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포스트 코로나 특별판…
2021년은 데자뷔가 아닌 기회의 해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한경비즈니스 칼럼=이혜영 한경BP 에디터] ‘더 월드 인(The World in~)’ 시리즈를 통해 해마다 전 세계의 글로벌 이슈를 전망하고 있는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전무후무한 팬데믹(세계적 유행)을 겪고 난 뒤 새롭게 재정비한 분석으로 팬데믹이 불러온 변화된 글로벌 트렌드를 예측했다. 2019년 말 중국에서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미리 예언이라도 한 것이었을까. 묘하게도 ‘2020 세계경제대전망’을 통해 이코노미스트는 리서치용 인공지능(AI) GPT-2의 인터뷰 발언을 빌려 2020년을 이렇게 예측한 바 있다. “중국의 주요한 변화로 인해 세계 경제에 엄청난 격동이 올 것이에요.” 그리고 그 코로나19는 2021년을 앞둔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2020년 글로벌 경제는 세계 대공황 이후 가장 심한 경기 위축을 겪었고 비즈니스 업계도 재택근무, 인원 감축, 디지털화 등 혁신의 바람이 정신없이 몰아친 한 해였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가 서서히 나타날 2021년은 코로나19 이후를 어떻게 위기가 아닌 변화와 기회의 계기로 삼을 것인지를 놓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험대의 해’이자 사회 불평등, 금융 불균형, 기후 변화, 핵 테러와 같이 우리가 이미 알고 있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문제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전환점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 2021년은 예정돼 있었지만 미뤄진 여러 행사들을 다시 치르는 등 여러 측면에서 2020년의 반복 같은 ‘데자뷔의 해’로 느껴질 수도 있다.


팬데믹 이후 달라지는 비즈니스 지형도


코로나19는 현대 세계의 모습을 만들었던 세 가지 거대 세력의 궤도를 바꿔 놓았다. 세계화가 잘려 나갔고 디지털 혁명은 가속화됐으며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먼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역사에 또 하나의 획으로 기억될 팬데믹 사태로 인해 세계 경제는 불균일한 경기 회복을 이어 가겠지만 어쩌면 세계 역사에 기억될 새로운 비즈니스 경제가 탄생하는 원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비즈니스 지형도가 엄청난 격변을 겪었기 때문이다. 팬데믹은 재택근무, 화상 회의, 온라인 쇼핑, 원격 교육이라는 새로운 가능성과 다양한 기술 도입을 이끌었지만 기업들은 외부의 복잡한 환경에 대처하고 살아남기 위해 내부 혁신을 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와 선택의 기로에 섰다.


또 이코노미스트는 2021년 새롭게 출범한 ‘바이든의 시대’에 대해서도 심도 깊게 분석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과연 무너져 가는 세계 질서를 수습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코노미스트는 파리 기후 협약과 이란 핵 협상이 그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넘어 디지털 통화 전쟁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 재편은 쉽지 않아 보인다. 마침 2021년 ‘공산당 100주년’을 맞는 중국은 코로나19의 근원지라는 오명을 딛고 팬데믹 이전에 근접하는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미·중 갈등과 긴장의 심화는 2021년 전 세계에 어떠한 파장을 일으킬 것인지 주목된다.


끝으로 이코노미스트는 2021년 세계가 그동안 풀지 못했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전한다. 2021년 가장 큰 화두는 백신 외교와 투쟁이 될 것이다. 또한 팬데믹의 위기에 안일하게 대처했던 2020년의 실수를 교훈 삼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 대담한 조치와 방안을 마련하고 핵무기를 금지하는 새로운 국제 조약을 맺는 등 또 다른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코노미스트가 예측한 2021년  세계 정세와 글로벌 트렌드 [서평]

