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스몰 브랜드의 힘]
스몰 브랜드 성공 비결- W컨셉
‘나만의 브랜드’ 한곳에…신진 디자이너 해외 진출 통로 역할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패션은 소비 양극화의 결정체다. 동대문표 패션이 발달한 한국에서 여성들의 패션은 보세와 명품의 양극단을 달리곤 했다. 그 사이의 절충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W컨셉이다. 명품보다 저렴한 가격, 보세보다 다양한 브랜드와 고품질을 지닌 한국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한곳에 모았다. 천편일률적인 디자인, 남들도 다 입는 대중적인 브랜드보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발굴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했다.

W컨셉의 시작은 SK네트웍스에서 분사한 수입 패션 온라인몰 ‘위즈위드’다. 2006년 위즈위드는 ‘WCONCEPT BY PROJECT’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한국 디자이너들과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는 기획을 진행했다. 이 기획전이 성공하면서 2008년 독립 기업으로 ‘W컨셉’이 설립됐다. 현재와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이 된 것은 2011년의 일이다.

패션 시장이 불황이라지만 W컨셉만은 예외다. W컨셉의 지난해 매출은 2000억원대로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 50%를 꾸준히 유지해 왔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했다. 상반기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와 신규 회원 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 31%로 크게 증가했다. 현재 총 6200여 개 브랜드가 입점돼 있고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한 브랜드는 2200여 개에 달한다.

W컨셉 관계자는 “매년 1300여 개의 브랜드가 새로 입점하는데 최근 매출 상승을 경험하는 브랜드가 늘면서 올해 들어 신규 입점 브랜드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나만의 브랜드’ 한곳에…신진 디자이너 해외 진출 통로 역할
◆매년 1300여 개 브랜드 새로 입점

W컨셉의 파워는 패션 대기업 브랜드의 연이은 입점으로 증명되고 있다. 삼성물산패션·LF·한섬·코오롱FnC 등 한국 대기업 패션 회사들이 W컨셉을 찾고 있다. 상반기 삼성물산패션 ‘구호플러스’, 코오롱FnC ‘BKBC’, 롯데GFP ‘빔바이롤라’ 등이 입점했다. 이 밖에 삼성물산패션 ‘오이아우어’, LF의 ‘질바이질스튜어트’, ‘던스트’, 한섬의 ‘덱케’, ‘루즈앤라운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보브’, ‘스튜디오톰보이’ 등 한국 유수의 패션 대기업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W컨셉의 정체성은 신진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이다. W컨셉 스스로가 가장 큰 성장 동력으로 꼽는 것도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파트너십 강화와 육성’이다. W컨셉 입점 브랜드 중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가 80%를 차지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국내외 오프라인 페어, 패션 정보 채널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신진 브랜드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발굴하고 있다. 최근엔 패션 소비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위해 프리오더와 매월 펀딩 프로젝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홍보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W컨셉은 한국 신진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해외 시장에 소개하는 주요 채널의 역할도 맡았다. 지난해 미국 뉴욕의 프리미엄 백화점인 블루밍데일즈는 한국을 주제로 팝업 스토어를 열었는데 패션 부문에서는 W컨셉이 단독으로 초대됐다. 이 자리에서 W컨셉은 미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12개의 한국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했다. W컨셉 관계자는 “입점 브랜드나 신진 디자이너에게는 해외 시장의 브랜드를 알리고 해외 판매 판로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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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1호(2020.10.31 ~ 2020.11.0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