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임상 3상 결과 추후 제출 전제로 허가…GC녹십자·종근당 ‘2호’ 경쟁

(사진) 셀트리온 연구원
(사진) 셀트리온 연구원
국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호’ 치료제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셀트리온이 지난해 12월 29일 품목 허가를 신청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에 대해 임상 3상 결과의 추후 제출을 전제로 조건부 허가를 결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렉키로나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 유전자를 선별하고 이 유전자를 숙주 세포에 삽입(재조합)해 세포 배양 과정을 거쳐 대량 생산하는 유전자재조합 중화항체치료제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 약의 투여는 고위험군 경증부터 중등증 코로나19 성인(18세 이상) 환자에 한정한다. 투여의 목적은 임상 증상의 개선이다. 성인 체중 1kg당 40mg을 90분(±15분)간 정맥으로 주사하는 게 식약처가 제시한 용법·용량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안전성과 효과성을 철저히 검증해 첫 국내 개발 코로나19 중화 항체 치료제를 정식 허가했다”며 “제품 허가 후에도 관련 임상 3상이 충실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세계 10여 개 국가에서 1172명의 경증 및 중등증 환자 모집을 목표로 임상 3상에 착수한 상태다. 렉키로나주의 안전성을 재확인하고 유효성에 대해서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 2상에서 중대한 이상 반응이나 사망 사례 없이 안전성이 입증됐고 여러 평가 지표에 걸쳐 유효성도 확인됐다”며 “이른 시일 안에 임상 결과와 관련한 상세 내용과 해외 허가 상황, 국내외 공급 계획 등에 대해 별도로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치료제의 효능 등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전문가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상 2상 연구 방법에 관한 내용은 없고 결과만 발표된 상황에서 치료제를 평가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며 “(셀트리온 항체치료제가) 글로벌 ‘게임 체인저’가 되려면 사망률을 근본적으로 낮출 수 있어야 하고 임상 3상 정도는 돼야 의미 있는 결과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가 탄생하면서 2·3호 치료제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종식의 핵심으로 백신을 꼽고 있다. 다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에 대응하려면 환자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의약품도 개발돼야 한다.

국내에서는 종근당과 GC녹십자 등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관련해 임상 2상을 완료한 상태다. 조만간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