2021 세계경제대전망
이코노미스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만원


이 주의 책
이코노미스트가 예측한 2021년  세계 정세와 글로벌 트렌드 [서평]
멘탈의 연금술
보도 섀퍼 지음 | 박성원 역 | 토네이도 | 1만6000원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부딪치는 시련과 난관, 절망과 좌절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인물로 평가받는 사람들이 총출동해 ‘실패의 쓴잔’을 ‘성공의 축배’로 만들어 낸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을 쏟아놓는다. 나아가 1000만 부 판매를 돌파한 세계적인 작가이자 가장 성공한 강연자인 저자 자신도 20대에는 신용 파산자 신세였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는 인생의 등불과도 같은 멘탈 코치를 만나 전혀 다른 삶에 눈을 떴고 패배 의식에 사로잡혔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가치관과 태도를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30대에 백만장자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는 늘 생각이 너무 많아 지쳐 쓰러진다. 고민만 하다가 기회를 놓친다. 일단 행동을 시작해야 길이 생기고 지도가 만들어진다. 나침반 보는 법을 배우게 되고 배낭 싸는 법도 익힌다. 일단 뛰어들어 한 걸음을 떼야 우리를 목표까지 안내하는 지혜로운 동행들을 만나게 된다.
이코노미스트가 예측한 2021년  세계 정세와 글로벌 트렌드 [서평]
셀트리오니즘
전예진 지음 | 스마트북스 | 1만8000원


한때 사기꾼 기업으로까지 취급받던 셀트리온이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판도를 바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거의 모든 것을 담았다. 퍼스트 무버 셀트리온은 어떻게 일하며 어떻게 다르게 해내는지를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저자는 2년 동안 창업자인 서정진 회장과 그의 가족과 친구, 셀트리온 전·현직 임직원들을 인터뷰했다. 인천 송도 연구개발센터, 생산 공장뿐만 아니라 유럽의 판매 지사와 현지 병원도 탐방했고 경쟁사 관계자까지 접촉했다. 바이오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창업 멤버 중 바이오 전공자 0명, 평범한 스펙의 보통 사람들이 모여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누구도 생각하지 않은 방법으로 묵묵히 걸어왔다.

이코노미스트가 예측한 2021년  세계 정세와 글로벌 트렌드 [서평]



세상의 모든 나들
김남석 지음 | 지식의날개 | 1만8000원


영화·연극 평론가인 저자의 평론집이다. 소설·영화·연극에서부터 시와 신화에 이르는 장르에 걸쳐 이야기를 창조하고 전달한 매개자에 숨어 있는 ‘그들 속의 나’를 찾는 모험과 여행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주변을 돌아보면 곳곳에 이야기가 널려 있다. 우리는 늘 이야기를 읽거나 보거나 듣고 있으며 심지어 그것을 먹고 살아간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생활 속에 가까이 두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이야기가 사실은 자신과 어떻게 관련되는지에 대해서는 눈감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야기를 움직이는 매개자가 있고 매개자를 창조하는 누군가가 숨어 있지만 결국 그 모든 이들은 나라는 전달자의 또 다른 가감일 따름이다. 그래서 그들 모두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그들 속에 들어 있는 자신일 것이다.

이코노미스트가 예측한 2021년  세계 정세와 글로벌 트렌드 [서평]



돈의 물리학
제임스 오언 웨더롤 지음 | 이충호 역 | 에프엔미디어 | 2만2000원


퀀트는 주식 시장에 수학과 물리학을 적용해 앞으로의 수익을 예측해 돈을 버는 방법이다. 이 책은 주식 시장을 최초로 무작위 행보로 기술한 루이 바슐리에부터 시작해 주식 시장을 물리학을 이용해 예측한다는 기본 이론이 세워지는 과정, 이 과정을 소프가 더 발전시켜 최초로 ‘퀀트’로 돈을 벌어들인 사건, 이후 퀀트와 수학 모형으로도 예측하지 못하는 ‘블랙 스완’이 일어나고 이 난제마저 극복하고 예방하기 위해 치열하게 수학 모형을 보완하고 발전시키며 밤낮으로 고민하고 있는 월스트리트의 물리학자 이야기를 다룬다. 저자는 하버드대 물리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이후 7년 만에 하버드대 등에서 물리학·수학·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천재다.
이코노미스트가 예측한 2021년  세계 정세와 글로벌 트렌드 [서평]
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
김강원 지음 | 미래의창 | 1만6000원


테크핀 서비스라고 하면 간편 결제나 간편 송금을 떠올리겠지만 그들은 이미 금융 산업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확장하며 금융 생태계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면서 여신·보험·자산 관리 등으로 금융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최단기간 흑자 달성으로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페이와 함께 결제·송금은 물론 보험·대출·증권·부동산에 이르기까지 금융 산업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속도전이 붙은 테크핀 시장에서 기존 금융회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의 성공 공식을 파괴한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와 KB금융·골드만삭스에서 해답을 찾았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8호(2020.12.21 ~ 2020.12.2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