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10년 후 제2의 테슬라가 될 미국의 중소형주는?③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2인이 추천한 ‘숨은 보석’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또한 샤오펑 등 22개 기업을 차세대 미국 유망 주식으로 꼽았다. 그중에는 비상장 기업 3곳도 포함돼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샤오펑과 씨리미티드 등을 ‘제2의 테슬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샤오펑은 지난 8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의 전기차 기업이다. 전기차 생산·판매를 비롯해 자율주행차 시스템 제조와 승차 공유 사업도 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자동차 판매 성장률 등이 예상되는 중국 시장 내 핵심 사업자로 부각하고 있다. 최근 유상 증자 성공과 자체 생산 시설 확보로 중국 내 경쟁 업체인 니오보다 우수한 밸류 체인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씨리미티드는 동남아 최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다. 동남아 이커머스 시장은 6억4000만 명에 달하는 풍부한 인구가 돋보인다. 윤 본부장은 “동남아 시장은 1~2% 수준에 불과한 인터넷 쇼핑 침투율로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며 “씨리미티드의 신사업 목적의 게임 자회사인 가레나가 자체 개발한 ‘프리 파이어’는 동남아는 물론 남미에서도 인기”라고 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노우플레이크 등과 함께 제이프로그를 ‘숨은 보석’으로 분류했다. 제이프로그는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를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툴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세계 5800개 이상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연 순환 매출 10만 달러(약 1억원) 이상 고객사가 286곳이다. 제이프로그의 플랫폼은 아마존의 AWS,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구글의 GCP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윤 센터장은 “클라우드 시대가 다가오고 있지만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개발과 배포에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제이프로그의 플랫폼을 사용하면 빠른 속도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팩 상장 앞둔 차지포인트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과 함께 슈뢰딩거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주식으로 가려냈다. 슈뢰딩거는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 플랫폼 기업으로 분류된다.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 발굴 등의 연구·개발(R&D)에 특화된 물리학 기반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하는 곳이다.
이 본부장은 “슈뢰딩거는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와 바이오테크 기업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사업 외에 자체 플랫폼을 활용한 다수의 공동 및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향후 기술수출 등의 수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비상장 기업 3곳을 추천해 눈길을 끌었다. 차지포인트·루시드모터스·리비안오토모티브가 정 센터장의 추천주다. 이 중 차지포인트는 올해 말 스팩(SPAC) 상장을 앞두고 있다.
차지포인트는 2007년 설립된 글로벌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기업이다. 세계 11만5000개의 상용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2000개 이상이 급속 충전소다. 차지포인트는 전기차 이용자에게 직접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와 달리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업체, 운송 업체, 아파트 소유자 등에게 클라우드 기반의 충전 플랫폼을 제공한다. 정 센터장은 “차지포인트는 올해 말까지 특수 목적 취득 회사와의 결합을 거쳐 합병 회사인 ‘차지포인트홀딩스’를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루시드모터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뉴어크에 본사를 둔 신흥 전기차 제조 기업이다. 2007년 설립 이후 2016년 아티에바에서 루시드모터스로 사명을 바꿨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와 주요 임원 대부분이 테슬라 출신이다. 루시드모터스는 지난 2월 LG화학과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23년까지의 공급 계약 조건과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LG화학은 기존 원통형 배터리보다 용량이 약 50% 높은 차세대 소형 원통형 2차전지 셀을 루시드모터스에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안오토모티브는 2009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어베라모터스로 설립된 이후 2011년 리비안오토모티브로 사명을 바꿨다. 당초 스포츠카 제조업을 목표로 했지만 전기 픽업트럭 생산으로 주력 사업을 바꿨다. 현재 미시간 주 플리머스에 본사를 두고 있다. 포드·링컨은 지난 1월 링컨의 첫 완전 전기차를 개발하기 위해 지분 투자 형태로 리비안오토모티브와 협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정 센터장은 “리비안오토모티브는 2019년 9월 아마존으로부터 전기 배달 밴 10만 대를 주문받았다”며 “이르면 내년 1만 대의 전기 배달 밴을 납품하고 2030년에는 10만 대의 차량을 전량 생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우버 등과 함께 투식스를 차기 유망주로 진단했다. 투식스는 레이저 광전자 및 화합물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실리콘 카바이드(SiC) 반도체 시장은 2020년 기준 1조원 미만이지만 향후 5년간 연평균 19.3% 성장해 2025년 2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iC 반도체가 필요한 산업은 자동차·통신·방위 등이다.
조 센터장은 “투식스의 매출에서 SiC 관련 사업의 비율은 올해 기준 4~5%로 통신 분야가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며 “추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분야에서 SiC의 전력 효율성을 바탕으로 배터리 소형화와 경량화, 고속 충전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윌리오와 텔라닥헬스 등을 숨겨진 진주라고 평가했다. 트윌리오는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트윌리오는 기업들에 커뮤니케이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글로벌 통신사와의 네트워크 연결도 가능해 우버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이 서비스를 활용한다. 우버 등의 최종 소비자들도 트윌리오의 서비스를 간접적으로 이용하는 셈이다. 트윌리오는 높은 AI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향후 발전 가능성 큰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텔라닥헬스는 모바일 인터넷 기반의 원격 의료 기술 기업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고령화 등으로 원격 의료 시장이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관련 수혜주로 분류되는 기업이다.
최 센터장은 “텔라닥헬스는 영업적자 상태지만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격 의료와 진단 부문에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10년 후 제2의 테슬라가 될 미국의 중소형주는? 스페셜 리포트 기사 인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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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핵심 전기차 업체로 뜨는 ‘샤오펑’도 미국 주식시장의 옥석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9호(2020.10.17 ~ 2020.10.2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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