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20 올해의 CEO]
- 건설
배원복 대림산업 부회장, ‘지주사 전환·실적’ 두 마리 토끼 잡으며 부회장 승진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배원복 대림산업 부회장은 2020년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대림산업 분할을 잡음 없이 준비하면서 실적 증가세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배 부회장은 2020년 12월 10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 DL홀딩스 대표이사로 부임한다. 대림산업은 2021년부터 DL홀딩스(지주)와 DL E&C(건설)로 인적 분할하고 DL홀딩스에서 DL케미칼(석유화학)을 물적 분할해 지주사 체제로전환한다.

사실 배 부회장에게 2020년은 어려운 한 해였다. 회사 내부적으로 지주사 전환이라는 변화의 바람이 몰아쳤고 대외적으로 주택 경기 불안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워야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대림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위축된 경기 상황 속에서도 주요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늘렸다. 2020년 3분기까지 84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에 이어 영업이익 1조원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더욱이 2020년 누적 신규 수주도 2019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6조842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말 수주 잔액은 21조2706억원이다. 연결 기준 부채 비율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95%로 개선돼 건설 업종 최고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2020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역시 7조2333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8026억원) 대비 6.3% 증가했다.

대림산업의 호실적은 시대의 변화에 철저히 대비한 덕분이다. 현재 대림산업은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스마트 건설을 구현하는 한편 정보기술(IT)과 첨단 건설 공법을 결합해 업무 효율성과 원가 혁신, 생산성까지 높이고 있다.

보수적인 건설업계에서도 가장 빠르게 디지털 혁신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설계와 상품 개발부터 마케팅·원가·공정·안전 관리까지 모든 분야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배원복 대림산업 부회장, ‘지주사 전환·실적’ 두 마리 토끼 잡으며 부회장 승진
또한 대림은 공동 주택 설계에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2020년부터 건설업계 최초로 모든 공동 주택의 기획·설계 단계부터 건설 정보 모델링(BIM)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설계 도면의 작성 기간을 단축할 뿐만 아니라 원가 절감, 공기 단축, 리스크 제거를 반영해 착공 전에 설계 도서의 품질을 완벽한 수준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설계 도면의 오차를 없앨 수 있다면 실제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오차와 하자, 공기 지연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림은 BIM 기술 중 각종 정보와 데이터 활용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원가 정보를 추출해 원자재 물량 산출, 예산 작성, 협력 업체 정산 등 원가 관리와 각종 생산성 정보 등을 연계해 현장의 공정 계획 수립과 공사 일정 작성에 BIM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 대림은 이와 같은 디지털 혁신의 성과들을 협력 회사와 공유하고 있다. 협력 회사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건설 현장에서 드론이 측량한 자료는 대림산업 기술개발원 드론 플랫폼에서 3차원 영상으로 구현돼 다양한 정보와 함께 협력 업체에 제공된다.

협력 회사는 PC 화면을 통해 공사 구간에 쌓여 있는 흙의 양과 높이, 면적 등 공사와 관련된 자세한 정보를 빠르고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드론 측량 시스템을 지원받은 토공사 협력 회사의 경우 생산성이 기존보다 약 70% 이상 향상됐다. 또한 대림산업은 스마트 건설 기술과 장비, 노하우도 전파해 협력 회사의 디지털 혁신을 뒷받침하고 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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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9호(2020.12.28 ~ 2021.01.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