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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 글로벌 증시 중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
달라진 ‘차화전’…코스피 어디까지 갈 거니? [머니 인사이트]
[한경비즈니스 칼럼=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 글로벌 증시 중 유가증권시장의 이익 모멘텀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연초 대비 한국 기업의 12개월 이익 전망은 지난 9월 플러스로 전환된 이후 가파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반면 최근 이익 전망 개선에도 불구하고 글로벌과 신흥국 기업의 이익 전망은 연초 대비 아직 마이너스권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주요국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LG화학·현대차·기아차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중 시가 총액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이익 전망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유가증권시장의 높은 이익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12월 14일 누적 기준 23조원어치 이상의 한국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한편 11월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4조원 가까이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2021년 유가증권시장의 이익 개선을 고려할 때 올해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증시를 팔 이유가 없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향후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누적으로 순매도 규모의 절반만 매수한다고 해도 당분간 외국인의 한국 증시 순매수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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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화정’ 이후 ‘차화전’ 시대 개막

금융 위기 이후 2009년 한국 주식 시장은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으로 대표되는 주도주의 랠리를 경험했다. 2009년부터 2011년 상반기까지 약 30개월 동안 차화정 랠리가 지속됐는데 한국 증시 역사상 가장 긴 주도주 랠리로 기록됐다. 그 무엇보다 금융 위기 이후 차화정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매출과 마진이 동반 성장하는 성장 국면이 부각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경기 충격 이후 한국은 ‘차·화·전(자동차·화학·전자반도체)’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금융 위기 이후 2021년부터 한국 기업의 매출과 마진이 동반 성장하는 성장 국면이 기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화정 랠리’ 이후 ‘차화전 시대’가 기대되는 이유다. 특히 고부가 가치 산업이고 시가총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은 2021년부터 빅 사이클이 기대된다. 금융 위기 당시 차화정 랠리 이상의 상승이 예상된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한국 산업 중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고부가 가치 산업이다. 그 무엇보다 역사적으로 유가증권시장 대비 반도체 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반도체 산업의 평균 ROE는 17.8%를 기록해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의 ROE 8.8% 대비 2배 가까이 높았다. 반도체 산업은 한국 증시 중 시가총액이 가장 많다. 반도체 실적이 개선되고 이익 기여도가 상승하면 유가증권시장의 ROE 또한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반도체 산업의 실적 개선은 유가증권시장 실적의 질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ROE와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 수준인 주가순자산배율(PBR)은 정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따라서 유가증권시장의 ROE가 개선되면 유가증권시장의 밸류에이션인 PBR의 상승 여력 또한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원리로 한국 증시는 금융 위기 이후 차화정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매출과 마진이 동반 성장하는 성장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유가증권시장 PBR의 밸류에이션 또한 한 단계 상승을 경험했다. 과거 차화정 랠리 기간 한국 기업의 ROE가 개선되며 유가증권시장의 PBR도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평균 PBR은 1.17배를 기록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의 12개월 선행 PBR은 1.05배를 기록하고 있다. 만일 향후 유가증권시장의 PBR이 차화정 랠리 기간 동안 기록한 평균 1.17배까지 상승한다면 코스피지수는 3000 이상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반도체 중심의 차화전 랠리 기대

2007년 금융 위기 당시 한국 주식 시장은 차화정 랠리에 힘입어 2011년 1월 3일 2008년 이후 약 30개월 만에 역사적 고점을 경신했다. 이후 2011년 5월 초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 갔지만 역사적 고점을 크게 웃돌지는 못했다. 반면 이번 차화전 랠리는 과거 차화정 랠리 때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주도주 랠리 기간 유가증권시장의 상승 여력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2021년부터 반도체 산업이 빅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21년 스마트폰과 서버 반도체 수요의 기대로 반도체 빅 사이클이 예상되고 있다. 2021년 스마트폰 수요는 전년 대비 12.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대규모 투자에 따라 교체 주기에 도래한 서버 반도체 수요도 2021년에는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걸릴 디지털 전환이 2개월 만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재택근무를 경험한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재택근무의 지속을 권장하는 등 ‘업무의 공간적 제약’의 철폐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이후에도 다수의 의학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 충분한 백신과 집단 면역이 정착될 때까지 수년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강제적 디지털 환경의 전환 속도가 빨라진 셈이다. 그만큼 반도체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강제적 디지털 환경으로의 전환으로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5세대 이동통신(5G) 자율주행과 인텔의 10나노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등으로 2021년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은 또한 전통 석유화학과 2차전지가 동반 성장하는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르네상스가 기대된다. 저유가로 한국의 나프타 분해 설비(NCC) 기반의 화학 제품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생·포장·내구재 수요 등이 크게 증가해 한국의 전통 석유화학 업종의 수요 성장을 이끌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2차전지 수요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금융 위기 이후 한국 완성차 업체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국 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 2021년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이후에도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시장점유율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2021년 현대차그룹은(130만 대) 글로벌 피어 대비 높은 순증량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2022년부터는 글로벌 피어 대비 한국 완성차 생산량이 가장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르노닛산·혼다·폭스바겐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2022년에도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8호(2020.12.21 ~ 2020.12.2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