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정현석 UL코리아 사장…“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 다양한 업계로 확산 중”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UL이 그동안 ‘보이는 안전’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안전’까지 기업의 다양한 안전 이슈를 해결해 왔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혁신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정현석 UL코리아 사장은 2020년 한 해를 돌아보며 가속화된 혁신과 발전에 대응해 고객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를 시작으로 기후 변화와 환경 이슈가 부상하며 특히 지속 가능성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 솔루션을 선보여 왔다.
UL은 1894년 설립된 이후 글로벌 안전 과학 회사로 명성이 자자한 기업이다. 정 사장은 지난 20여 년간 한국과 유럽에서 건설·에너지·철강 분야와 기술 개발·전략·마케팅·영업 등을 경험한 뒤 지난해부터 UL코리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 1년간 ‘보안’ 분야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북미 시장 이외 유럽과 남미 시장 진출에 필요한 인증 서비스를 확대했으며 수원시험소 확장으로 전기전자·가전·의료기기·5세대이동통신(5G)·전장 등 고객군을 다변화한 점이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UL은 어떤 회사인가요.
“UL은 126년 전 전기 안전 회사로 설립된 이후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습니다. 산업 설비, 건축 자재, 소비재, 전기전자 기기를 비롯해 환경, 지속 가능 에너지, 전자 결재, 보안 등 분야에서 인증·검증, 성능 시험, 사후 심사, 감사, 교육·컨설팅 등 안전에 관련된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UL 안전 규격뿐만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안전 기준에 따라 제품을 테스트하고 관련 인증 서비스를 지원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UL코리아 사장에 취임한 후 1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대표적인 성과는 무엇입니까.
“UL이 그동안 고객에게 ‘안전’으로 신뢰를 주기 위해 집중했다면 취임 후 보안이나 지속 가능성 등 보이지 않는 안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실제 고객들 사이에서 문의가 많이 증가하면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죠. UL은 또한 다양한 글로벌 안전 기준에 따라 제품을 테스트하고 관련 인증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어요. 취임 후 유럽이나 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광범위한 인증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제품 설계부터 생산, 선적 단계에 이르기까지 수출을 원하는 한국 기업들을 적극 돕고 있어요. 이와 함께 수원시험소에서 다양한 투자를 통해 한국 기업의 디지털 혁신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모았습니다.”
최근 UL 주관 고객 행사인 ‘이노베이션 서밋’에서 보안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혁신을 강조했습니다. 배경은 무엇입니까.
“UL은 올해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사이버 보안을 보장하기 위한 기준과 규격을 개발하며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올해도 다양한 제품에 ‘UL CAP’, 즉 사이버 보안 보증 프로그램을 인증했고 최초로 감시 카메라 인증을 진행했어요. 특히 4차 산업혁명이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자동차 환경에서의 사이버 보안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올해 UL은 자동차 보안에 집중해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의 안전을 설계하는데 필요한 까다로운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주요 이해관계인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심각한 기후 변화 현상과 코로나19로 지속 가능성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기업에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의가 급증했고 UL은 올해 지속 가능성 분야에서 다양한 혁신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지속 가능성 분야에서의 선보인 새로운 솔루션은 무엇입니까.
“기업의 탄소 배출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인 ‘터보 카본(Turbo Carbon)’을 출시했습니다. 한국 유수의 기업들이 ‘UL 2799’ 규격, 즉 폐기물 매립 제로 UL 인증을 받았고 이러한 트렌드는 화장품·화학 기업 등 다양한 업계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또한 ‘프로스펙터 소프트웨어 플랫폼(Prospector software platform)’이 있습니다. 프로스펙터는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정확한 원자재와 재료를 검색할 수 있게 하는 디지털 도구를 말합니다. 이와 함께 섬유·의류업계에 본격적으로 유해 물질 제로 배출 규제, 즉 ZDHC와 관련된 서비스를 확대, 제공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UL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UL은 126년 전 태동 때부터 지금까지 ‘안전’이라는 미션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코로나19 이후 안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고 제품뿐만 아니라 보건 안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첫째,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맞아 UL의 디지털 활동에 대한 문의가 많이 늘었고 이에 대응해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프로젝트의 진행 현황과 상세 내용을 24시간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는 ‘myUL’에 올 한 해 725개 고객사가 신규 등록해 사용하고 있어요. 둘째, 인증 후에도 동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사후 공장 심사는 UL의 중요한 프로그램입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공장 심사가 불가능하거나 어려워져 디지털 툴(Remote inspection)을 이용한 비대면 심사를 실시했죠. 이를 통해 지난 3월부터 10월 말까지 약 1만680건의 비대면 공장 심사를 진행했어요. 전례 없던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인해 긴급한 서비스가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도 UL은 신속하게 서비스를 제공했죠. 대표적으로 마스크, 손 세정제 시험, 항균·항곰팡이 시험 및 검증, 위생 가전 검사가 이에 해당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요 활동과 성과는 무엇입니까.
“2020년 UL의 글로벌 성과로는 전기자동차 안전 분야에서 처음으로 UL이 무선 충전 시스템 인증을 개발한 점입니다. 또한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전기자전거에 대한 첫 UL 인증이 올해 이뤄졌습니다. 올해는 특히 전대미문의 감염증으로 인해 병원의 핵심 기술인 의료 장비에 대한 소독이 중요했습니다. UL은 이러한 대규모 의료 장비 소독을 위한 최초의 모바일 UV 살균 시스템을 인증하기도 했습니다. 보안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공급망을 포괄할 수 있는 공급자 사이버 보안 솔루션을 도입했습니다. 이와 함께 세계 최초로 스마트 빌딩의 지속 가능성, 안전·보안을 평가하는 등급을 지난 11월 발표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UL코리아는 어떤 역할을 합니까.
“UL코리아는 전 세계 수출에 필요한 해외 인증에 대한 광범위한 인증·검증·테스트·자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품 설계부터 생산·선적 단계에 이르기까지 수출을 원하는 한국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는 파트너 역할을 자처합니다. 기업들이 UL코리아를 통해 얻는 이점은 검증 결과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다 빠르고 명확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수원시험소 등 전문화된 장비를 갖춘 시험소에서 보다 폭넓게 검증할 수 있습니다. 제삼자 인증을 통해 객관성·투명성·신뢰성을 갖출 수 있다는 점도 꼽을 수 있습니다.”
수원시험소에서는 어떤 테스트를 진행합니까.
“UL의 수원시험소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UL이 2015년 한국 최초로 설립한 시험소입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필요한 무선 인증 서비스를 국내에 제공할 수 있도록 설립됐습니다. 이번에 증축된 10m 챔버는 가정·산업용 전자기기, 전자제품 등 전기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전기·전자제품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설입니다. 이를 통해 전자파 적합성(EMC), 무선통신(RF), 블루투스 등 디지털 혁신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2021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UL은 혁신을 추진하는 동안에도 고객에게 더 나은,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UL코리아 수원시험소는 올해 초 일반 EMC 테스트를 지원하기 위해 10M 챔버를 연 이후 현재 소비자 전자제품, 가전 및 산업 전력 기술 분야의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5G·자동차·사물인터넷(IoT) 등의 분야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고객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과학 기반 안전·보안·지속 가능성 파트너가 되겠다는 것을 목표로, 안전을 입증하고 보안을 강화하며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혁신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를 통해 안전 과학 분야에서 혁신을 만들겠습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6호(2020.12.07 ~ 2020.12.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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