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020 전국 경영대 평가]
-동국대, 4계단 상승 톱10 진입…서울대, ‘신입사원 채용 선호도’ 첫 1위
고려대 경영대 13년 연속 1위…서울대와 부문별 1위 접전 펼쳐
사상 초유의 ‘코로나 수능’이 끝났다. 달라진 수능시험장의 풍경만큼 교육 환경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 경영대에도 대전환의 시기가 도래했다. 과연 어느 대학 경영대 출신이 급변하는 시대에 걸맞은 인재로 성장했을까. 한경비즈니스는 2008년부터 전국 경영대 평가를 통해 한국 최고의 경영대를 조사하고 있다. 대학의 연구 능력이나 취업률 같은 정량 평가가 아닌, 국내 300대 기업 인사 담당자의 정성 평가를 기반으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과 유연한 업무 능력을 기반으로 조직원들과의 팀워크를 발휘하는 인재를 기업의 눈으로 평가했다.


고려대 경영대의 벽은 높았다. 300대 기업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전국 경영대 평가’에서 올해도 최고 대학으로 꼽혔다. 한경비즈니스가 최고의 인재 양성소를 판별하기 위해 이 평가를 시작한 2008년 이후 13년 연속 1위다. 고려대의 금빛 질주가 이어졌지만 올해는 서울대와 접전이 펼쳐졌다. 9개 부문 중 고려대와 서울대가 4개 부문에서 나란히 1위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고려대가 무려 7개 부문에서 1위를 휩쓸었던 모습과는 차이가 있었다.
고려대 경영대 13년 연속 1위…서울대와 부문별 1위 접전 펼쳐
고려대는 △ 업무 적응력 및 실무 능력 △조직 융화력 △향후 발전 가능성 △성실성과 책임감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서울대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 부문 1위에 오른 데 이어 △전공 및 교양 교육의 업무 적합성 △국제화 시스템 △진학 추천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자존심을 지켰다.



종합 순위 3위를 기록한 연세대는 ‘창의적 업무 해결 능력’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위를 기록한 서울대가 한 계단 상승하며 종합 2위에 올랐다.
성균관대(4위)와 한양대(5위)는 자리를 지켰고 서강대는 작년 공동 5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경희대(7위)와 중앙대(8위) 역시 작년과 동일한 순위를 유지했다. 한국외국어대는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하며 9위를 기록했다.



톱10에 새롭게 진입한 대학도 있다. 동국대는 작년에 비해 4계단 상승하며 이화여대와 공동 10위에 올랐다.
중위권(11~20위)에서는 경북대(17위)가 작년보다 6계단 상승하며 약진했다. 전남대(27위)는 작년보다 20계단 뛰며 30위권에 안착했다.



한경비즈니스 전국 경영대 평가는 총 9개 부문으로 설문이 이뤄진다. △전공 및 교양 교육의 업무 적합성 △업무 적응력 △조직 융화력 △발전 가능성 △창의적 업무 해결 △국제화 시스템 △성실성과 책임감 △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 △진학 추천 등을 종합해 최종 순위를 매긴다. 9개 평가 부문에 모두 동등한 평가 비중을 두기 위해 각 부문별 점수가 아닌 각 부문별 순위를 합산한다.
인사 담당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부문 중 하나가 ‘전공 및 교양 교육의 업무 적합성’이다. 이는 대학 교육에서 전공과 교양 교육의 훈련이 충분히 이뤄져 기업 업무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고려대 경영대 13년 연속 1위…서울대와 부문별 1위 접전 펼쳐
◆전공 및 교양 교육의 업무 관련성
전공 및 교양 교육의 업무 관련성 1위는 서울대가 가져갔다. 지난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던 고려대는 2위에 올랐고 한양대 역시 한 계단 상승해 5위에 올랐다.
중앙대(7순위)와 경희대(8순위)는 작년과 순위를 맞바꿨다. 작년 11위였던 서울시립대는 한 계단 상승해 톱10에 새롭게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업무 적응력 및 실무 능력
업무 적응력은 주어진 업무에 대한 빠른 이해력을 보여주고 실행에 옮겨서도 신속하게 처리하는 능력이다. 이 부문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려대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위에 올랐던 서울대는 올해 한 단계 상승해 2위를 차지했고 연세대가 3위에 오르며 뒤를 이었다. 이 부문에서 10위권 내게 새롭게 이름을 올린 대학은 동국대다. 지난해 15위였던 동국대는 6계단 상승하며 이화여대와 공동 9위에 올랐다.



