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으로 읽는 부동산]

실제 건축비 기준…정당한 분양전환 가격 초과분은 ‘부당이득 인정’ 판결
임대 아파트의 분양전환가격 산정 기준은? [법으로 읽는 부동산]
[한경비즈니스 칼럼=조주영 법무법인 동신 대표변호사] 공공 임대 아파트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정부가 건설사에 국민주택기금을 지원해 짓는 아파트로, 그중 5년 공공 임대 아파트는 일정한 조건을 지켜 5년간 거주하고 일정 조건을 충족한 임차인에게 우선 분양한다. 그리고 임차인이 5년 거주 후 건설사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의 분양 가격(분양 전환 가격)은 건설 원가와 감정평가액의 중간 가격으로 책정되며 건축비는 당연히 건설 원가에 포함되는데 이때 건축비는 과연 어떤 건축비를 의미할까.


법정 기준 초과분은 반환해야

B건설사가 전남 순천시 해룡면에 지은 공공 임대 주택 아파트를 임차해 거주하다가 아파트를 분양받은 249명은 임대 의무 기간 5년이 종료된 후 건설사가 산정한 분양 전환 가격으로 분양 계약을 체결하고 분양 대금을 납부했지만 이후 “건설사측이 아파트의 분양 전환 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실제 투입한 건축비를 기준으로 해야 함에도 표준 건축비를 기준으로 했다”며 정당한 분양 전환 가격을 초과한 금액을 반환하라며 소를 제기했다. 이 건설사는 아파트의 가구별 분양 전환 가격을 1층 7070만9000원, 2층 7275만원, 3층 7435만원, 4층 이상은 7490만원으로 정했었다.


1심은 “1·2·3층의 경우 건설사의 산정 방법에 의한 분양 전환 가격 총액이 오히려 정당한 분양 전환 가격 총액보다 더 낮아 경제적으로 초과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4층 이상 나머지 가구의 분양 전환 가격이 정당한 분양 전환 가격보다 다소 높게 산정됐지만 그 차이가 1%도 되지 않는 미미한 금액”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4층 이상 가구의 분양 전환 가격을 다소 높게 책정한 것만으로 임대주택법 관련 법령을 위반해 무효라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항소심은 “피고는 원고 중 아파트 4층 이상의 가구를 분양받은 사람과 정당한 분양 전환 가격보다 44만7367원(=피고가 산정한 분양 전환 가격 7490만원-정당한 분양 전환 가격 7445만2633원)을 초과한 분양 전환 가격으로 분양 계약을 체결했다”며 분양 전환 가격 산정의 기초가 되는 건축비를 표준건축비의 범위 내에서 실제로 투입된 건축비로 산정했다. 그러면서 “피고와 아파트 4층 이상의 가구를 분양받은 원고들 사이에 체결된 분양 계약은 정당한 분양 전환 가격을 초과하는 범위 내에서 무효이고 그 부분만큼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면서 피고는 4층 이상의 각 가구에 각 44만7367원씩을 부당 이득으로 반환하라고 판단했다.


나아가 대법원도 “임대 사업자인 피고가 우선 분양 전환권자인 원고들로부터 지급받은 분양 대금이 구 임대주택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산정한 분양 전환 가격을 초과한다면 그 초과하는 범위에서 분양 계약은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초과 범위에 해당하는 돈을 부당 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분양 전환 가격 산정의 기초가 되는 건축비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표준건축비의 범위 내에서 실제로 투입된 건축비를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며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10년 공공 임대 주택은 관련 법령에서 분양 전환 가격을 감정평가 금액 이하로만 규정하고 있어 임차인이 10년 동안 거주하다가 분양 받으려면 보통 감정평가 금액의 80~90%로 책정되는 분양 전환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상당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국회에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10년 공공 임대 주택도 5년 공공 임대 주택과 동일하게 건설 원가와 감정평가액의 중간액으로 정하려는 입법 시도를 하고 있다.


결국 공공 임대주택사업자의 분양 전환 가격 산정 방식은 이 같은 대법원 판결을 따르는 방향으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5년 공공 임대 주택의 경우 5년 거주 후 분양전환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임차인도 분양 전환 가격 산정 시의 건축비가 ‘표준건축비의 범위 내에서 실제로 투입된 건축비’라는 사실을 숙지해 향후 정당한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7호(2020.12.14 ~ 2020.12.2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