 가까이 투자를 지속해 온 최 회장의 뚝심이 일궈냈다는 평가다. 1993년 대덕연구원에 연구팀을 꾸리면서 불모지와 같았던 제약 사업에 발을 디딘 이후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가운데서도 최 회장은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SK바이오팜은 통상 특허가 만료되는 10여 년간 막대한 수익을 올릴 전망이다.

의약품 위탁 생산(CMO) 사업도 통합법인 SK팜테코 설립으로 퀀텀점프 계기를 마련했다. 한국·미국·유럽에 분산돼 있던 역량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vivajh@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