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진입 늦었지만 가맹점·지원 카드 수는 삼성이 앞서

애플페이 vs 삼성페이, 최후 승자는
전자 결제 시스템에서 애플페이와 삼성페이의 경쟁이 올해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국내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금융 업계와 정보기술(IT) 업계에 초비상에 걸렸다. 이러한 긴장감은 다음카카오가 전자 결제 시스템에서 알리페이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올해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개발, 운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카드사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삼성카드가 ‘M포켓’을 출시, 온·오프라인에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M포켓은 가맹점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데 가맹점 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


애플, 지문 인식 등 보안성 우수
애플은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전자 결제 시스템 시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2014년 10월 애플은 아이폰 6를 공개하면서 애플페이를 선보였다. 아이패드는 아이패드 에어 2, 아이패드 미니 3부터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애플워치에도 애플페이 기능이 탑재돼 애플워치로 결제할 수 있다. 애플페이의 결제 방식은 단순하다. 근거리 무선통신(NFC) 방식을 이용하는 애플페이는 아이폰을 들어 올리고 터치 ID 센서에 손가락을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가 되는 방식이다. 이 모든 과정이 추가로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거나 디스플레이 화면을 활성화할 필요 없이 이뤄진다. 그뿐만 아니라 애플페이 서비스를 앱에 통합할 수 있기 때문에 애플페이 사용자들은 iOS 시스템 내 어디에서든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가맹점과 은행들과 계속해 제휴하고 서비스 결제 이용 가능 범위를 확장해 가고 있다.

애플페이가 지문 인식 기능을 제공해 보안성에서 우수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시스템 측면에서 기존의 알리페이와 애플페이는 비슷하다. 그러나 알리페이와 애플페이의 사업 접근 측면에서는 다른 특징이 있다. 알리페이는 알리페이 사용자 수 확보가 목표인 반면 애플은 애플 기기의 사용자 수 확보가 목표다. 다시 말해 알리페이는 서비스 자체가 주력인 반면에 애플페이는 애플에서 제공하는 기능의 일부일 뿐이다. 따라서 애플페이를 출시한 애플의 경쟁 상대는 알리바바나 페이팔과 같은 전자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가 아니다. 바로 스마트폰, 스마트 워치, 태블릿 PC 등의 기기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삼성이 바로 경쟁 상대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S6를 선보이면서 삼성페이를 내놓았다. 작년에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했던 애플과 비교하면 시장 진출에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삼성페이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과 폭넓은 지원 서비스라는 가장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삼성은 애플처럼 NFC 기반의 전자 결제 시스템을 지원한다. 하지만 MST 기술을 적용한 삼성은 NFC를 지원하지 않는 구형 단말기에도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결제할 수 있다. 따라서 삼성페이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애플페이보다 광범위하게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애플보다 많은 카드사와 제휴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에 출시할 당시 비자카드·마스터가드뿐만 아니라 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US뱅크와 카드 연동이 가능하며 한국에서는 삼성카드·현대카드·KB국민카드·농협카드·하나카드·비씨카드 등 다양한 카드사와 제휴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애플페이와 삼성페이를 비교해 보면, 애플페이의 가맹점 수는 22만 개, 삼성은 1000만 개다. 이뿐만 아니라 애플페이가 지원하는 카드 수는 90개, 삼성페이는 1만여 개에 달한다. 비록 애플페이보다 시장 진입에 늦었지만 다양하고 폭넓은 서비스 지원이 이를 만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전자 결제 시스템의 기능이 스마트폰 경쟁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지 판매 현황이 기대된다.


유성민 IT 칼럼니스트