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장기화되는 초저금리
-대표 안전 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 ‘금’의 매력 부각
온스당 2000달러를 향해…‘금’의 질주 계속된다
[한경비즈니스=황병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2020 상반기 원자재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최근 금값이 온스(28.35g)당 1800달러(약 215만원)를 거듭 테스트하는 모습이다. 2013년 급락 후 5년 이상 베어 마켓(하락장)에 머무른 금값은 2019년부터 상승세로 전환돼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 바닥(온스당 1100~1200달러)에서 매수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에게는 현재 금값이 비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글로벌 통화 정책 완화 기조가 유지되는 한 단기간 금값 조정은 여전한 저가 매수 기회라고 보고 있다. 2년 연속 금을 비롯한 귀금속 투자에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한다.

◆경기 개선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 여전

금은 미국 국채를 비롯한 선진국 채권, 선진국 통화(달러·엔·스위스 프랑 등) 등과 같은 안전 자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은 금리 하락 구간에서 미국 국채 가격 상승에 동반되고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 등과 방향성을 같이한다. 미국 달러 강세는 금값에도 부담 요인인 반면 안전 자산 선호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여타 원자재 섹터 대비 민감도가 제한되는 경향이 있다.

한편 금은 에너지, 산업 금속 등 여타 원자재들과 같은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도 나타낸다. 자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미리 회피하는 인플레이션 헤지는 미국 중앙은행(Fed)을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책 완화 속에 풍부한 유동성 장에서 주로 나타난다.

글로벌 전역에서 확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정점을 지나는 올해 하반기에는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주요국의 거시 지표 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글로벌 경기 개선 속도를 둘러싼 시장의 불확실성이 잔존해 안전 자산을 보유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통화·재정 부양책을 바탕으로 상승해 온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주가수익률(PER)이 지난 금융 위기 이후 최대(약 24배)로 확대돼 시장 경계심을 높이고 있기도 하다. 이는 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 20포인트를 웃도는 변동성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고 하반기 안전 자산 선호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예고한 금리 커브 통제(YCC) 정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3월 이후 제로 금리에 복귀한 Fed는 현재 무제한 양적 완화 조치까지 시행해 대차대조표상 자산이 가파르게 확대된 상태다. 하반기 중 4차 재정 부양책을 예고한 트럼프 행정부의 국채 발행 규모 확대 시 불가피한 명목 금리 상승(국채 가격 하락)은 재정 정책 당국뿐만 아니라 Fed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비한 Fed의 향후 통화 정책은 ‘특정 수준 이상의 명목 금리하에서 국채 매입을 확대해 금리 상승을 제어’하는 YCC 시행이 유력하다.

명목 금리 상단을 통제해 갑작스러운 국채 가격 급락을 막고 경기 부양책을 도모하는 YCC는 금값에도 긍정적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단 안전 자산 수요가 아니더라도 하반기 동안 예상되는 실질 금리 하방 압력은 금과 은 등 귀금속 섹터에서 인(리)플레이션 헤지 수요를 자극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향후 12개월 금값 목표치로 온스당 2000달러를(약 240만원) 제시한 바 있다. 2019년부터 시작된 금값 상승 사이클의 고점은 지난 금융 위기(2008년) 이후 안전 자산 선호와 인플레이션 헤지로 기록한 사상 최고치(온스당 1916달러)보다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선진국 국채 전반의 수익률이 제로에 수렴 또는 마이너스를 나타내 금 투자 시 고려되는 ‘무이자 자산’이라는 단점을 희석시켜 안전 자산 내 매력도 향상됐다. 결론적으로 하반기에도 유효한 초저금리 장기화 속에서 대표 안전 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금의 온스당 2000달러를 향한 질주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4호(2020.07.04 ~ 2020.07.1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