◆조직 융화력
기업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능력은 ‘협력’이다. 기업은 급변하는 시대에 경계 없는 협업을 통해 조직 전체의 성과를 끌어올리는 인재를 원한다. 이 분야의 전통 강자는 고려대다. 고려대 특유의 학풍과 문화는 늘 ‘조직 융화력’ 1위를 고려대 경영대에 안겨줬다. 점수 차도 2위와 눈에 띄게 차이 난다. 2위와 139점 차로 연세대를 따돌리며 1위에 올랐다. 한양대는 1계단 오르며 조직 융화력 톱3에 올랐고 서울대는 작년보다 2계단 떨어진 5위를 차지했다. 조직 융화력 부문에서도 동국대가 톱10에 새롭게 올랐다. 지난해 13위였던 동국대는 2계단 오르며 10위에 안착했다.



◆발전 가능성
각 대학 경영대의 성장 가능성과 해당 대학 졸업자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발전 가능성’ 부문의 순위는 큰 이변이 없었다. 1위 고려대부터 9위 한국외국어대까지 작년과 동일한 순위를 수성했고 14위에 머물렀던 동국대가 4계단 상승하며 10위에 올랐다.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
기업의 대내외적인 환경이 급변하고 디지털 전환 시대에 접어들며 ‘창의력’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연세대가 작년에 이어 1위를 수성했고 지난해 3위였던 고려대가 서울대를 누르고 2위에 올랐다. 성균관대(4위), 한양대(5위), 서강대(6위), 경희대(7위), 중앙대(8위)가 자리를 지켰고 한국외국어대(9위)와 이화여대(10위)가 서로 자리를 맞바꿨다.


◆국제화 시스템
각 대학이 졸업생들을 글로벌 인재로 키워 냈는지를 묻는 부문이 바로 ‘국제화 시스템’이다. 이 부문은 작년까지 3년 연속 연세대의 독주가 이어져 왔다. 하지만 올해 서울대가 2계단 상승해 1위에 오르며 글로벌 경쟁력 최강자에 등극했다. 연세대는 2위로 떨어졌고 고려대가 3위에 올랐다.


◆성실성과 책임감
성실성과 책임감은 조직 구성원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각 대학 경영대 출신의 성실성과 책임감을 묻는 일곱째 부문은 1위부터 4위까지가 고려대-연세대-서울대-성균관대 순으로 3년 연속 동일했다. 5위에는 서강대가 올랐고 서울시립대는 작년 12위에서 올해 10위로 뛰며 새롭게 진입했다.


◆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 및 진학 추천
13년 동안 진행해 온 한경비즈니스에서 가장 큰 이변이 있던 부문은 ‘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다. ‘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는 정성 평가로 이뤄지는 한경비즈니스 경영대 평가 부문 중 가장 이목을 끄는 부문이다. 서울대가 13년 만에 처음으로 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기존 평가에서 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 부문의 강자는 고려대였다. 작년 1위 고려대와 3점 차이로 2위에 머물렀던 서울대 졸업생들의 기업 내 활약과 인사 담당자들이 거는 기대가 더욱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국대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12위였던 동국대는 올해 10위에 올랐다.
인사 담당자들이 수험생에게 진학을 추천하고 싶은 대학 역시 서울대였다. 고려대는 지난해 1위에서 2위로 밀려났다. 연세대-성균관대-서강대가 그 뒤를 이었다.


◆‘전국 경영대 평가’는…사회가 바라보는 ‘인재 양성소’ 평가지표


올해로 13회를 맞은 한경비즈니스 전국 경영대 평가는 인재의 실제 수요자인 기업의 관점에서 대학을 평가하고 있다. 인재를 육성하는 과정보다 각 경영대 졸업생이 얼마나 기업에서 활약하는지에 주목한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라 일하는 방식도 급변했다. 유연한 조직 문화 확산, 경계 없는 협력을 통한 혁신, 디지털 전환 등 기업 내에서 다양한 실험과 도전이 일어나고 있다.


혁신의 중심에는 인재가 있다. 경영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한 신입 사원들은 대부분 우수한 성적과 출중한 영어 실력, 관련 자격증을 어느 정도 다 갖추고 있다. 하지만 막상 업무에 투입됐을 때 요구되는 능력은 소위 ‘스펙’이라든지 이론적 지식이 아니다.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이론적 지식을 실무에 빠르게 적용하는 능력, 조직원들과 팀워크를 발휘하며 회사 조직 전체를 혁신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 더 중요하다. 또한 글로벌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제화 감각을 갖추면 금상첨화다.

이에 따라 한경비즈니스는 2008년부터 △전공 및 교양 교육의 업무 적합성 △업무 적응력 △조직 융화력 △발전 가능성 △창의적 업무 해결 △국제화 시스템 △성실성과 책임감 △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 △진학 추천 등 총 9개 부문에 대해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커버스토리=2020 전국 경영대 평가]
-고려대 13년 연속 1위...서울대와 부문별 1위 접전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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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6호(2020.12.07 ~ 2020.12.1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