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웨어러블) 기술-온몸으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컴퓨터를 집 안의 벽처럼 우리 주변의 곳곳에 설치하는 기술은 말 그대로 컴퓨터가 ‘어디에나 퍼져 있다’는 뜻에서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이라고 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에는 컴퓨터가 도처에 존재하면서 동시에 보이지 않게 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여러 가지 사물에 장착할 수 있는 컴퓨터 태그다. 태그가 달린 물건은 모두 지능을 갖게 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세계에서는 지능을 가진 물건과 사람 사이의 정보 교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화를 하려면 물건에 내장된 컴퓨터는 사람의 말을 이해해야 하며 사람은 컴퓨터가 내장된 옷을 입어야 한다.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가 필요한 것이다.
입는 장치에 내장된 컴퓨터들은 주변 환경에 설치된 컴퓨터와 무선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자기들끼리 인체에 형성되는 통신망인 인체 네트워크(HANk) 또는 보디넷(bodynet)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다.
보디넷을 갖춘 사람들은 피부를 마치 전선처럼 사용해 피부 접촉만으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두 사람이 악수하면 한 사람의 몸에서 보디넷을 통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정보가 건네지므로 서로간의 직장·전화번호·취미·출신 학교 등에 관한 정보를 즉시 교환할 수 있다. 보디넷의 전원은 신발 뒤축에 넣는 발전기로 해결하거나 사람이 걸을 때 몸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충당한다.
2004년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는 몸에 부착한 다수의 센서를 인체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2004년 마쓰시타전기는 세계 최초로 ‘인체 통신’이라고 명명된 기술을 실용화했다. 2005년 2월 일본 NTT는 손·발·얼굴 등 인체의 모든 피부를 정보 전송 통로로 사용하는 인체 네트워크 기술 ‘레드텍턴’을 선보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인체 통신 기술도 세계적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인체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한 번의 악수가 인사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세상이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