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중소벤처기업부, 지난해 이어 46개 기업 추가 선정
-기술력·잠재력 공인…각종 정부 지원도
코스닥 수익률 추월한 ‘소부장’ 강소기업…2차 선정 기업 중 톱픽은?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에 이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강소기업 2차 리스트를 최근 발표하면서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차 선정 기업이 지난 10개월간 코스닥지수 상승률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거뒀기 때문이다.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1차로 54개 기업을 선정했다. 지난 10월 말 46곳을 추가로 추려 ‘소부장 강소기업 100’을 완성했다. 추가 기업 중 상장사는 22곳이다. 이 가운데 삼영화학을 제외한 21개사가 시가총액 3000억원 이하의 코스닥 종목이다. 증권가는 옥석을 가리고 있다. 22개 기업 중 최근 4개월 내 애널리스트들이 리포트를 작성한 곳은 총 8개 기업이다.

◆증권가, 상장사 22곳 중 8개 기업 리포트 작성

중기부 선정 1차 강소기업들은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몸값이 껑충 뛰었다. 정부가 이른바 ‘노재팬’ 사태 이후 소부장 국산화를 위해 대대적 지원을 약속한 덕분이다.
코스닥 수익률 추월한 ‘소부장’ 강소기업…2차 선정 기업 중 톱픽은?
1차 54개 기업 중 상장사 16곳의 수익률이 모두 좋았다. 지난 10월 23일 기준 지난해 12월 9일 대비 수익률이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20%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특히 에스앤에스텍(251%), 대주전자재료(125%), 피앤이솔루션(84%), 파크시스템스(70%) 등의 주가가 껑충 뛰었다. 중기부 선정 2차 강소기업들이 ‘블루칩’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1차 강소기업에 대한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공인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연구·개발(R&D), 벤처 투자, 사업 자금, 마케팅 등 각종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인 만큼 상승 모멘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들의 자금이 몰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기부가 추가로 선정한 기대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기부는 100개 소부장 강소기업의 지원을 위해 내년 예산 125억원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며 “2차 선정 기업은 대부분 시가총액이 3000억원을 밑돌아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적겠지만 평소 스몰캡(소형주) 종목에 관심이 많던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 애널리스트는 “2차 선정 기업 중 연말까지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종목, 즉 시가총액 대비 개인 순매수 비율이 낮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코스닥 수익률 추월한 ‘소부장’ 강소기업…2차 선정 기업 중 톱픽은?
중기부가 선정한 유망 기업 중 최근 4개월 내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가 나온 곳은 8곳이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기부 분류 기준 기초화학(와이엠티·켐트로스), 반도체(ISC·엑시콘), 전기전자(나인테크·에이프로), 기계(엠플러스), 디스플레이(케이맥) 기업을 유망하게 봤다. 자동차 관련 소부장 강소 상장 기업 3곳은 애널리스트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와이엠티는 인쇄회로기판(PCB)과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화학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연성회로기판(FPCB)과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등을 국산화한 곳이다.

금융 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월 12일 기준 와이엠티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19.0% 증가한 263억원이다. 매출은 17.4% 증가한 112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용 FPCB의 품질이 고도화되면서 동일 면적 대비 약품 사용량이 많아졌고 무선 이어폰 출하 확대 흐름도 유지되고 있다”며 “반도체 기판용 화학 소재도 올해 110억원의 견조한 매출 상승세를 이어 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켐트로스는 유기 합성 기술과 배합 기술을 바탕으로 정밀 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와 반도체 미세 패턴을 구현하는 보조 재료 등이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켐트로스는 올해 전년 대비 133.4% 증가한 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26.8% 증가한 5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켐트로스는 일본 센트럴 글라스가 생산하는 전해액 첨가제를 자체 기술로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며 “향후 센트럴 글라스의 중대형 전해액 첨가제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외형 성장이 기대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ISC는 반도체 검사 장비용 소모품인 후공정 테스트 소켓을 생산하는 업체다. 국내외 주요 반도체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기존 D램보다 전송 속도와 용량이 월등히 빠른 DDR5 D램으로의 전환이 내년부터 본격화하면서 수혜가 예상된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ISC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1230.0% 증가한 266억원이다. 매출은 38.8% 증가한 12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세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DDR5 D램 전환과 함께 연관 칩의 크기가 기존보다 10~15% 커지면서 테스트 소켓 수요 증가와 판매량 확대가 기대되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엑시콘은 메모리 반도체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이미지 센서(CIS) 등의 검사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사다. 내년 일본 장비 국산화에 따른 추가적 매출이 기대되는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엑시콘은 지난해 52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올해 7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84.4% 증가한 70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어드반테스트와 미국 테러다인 등의 경쟁사가 있지만 엑시콘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월등해 한국 시장을 거의 독과점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기초화학·반도체 소부장 강소기업 주목

케이맥은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 전문 업체다. 광학 측정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점등 검사, 박막 두께 측정 등의 디스플레이 측정·검사 장비를 생산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사다.

강동근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케이맥은 올해 매출 811억원, 17억원의 영업 적자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 회계 이슈로 크게 증가했던 적자 규모를 하반기에 만회하고 내년 상반기에도 수주 물량이 반영되면서 실적 회복세를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인테크는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세계 최초로 10.5세대 초대면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이송 장치를 개발했다. 2016년부터 2차전지 장비 사업으로 사업 구조를 다변화했다.

나인테크의 올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3.1% 감소한 50억원이다. 내년에는 200.0% 증가한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나인테크의 주요 고객사인 LG화학은 폴란드 2공장과 중국 난징공장, 미국 공장 등 2차전지 생산 시설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진행할 전망인 만큼 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2차전지 활성화 공정 장비를 생산하는 에이프로도 LG화학 해외 공장 증설에 따른 수혜주로 분류된다.

장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이프로는 매출의 95% 이상이 LG화학에서 발생한다”며 “이 회사의 고온·가압 충·방전기는 기존 공정 대비 생산 수율을 높이고 배터리 성능을 15~20% 향상시킬 수 있는 설비”라고 말했다.

파우치형 2차전지 조립 공정 장비를 주력 생산하는 엠플러스도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과 중국 기업 등이 주요 고객사다. 엠플러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163.0% 증가한 71억원이다. 매출은 32.6% 증가한 138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전기차에 주로 적용되는 파우치형 2차전지는 2030년까지 연평균 2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생산 능력을 현재의 5배인 100GWh 수준으로 증설할 계획인 만큼 엠플러스가 대표적 수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3호(2020.11.16 ~ 2020.11.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