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증시 변동성...장기 투자할수록 성공 확률 높아져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현대증권 오온수 애널리스트가 펴낸 ‘배당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를 선정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증시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배당 투자를 재평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국내 대표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조선 업체들은 해양 플랜트에서 발생한 손실을 한꺼번에 반영하며 5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 손실을 봤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올 들어 주가 레벨이 한 단계 높아진 제약·바이오의 일부 기업들도 실적 쇼크를 보이며 개별주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웃 나라 중국의 사정도 녹록하지 않다. 상하이 종합증시는 후강퉁(상하이·홍콩 간 교차 거래) 시행 전후로 급등세를 보이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PER)이 한때 19배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6월 12일 상하이 종합지수가 5178을 고점으로 하락해 현재는 4000 선을 밑돌고 있다. 하반기에도 경기 하강 압력이 줄지 않고 있어 투자 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신흥국 로컬 통화의 약세는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실적 부진으로 성장주에 대한 프리미엄이 축소되는 국면에서 신흥국 투자 심리마저 약화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대안주 찾기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하반기 배당 투자가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본다.
그러면 배당투자가 다시 부각될까. 먼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배당 투자의 매력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국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부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내수 경기마저 얼어붙으면서 기준 금리가 1.5%까지 떨어졌다. 3년물 국채 금리는 역사적으로 낮은 1.7%에서 등락하고 있다.
그래도 믿을 것은 ‘배당’ 밖에 없다
올해 배당 펀드로 1조8000억 몰려
반면 주식의 배당 투자 매력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5년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은 1.34%로 예상된다. 3년물 국채 금리와의 스프레드가 50bp(1bp=0.01%) 이내로 좁혀진 것이다. 고배당지수의 배당수익률과는 이미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KRX고배당50은 3.16%, KOSPI200고배당은 1.85%가 예상된다.
따라서 하반기는 금리 매력이 낮아진 채권보다 주식의 배당 투자 매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은행예금 금리가 2% 이하로 떨어지면서 시중 유동자금이 위험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이 중 배당주 펀드에만 연초 이후 1조8000억 원이 유입됐다.
다음으로는 구조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경제의 역동성이 높았을 때는 자산시장의 기대 수익도 높아 자본 차익이 유용한 투자 수단이었다. 한가롭게 배당을 기다리지 않아도 투자 기회가 많았던 셈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국내는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구고령화로 노동생산성 저하 등 갖가지 난제에 직면해 있다. 성장률이 체감할수록 자산에 대한 기대 수익률 하락은 불가피하다. 그래서 일찍이 선진국에서는 해외투자에 나서는 한편 기업에 적극적 주주 환원 정책을 요구해 왔다. 대표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은 호주·스웨덴·영국·싱가포르 등은 국부 펀드 내지는 공적 연금이 발달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한국도 전 세계에서 공적 연금의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은 2015년 514조 원을 돌파해 2020년이면 847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운용 기금의 약 20%를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빠른 성장은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배당정책에도 직간접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SK 합병안에 대한 국민연금의 거부권 행사에서 볼 수 있듯이 공적 연금의 주주권 강화는 거부할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수급적인 측면도 우호적이다. 국민연금은 배당 투자와 관련해 위탁 운용사 6개사를 선정하고 연내 1조2000억 원의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 밖에 우정사업본부도 1600억 원을 배당주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기관투자가들의 관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새롭게 발표한 신배당지수는 이를 추종하는 자금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꾸준히 트랙 레코드(운용 실적)를 쌓아가면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모습이다. 신배당지수가 시장 벤치마크로서의 활용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음으로는 정책 효과다. 정부 당국의 배당 확대 정책은 분명해 보인다. 정부는 2014년 말, 배당소득 증대 세제, 기업 소득 환류 세제 등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시기는 올해부터다.
이를 반영하듯 기업들도 주주 배당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핸대차는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한국전력 부지 매입 이후 부진하던 주가는 중간배당 결정을 전후로 14만 원대까지 반등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도 기존에 주당 500원씩 지급하던 중간배당 금액을 1000원으로 두 배 정도 늘렸다.
최근 벌어진 SK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반대 의견,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둘러싼 헤지 펀드의 공격 등을 거치면서 기업들도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강화할 개연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그래도 믿을 것은 ‘배당’ 밖에 없다
배당 재투자…복리 효과 노려라
실제로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배당성장지수는 시장 대비 양호한 성과를 기록 중이다. 기업의 재무제표에는 다양한 변수가 포함된다. 최근 조선 업체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뜻하지 않게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배당이라는 것은 기업이 이익을 내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다.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 친화 정책을 통해 주가 리레이팅이 발생한 사례는 해외시장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위험 자산의 프리미엄 축소 국면에서 배당 투자는 뿌리치기 어려운 대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투자자가 간과할 수 없는 투자 포인트가 있다. 배당 투자는 방망이를 짧게 잡기보다 길게 잡았을 때 효과가 배가된다는 점이다. 복리 효과 때문이다. 배당을 재투자하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면서 기대 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
다음으로 배당수익률이 아닌 배당의 지속성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점이다. 켈리 라이트가 자신의 저서 ‘절대로 배당은 거짓말하지 않는다(Dividends Still don’t Lie)’에서 밝혔듯이 배당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다. 비정상적으로 배당을 준다면 이것은 미래의 배당에 영향을 주게 돼 종국에는 조삼모사(朝三暮四)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배당 투자를 하기에는 기대감이 반영되는 연말보다 현시점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