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이슈 : 인물]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숙환으로 타계…R&D 강조한 신약 개발 선구자
한국 제약업계를 이끌어 온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8월 2일 새벽 숙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80세.

약사 출신인 그는 1967년 서울 동대문에서 ‘임성기 약국’을 열었다. 이때 약국에서 번 돈으로 1973년 ‘한미약품’을 설립했다.

이후 ‘남들과 달라야 통할 수 있다’는 경영 철학으로 끊임없이 도전한 그는 ‘제약 강국 건설’이라는 꿈을 품고 국내 제약 산업 발전을 위해 힘써 왔다.

특히 임 회장은 그간 과감한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뚝심 경영으로 한미약품을 이끌어 왔다. 한미약품이 최근 20여 년간 R&D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R&D를 통해 임 회장은 국내 제약사의 최초 기록을 잇달아 작성했다. 한미약품은 1989년 로슈에 세프트리악손 제조 기술을 600만 달러(약 71억4600만원)에 이전했다.

국내 제약업계 최초의 기술 수출로 기록된다. 2004년에는 세계적 고혈압 치료제인 화이자 ‘노바스크’의 일부 성분을 바꾼 ‘아모디핀’으로 국내에 개량 신약 시대를 열었다.

2015년에는 일라이릴리·베링거인겔하임·사노피·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에 잇따라 초대형 신약 기술 수출을 성사시키는 쾌거를 올렸다.

한미약품의 이런 활약은 제네릭(복제약)에 의존하던 국내 제약사들을 신약 R&D에 뛰어들게 한 계기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9호(2020.08.08 ~ 2020.08.1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